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 위협하는 자율주행차

자율주행차 이용자는 언제든 원할 때 떠날 수 있고 주행 중 먹고 마시고 일하고 잘 수 있으며 도착지에서 차를 렌트할 필요도 없다

사람들은 보안검색, 긴 대기줄, 연발착, 가방 분실 위험, 그리고 항공편 이용에 따르는 온갖 성가신 절차를 싫어한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자율주행차의 성능이 향상되고 보급이 확대되면서 지역사회 주변에서뿐 아니라 훨씬 더 먼 지역 전반에 걸쳐 사람들의 여행 습관을 바꿔 놓을 듯하다. 우리 조사에서 사람들의 여행 취향이 얼마나 많이 바뀔 수 있을지 밝혀졌으며 항공산업이 새로운 도전을 받을 가능성도 드러났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사는 사람이 워싱턴 DC로 출장을 가야 한다고 가정하자. 자동차로 약 10시간 거리다. 비행기로는 연발착이 없다고 가정할 때 약 2시간 걸린다. 거기에 공항까지 이동하고 체크인하고 보안검색하고 게이트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추가된다. 워싱턴 DC에 도착한 뒤 맡긴 짐을 찾고 렌트카를 구하는 데 30분이 더 걸릴 수 있다. 그리고 특정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데도 추가로 시간이 걸린다. 전체적인 이동시간은 평균 4~5시간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직접 운전하는 대신 비행기 이용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완전 자율주행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면 선택은 달라진다. 탑승자는 10시간의 주행 중 먹고 마시고 일하고 잘 수 있다. 언제든지 원할 때 떠날 수 있고 액체와 호주머니칼 등 무엇이든 원하는 물건을 가방에 담아도 검색이나 스캔 당하지 않는다. 워싱턴 DC에 도착한 뒤 렌트카를 구해 목적지까지 찾아갈 필요도 없다.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이제 그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에 다리 공간이 넉넉하고 등받이가 젖혀지는 의자, 나아가 침대까지 있다고 상상해보자. 약간 끌리는 수준 이상이다.

우리는 여론조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입장에서 미국인이 장거리를 단시간에 이동할 수 있는 항공편을 선호하지만 보안검색, 긴 대기줄, 연발착, 가방 분실 위험, 그리고 항공편 이용에 따르는 전반적으로 성가신 절차를 싫어한다는 것을 안다. 또한 현재로서는 비상시 우선 통행의 특권이 주어지는 앰뷸런스와 스쿨버스를 포함해 자율주행 차량의 이용을 대다수가 주저한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우리 데이터를 보면 사람들이 자율주행차의 이점을 알수록 그 신기술에 대해 더 수용적이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자율주행 차량(그리고 앰뷸런스) 이용을 편하게 느낄 것이다. 초창기 차량 이용에 적응했듯이 말이다. 앞으로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면 기차와 버스 외에도 사람들이 직접 운전하지 않는 대안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다.

우리는 조사에서 사람들에게 다양한 거리의 이동경로를 보여주고 직접 운전할지, 비행기에 탑승할지, 또는 자율주행차를 이용할지 선택하도록 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대체로 사람들은 항상 직접 운전하기보다 자율주행차를 선호했다. 항공편 이용 후 목적지에서 렌트카를 빌려야 한다고 알려줄 경우 자율주행차 이용의 선호도가 더 높아졌다. 5시간 주행하는 짧은 이동거리의 경우 3분의 2가 직접 운전을 선호했다. 자율주행차를 제시했을 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목적지에서 차량이 필요하리라고 말하자 변화가 생겼다. 응답자의 4분의 3가까이가 항공편보다 자율주행차를 선호했다.

이동거리가 길어질수록 항공편을 선호하는 비율이 갈수록 높아졌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는 여전히 설득력 있는 옵션이었다. 45시간 동안 운전해야 하는 최장 거리 이동에 관한 질문에선 10명 중 약 1명만이 직접 운전을 선택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옵션이 주어졌을 때는 6명 중 1명으로 늘어났다. 후속연구에서 우리는 각이동방식의 비용이 혼자 또는 친구나 가족과 단체로 여행하는지를 포함해 소비자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조사하고 있다.

10명 중 1명의 고객이라도 잃게 되면 항공사 수입이 많이 감소한다. 그들은 현재로선 각 항공편에서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한다. 수입이 줄어들면 취항노선과 횟수를 감축하면서 서비스를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항공편 이용을 중단하는 고객만이 문제가 아니다. 일부 승객은 자율주행차에서 비행기로 갈아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항공사 수입이 더욱 줄어든다. 예컨대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영국 런던으로 가고자 하는 사람은 애틀랜타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거나 자율주행차를 타고 애틀랜타 공항까지 이동해 환승을 생략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항공업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항공사들이 제조사에 주문하는 항공기 대수가 줄고 공항을 찾는 항공편과 주차장 이용료 수입이 감소하고 공항 호텔 투숙객이 줄어든다. 자율주행차의 미래는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이지만 민간 항공업계의 미래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 스티븐 라이스, 스콧 윈터

※ [스티븐 라이스는 미국 엠브리-리들 항공대학 인적요인학(Human Factors) 교수이며 스콧 윈터는 같은 대학의 대학원 조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