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가상현실 왕좌 ‘흔들’

지난 5월 하순 출시된 오큘러스 퀘스트, 헤드셋 판매 1위 플레이스테이션 VR보다 기술적으로 도약

설정하기 쉽고 비교적 가격이 낮은 무선 헤드셋 퀘스트의 등장으로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 사진:JOHN G. MABANGLO-EPA/YONHAP

가상현실(VR) 시장에선 페이스북의 오큘러스와 HTC의 바이브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지만 사실상 헤드셋 판매량 면에선 소니의 PSVR(플레이스테이션 가상현실)이 크게 앞섰다. 그러나 이제 오큘러스가 널리 고대하던 무선 헤드셋을 판매하면서 소니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다.

오큘러스 퀘스트는 지난 5월 하순 출시됐지만 아마존·월마트·뉴에그 같은 대형 소매매장에서 이미 재고가 바닥난 것으로 전해진다. 400달러에 판매되는 퀘스트는 최저가의 신제품 헤드셋은 아니지만 가상현실을 원하는 고객이 소니 대신 오큘러스로 몰려들 만큼 플레이스테이션 VR에서 기술적으로 대단히 큰 도약일 수 있다.

소니는 기술에서든 콘텐트에서든 가상현실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회사는 결코 아니었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편의성 차원에서 가상현실에 뛰어들었다. PSVR은 PS4에 간단히 결합할 수 있으며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처럼 고성능 게임용 컴퓨터가 필요하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 PS4 세트에 50달러만 보태면 가상현실 헤드셋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베스트 제품은 아니더라도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다.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 420만 대의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연간 100만 대에 못 미치는 리프트나 바이브의 판매대수를 크게 능가한다.

그러나 PS4에 헤드셋을 결합하는 편의성 외에는 장점이 많지 않다. 여전히 유선으로 연결되며, 다른 유선 헤드셋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고, 해상도와 시야가 경쟁 제품보다 못하고, 플레이 영역이 상대적으로 제한된다. 이번에 퀘스트의 무선 디자인이 출시됐으니 PSVR의 가격우위도 전반적으로 더 우수한 제품의 이점을 능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오큘러스의 판매통계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퀘스트의 초기 판매는 순조로운 듯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형 소매매장에선 이미 재고가 떨어졌으며 오큘러스 사이트에도 주문이 밀려 배송이 늦어졌다. 퀘스트가 설정하기 쉽고 비교적 가격이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아케이드 이용자와 고급 가상현실 시장 말고는 모든 시장에서 리프트 같은 단말기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PSVR이 그랬듯이 낮아진 진입장벽이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일 것이다.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오큘러스의 판매대수가 수백만 대 단위로 올라설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그렇게 되면 가상현실 산업이 장기적으로 더 지속 가능한 기반을 구축하게 된다.

얼리 어답터 대상의 성공도 좋지만 페이스북 투자자와 가상현실 애호가는 출시 후 몇 개월 동안 퀘스트의 판매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 얼리 어답터들은 곧바로 헤드셋을 구입했지만 대다수 소비자는 아직 가상현실이 뭔지 모르고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헤드셋을 구입할 의사가 없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올해 가상현실의 제약요인일지 모른다.

– 트래비스 호이엄 모틀리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