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무선 가상현실 헤드셋 나왔다

오큘러스의 400달러짜리 무선 헤드셋 퀘스트, 가상현실 헤드셋 대중화의 양대 걸림돌이던 높은 가격과 코드선 문제 한꺼번에 해결해

가상현실이 장기적으로 자생력 있는 사업으로 자리잡으려면 헤드셋 판매량을 10배 이상 늘려야 한다. / 사진:DAVID BECKER-GETTY IMAGES-AFP/YONHAP

가상현실 업계를 모니터하거나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무선 고급 헤드셋이 마침내 등장하는 날을 고대해 왔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가 퀘스트(Quest)를 출시하면서 마침내 그 날이 왔다.

이 400달러짜리 헤드셋에는 2개의 콘트롤러와 충전기가 따라 나오지만 이전 기기들에 달려 있던 코드나 복잡한 셋업 설명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높은 가격과 이 코드 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VR에 선뜻 손을 뻗치지 못했다.

오큘러스 퀘스트의 어떤 점이 비약적인 발전이며 어떤 부분에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자.

퀘스트의 특장점

대다수 VR 기기와 달리 오큘러스 퀘스트는 셋업하기가 기막히게 간단하다. 라이트하우스(레이저 기반 위치 추적 시스템) 설정도 필요 없고 VR 공간의 물리적 경계를 지정하기 위해 헤드셋을 벗었다 썼다 할 필요도 없다.

셋업을 시작할 때 헤드셋의 내장 카메라를 통해 외부세계를 볼 수 있다. 이용자가 가상 경계를 “긋기” 전에 바닥이 어디인지 시스템이 파악한다. 셋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VR에서 카메라 모드로 전환하는 시스템의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는 점이다. 가상 그리드를 통과하기만 하면 카메라가 다시 커져 시스템이 제대로 설정된다면 벽이나 다른 물체와 충돌할 일이 없다.

퀘스트는 설정에서 콘트롤러, 그리고 사용자 인터페이스까지 소비자가 이용하기에 쉬운 기기이며 그것이 현재 VR 업계에 중요한 문제다. PC를 기반으로 하는 HTC 바이브와 오큘러스 리프트는 투박하고 작동하려면 손 봐야 할 곳이 많다. 퀘스트가 그런 골칫거리를 제거할 수 있다면 큰 도약이 된다.

오큘러스는 원래부터 가상 핸드 콘트롤이 간단하고 직관적이었으며 퀘스트도 다르지 않다. ‘그리퍼’ 버튼을 쥐면 주먹을 쥐고 ‘포인터’ 손가락을 가리키면 가상 손도 똑같이 한다. 따라서 VR에서 사물을 어떻게 집어 들어 던질지 알기가 쉽다. 모든 콘트롤러가 그런 건 아니다.

오큘러스 퀘스트를 테스트할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콘트롤러의 추적기능이었다. 인사이드 아웃 트래킹(헤드셋이 외부 공간을 추적)에선 콘트롤러가 이동할 수 있는 360도를 모두 완전히 표시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다. 따라서 중단됐다가 다시 시야로 들어올 때 반응 지연이나 결함이 있을 경우 몰입 체험이 훼손될 수 있다. 퀘스트는 콘트롤러 추적 기능이 대단히 뛰어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사이드아웃 트래킹 시스템은 PC 기반인데도 그만 못하다.

퀘스트의 개선점
퀘스트는 설정에서 콘트롤러, 사용자 인터페이스까지 소비자가 이용하기 쉬운 기기이며 그것이 현재 VR 업계에 중요한 문제다. / 사진:STEPHEN LAM-REUTERS/YONHA

퀘스트가 뛰어나긴 하지만 400달러의 가격대에 맞추려면 당연히 몇 가지 성능 저하는 감수해야 한다. 포장을 열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기기의 구조다. 퀘스트의 헤드 스트랩과 콘트롤러가 HTC 바이브만큼 튼튼하지 않다. 헤드셋의 조절 옵션도 거의 없다. 이용자의 머리 사이즈에 맞는지는 대단히 중요하다. 기기를 보자마자 머리가 큰 내게는 대다수 다른 사람들만큼 잘 맞지 않겠다는 감이 들었다.

가격대를 감안할 때 몇몇 성능-품질의 저하도 감수해야 한다. 퀘스트는 대다수 VR 시스템에 탑재되는 고급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가격이 800달러를 호가) 대신 원래 스마트폰 용으로 설계된 퀄컴 칩을 이용한다. 초당 프레임 수(FPS)가 그렇게 많지 않고 더 우수한 그래픽 카드의 품질을 기대할 수 없는 칩이다. 그에 따라 개발자들이 절충을 한 탓에 게임이 훨씬 더 단조로운 인상을 준다. 경험 많은 이용자들은 알아차릴 수 있지만 퀘스트의 가격을 낮추려면 양보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퀘스트의 손동작 추적이 우수하기는 하지만 고급 기종만큼 뛰어나지는 않다. 게임할 때 약간의 시간지연이 있으며 콘트롤러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 추적을 못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새로운 VR 이용자에게 이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경험 많은 VR 이용자라면 알아차릴 만한 문제이지만 이는 퀘스트가 대중시장에 진입하는 비용이기도 하다.

오큘러스 퀘스트가 팔릴까?

최대의 미지수는 오큘러스 퀘스트가 팔릴 것이냐는 점이다. 시장조사 업체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오큘러스 리프트 판매대수는 13만 대에 불과했다. 신흥기술치고는 빈약한 수준이다. 퀘스트가 판매대수를 늘려야 하지만 어느 정도까지일지는 아직 모른다.

가상현실이 장기적으로 자생력 있는 사업으로 자리잡으려면 헤드셋 판매량을 10배 이상 늘려야 한다. 그렇게 되면 콘텐트와 하드웨어에 더 많은 투자가 뒤따른다. 그러나 퀘스트의 성공이 그 첫걸음이다.

오큘러스는 퀘스트를 가상현실의 얼리 어답터들에게 어필하는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이제 유통채널과 판매·마케팅 팀이 그 제품을 팔려나가게 만들어야 한다. 가상현실 업계가 기대하는 만큼 잘 팔릴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 트래비스 호이엄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