화웨이와 거래 끊기면 누가 불리할까

구글·MS는 화웨이가 없어도 견딜 수 있지만 화웨이가 구글 안드로이드와 윈도 등 미국 기술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미지수

화웨이의 신제품에 미국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그들의 사업 전체에 먹구름을 드리울 수 있다. / 사진:STEPHEN SHAVER-UPI/YONHAP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미국 정부의 결정으로 인해 그들이 미국 기술을 이용하는 시절은 끝났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제품을 팔려면 먼저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5월 중순 기업들이 기존 제품에 대한 계약 의무와 보안 업데이트를 이행할 수 있도록 5월 중순 90일간의 유예기간을 뒀다. 그러나 신제품에 미국 기술을 사용할 수는 없다. 이는 그들의 사업 전체에 먹구름을 드리울 수 있다.

그러나 화웨이는 벌써부터 자체적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었다. 그들은 최근 스마트폰과 PC 용의 독자 운영체제를 연말까지 출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렇게 되면 알파벳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제품을 대체하게 된다.

화웨이의 리처드 유 소비자 사업 부문 CEO는 여전히 구글과 MS의 소프트웨어를 선호하지만 규제로 인해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경우 “플랜 B” 운영체제를 사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최근 CNBC 방송에 말했다. 이는 심각한 경고 같지만 통계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IT 대기업이 화웨이 사업을 잃어도 견뎌낼 만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구글에는 없어도 그만
중국에선 플레이스토어가 차단됐기 때문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28%는 구글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 사진:JEFF CHIU-AP/YONHAP

구글은 당초 화웨이의 블랙리스트 발표 직후 그들의 안드로이드 라이선스를 취소했다. 그러나 90일의 유예기간으로 라이선스가 일시적으로 회복됐다.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개발자 무상 공개) 운영체제이지만 구글의 버전은 그들의 서비스에 통합돼 있다. 화웨이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라이선스를 잃을 경우 아마존의 파이어 운영체제처럼 구글의 앱 없이 독자적인 안드로이드 버전을 개발해야 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수입은 대부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나온다. 중국에선 플레이스토어가 차단됐기 때문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28%(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의 통계)는 구글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조사 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유럽 스마트폰 시장의 4분의 1 가까이, 그리고 중남미 시장의 12% 가까이를 점유했다. 화웨이는 그들의 모든 단말기에 자체 안드로이드 앱 스토어 ‘앱갤러리’를 사전 설치한다. 그들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라이선스를 잃는다면 화웨이 이용자들에게 유일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앱 시장 분석업체 센서 타워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플레이는 248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 매출액 중 구글의 수입 30%는 약 74억 달러 다시 말해 지난해 알파벳 매출의 5%에 상당한다. 그 총액 중 구글이 화웨이에서 올리는 매출은 연간 최대 4억25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미국 주식리서치 업체 노무라 인스티넷은 추산한다. 이는 알파벳의 2018년 매출 중 0.3%에 불과하다.

화웨이 없이도 MS가 견딜 만한 이유

화웨이는 2년 전 포화상태의 PC 시장에 뛰어들어 5년 이내에 세계 최대 공급업체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시장을 지배하는 업체는 여전히 HP·레노보·델·애플·에이서 등이었다.

이들 5개 업체가 시장의 4분 3 이상을 차지하며 화웨이를 포함한 나머지가 남은 파이조각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의 랩톱 시장 점유율은 2%에 불과했다.

MS가 화웨이에서 얻는 매출은 대부분 윈도 라이선스에서 나온다. 이는 올해 1분기 중 매출의 16%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또한 MS의 서버 제품과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에도 기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MS는 최근 화웨이의 랩톱을 매장 진열대에서 내리고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에서 화웨이의 서버 제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MS는 화웨이의 윈도 라이선스 취소에 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레노보 같은 중국 PC 메이커와 정부 기관들까지 덩달아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사용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수년 전 정부 PC에서 윈도의 사용을 일시 금지했다. 화웨이의 라이선스를 취소하면 그런 긴장이 재현될 수 있다. 따라서 화웨이 없이도 MS가 견뎌낼 가능성이 크지만 예측할 수 없는 후유증이 다른 골칫거리를 유발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소음을 무시해야 한다

화웨이는 구글·MS와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이들 IT 대기업보다 훨씬 취약한 입장에 있다. 미국 기술 사용이 영구 금지되면 화웨이는 구글·MS의 운영체제뿐 아니라 중요한 칩과 무선 기술도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그런 금지조치로 인해 지난해 화웨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소비자 사업이 절름발이가 된다. 따라서 구글·MS는 화웨이를 잃어도 견뎌낼 수 있지만 화웨이의 사업이 구글 안드로이드, 윈도, 애저 그리고 기타 미국 기술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 레오 선 모틀리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