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혁명의 진원지는 중국

스타트업 투자펀드 3370억 달러로 덴마크나 싱가포르의 GDP보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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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그룹은 온라인 결제 시스템으로 중국인의 해외 관광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은 대만 타이베이의 알리페이 광고판.

싱가포르 DBS은행의 최고혁신책임자(CIO) 닐 크로스 전무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머니 2020 유럽’에서 핀테크 혁명의 진원지를 거론했다. 그는 현재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신의 놀라운 규모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오늘 행사에서 우린 똑똑히 목격했다. 모두가 알리페이라는 회사에 놀랐다. 갑자기 등장한 듯하지만 오래 전부터 진행돼온 결과다. 핀테크 혁명의 진원지는 중국이다. 유럽과 런던, 뉴욕, 실리콘밸리를 세계의 핀테크 허브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중국에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의 스타트업 투자펀드는 3370억 달러다. 덴마크나 싱가포르의 국내총생산(GDP)보다 많다.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재원 규모가 그 정도로 크다. 그중 약 1000억 달러가 핀테크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으로 비교해보면 중국의 핀테크 투자는 나머지 세계의 약 4배에 해당한다.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핀테크 모험자본 투자는 250억 달러다. 은행과 소프트웨어 업체, 스타트업이 페이스북·구글·아마존·애플의 불가피한 도전에 맞서면서 핀테크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중국의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같은 회사에는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업 진출이 자연스럽다. 수십만 개의 중소기업이 온라인 판매와 유통에 알리바바 플랫폼을 사용한다. 따라서 그들이 대출을 원하면 알리바바에 찾아가는 게 옳다. 크로스 전무는 “알리바바는 그들의 사업만이 아니라 그들의 주식과 현금유동성에 관해서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알리바바는 플랫폼 주변에 거대한 금융 생태계를 건설한다.”

그는 핀테크 업체들이 중국의 위챗 모델을 연구해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앱 내부에 금융 서비스가 들어 있어 위챗에서 바로 은행계좌를 열 수 있다. 위챗은 1년 남짓한 기간에 금융 고객 3000만 명을 확보했다. 그 수는 앞으로 2년 안에 3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과 미국의 모든 경쟁 은행을 합쳐도 따라잡을 수 없다.

크로스 전무는 중국 온라인 금융의 내수 시장이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사한 점이 많다. 다수는 내수 시장에 머물면서 거대 기업이 된다. 그러나 알리페이는 국제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는지, 거기서 어떻게 그들의 일부가 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중국 은행들이 관광객을 겨냥할 때는 여행 전반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핑안은행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은행이 된 이유가 그것이다. 그들은 여행의 전체 가치사슬을 아우른다. 단순히 여행 도중 결제할 수 있는 앱을 제공하기보다 독자적으로든 제휴를 통해서든 거대한 생태계를 만든다. 예를 들어 호텔과 택시를 예약해주고 공항 업무도 대행한다. 의료, 상거래, 심지어 가구 구입, 화물차 계약, 부동산 웹사이트 등 이사 전문 서비스까지 가치사슬 전체를 거느리는 것이다. 중국은 거대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만들어 놓고 그 아래서 모두가 금융거래를 하게 만든다.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공상은행(ICBC)이 운영한다. 유럽이나 미국에선 볼 수 없는 현상이다.”

– 이안 앨리슨 아이비타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