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가 쇠고기보다 심장 건강에 낫다고?

백색육도 적색육과 똑같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 높인다는 연구 결과 나와… 식물 기반 단백질이 최고의 선택

최근 연구에서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상 적색육이 백색육 사이에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육류가 콜레스테롤 수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과학자들에 따르면 닭고기 같은 백색육도 쇠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적색육과 똑같이 심장 건강에 위험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된 논문의 저자들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려는 사람에게는 식물 기반 단백질이 최고의 선택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이전의 여러 연구는 적색육이 백색육보다 심장병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는 반면 식물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은 심혈관계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특히 적색육에 함유된 포화지방의 높은 수준이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수치를 높여 심장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LDL 입자는 끈적끈적한 콜레스테롤을 동맥 내벽에 전달함으로써 플라크를 축적시켜 동맥의 혈류를 가로막을 수 있다. 심장병과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과정이다.

또 LDL 입자의 크기도 심장병 발병 가능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입자에 비해 작은 입자는 콜레스테롤을 운반해 동맥의 흐름을 더 많이 방해할 수 있다.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연구팀은 포화지방 함유량이 서로 다른 식단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폈다.

연구팀은 21~65세인 건강한 남녀 113명을 모집했다. 먼저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2주간의 예비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실시하도록 했다. 다이어트를 잘 따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 다음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포화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 그룹과 적게 함유된 음식을 먹는 그룹에 무작위로 할당했다.

참가자들은 각 그룹에서 적색육 다이어트, 백색육 다이어트, 비육류 다이어트를 각각 4주씩 실시했다. 각각의 새로운 식단으로 전환하기 전에는 일정한 중지 기간을 두고 각자의 평소 식단으로 돌아가게 했다. 그들의 활동 수준도 주간 단위로 기록하면서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했다. 또 참가자들은 다이어트 기간 중 금주를 하고 비타민을 복용했다.

참가자들은 실험실에서 식사를 제공 받았다. 주 요리, 곁들임 요리, 음료, 스낵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체중을 측정하고 다이어트에 관해 상담했다. 각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와 끝났을 때 혈액 검사를 했다. 2주간의 예비 프로그램에서도 같은 검사를 했다. 주된 적색육은 쇠고기, 그 다음이 돼지고기였다. 주된 백색육은 닭고기, 그 다음이 칠면조 고기였다.

캘리포니아대학(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의학 교수로 이 논문의 선임저자인 로널드 크라우스 박사는 참가자들이 주로 옥수수를 사료로 사육한 소의 고기를 먹었다고 설명했다. 그 고기가 미국에서 가장 흔히 소비되는 적색육이기 때문이었다. 또 연구팀은 포화지방을 많이 또는 적게 첨가한 효과를 더 잘 비교하기 위해 지방이 거의 없는 살코기를 사용했다. 가공육은 화학물질이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제외됐다. 포화지방이 많은 식물 기반 다이어트 그룹에서는 주로 열대 오일과 지방, 지방이 많이 든 낙농제품을 주로 섭취했다.

크라우스 박사는 이번 실험이 적색육과 백색육, 식물 기반 단백질이 콜레스테롤 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비교한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다. 다른 주요 영양소는 일정하게 유지하고 포화지방 섭취량만 조절한 다이어트였기 때문이다.

크라우스 박사에 따르면 적색육보다 백색육을 권장하는 현행 표준 식사 지침에 따라 연구팀은 닭고기·칠면조 고기가 더 낮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연구 결과는 적색육과 백색육을 섭취한 그룹 둘 다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식물 기반 단백질 식사를 한 참가자의 경우는 LDL 수치가 더 낮았다.

크라우스 박사는 “포화지방이 많이 첨가됐든 적게 첨가됐든 결과는 비슷하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결과는 적색육과 백색육 둘 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리는 효과가 있든지, 식물 기반 식사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든지, 아니면 그 둘 다인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쇠고기와 돼지고기 외 다른 적색육의 효과를 테스트할 수 없도록 설계됐다고 크라우스 박사는 인정했다. 예를 들어 양고기와 쇠고기의 가공육과 비가공육 사이의 차이는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또 생선의 효과도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이 이 연구의 한계라고 크라우스 박사는 말했다. 그는 또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을 조절하려면 식물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식단이 적색육이나 백색육이 많이 들어간 식단보다 더 낫다는 것을 이 연구가 보여준다고 했다. “이 연구는 식단의 건강 효과를 평가할 때 단백질 같은 영양소 자체보다는 그 출처가 되는 음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해준다.”

아울러 이 연구는 심장 건강의 잠재적인 피해를 고려할 때 단순히 LDL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치만이 아니라 입자 크기도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크라우스 박사가 덧붙였다. “LDL 입자는 표준 LDL 콜레스테롤의 수치보다 심장병 위험의 더 의미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는 듯하다. 비육류 단백질원과 비교할 때 적색육과 백색육 식단은 입자가 큰 LDL의 양을 상당히 늘렸다는 것이 이 연구의 추가적인 발견이다. 큰 입자는 더 작은 LDL 입자보다 심혈관계 질병과의 상관성이 더 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유사하게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큰 LDL 입자의 농도를 증가시킨다고 크라우스 박사는 설명했다. “따라서 표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심혈관계 질병 위험의 척도로 사용하면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식단과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식단 둘 다에서 그 위험을 과대평가할 수 있다. LDL 콜레스테롤 검사는 큰 LDL 입자 수치를 우선적으로 반영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LDL 콜레스테롤의 높은 수치가 동맥 건강에만 나쁜 게 아니라는 증거도 있다. 최근 미국 의사협회지 신경학(JAMA Neurology)에 발표된 연구는 LDL 콜레스테롤이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초로기 치매)과 상관 있다고 지적했다.

–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