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비트코인 창시자?

호주 사업가 크레이그 라이트, 자신이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알려진 가명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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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는 인터넷 상거래에서 현금 대신 사용하는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자신이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수년 동안 추측이 난무한 끝에 호주의 한 기업가가 인터넷 상거래에서 현금 대신 사용하는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만든 사람이 자신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일 호주 브리즈번 출신인 크레이그 라이트(45)는 자신이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알려진 가명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BBC 등 3개 언론을 통해 개발 초기 만들어진 암호화 키를 활용해 디지털 방식으로 메시지에 서명하는 모습을 시연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입증했다. 비트코인 재단의 수석 과학자 개빈 안드레센 등도 시연을 직접 보고 그의 주장을 확인했다.

암호화 키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만든(‘채굴한’) 비트코인 블록과 맞물려 있다. 라이트는 시연에서 “이 블록이 2009년 1월 첫 비트코인 거래로 할 피니에게 10비트코인을 보내기 위해 사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피니는 유명한 암호 전문가로 라이트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엔지니어링 팀의 일원이었다.

비트코인은 달러나 유로화 같은 화폐나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도 결제할 수 있는 수단이며 익명인데다 어떤 제도적 통제도 없이 거래할 수 있어 자유주의자와 금융투기꾼, 범죄자 사이에서 인기 높다. 2009년 비트코인을 발명한 ‘사토시 나카모토’는 2010년부터 종적을 감췄지만 비트코인은 그가 사라졌든 누가 발명을 했든 관계없이 꾸준히 세력을 확장해왔다. 또 누가 창시했는가 하는 사실을 아는 것도 비트코인 유통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비트코인 창시자는 엄청난 물량을 소지하고 있어 매각만으로도 비트코인의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디지털 결제 수단의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약 100만 비트코인(4억4000만 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가 누군가에 대해 세계 언론은 그동안 비상한 관심을 갖고 추적해왔다.

라이트가 스스로 자신이 비트코인을 처음 만들었다고 밝혔지만 회의론자들은 그가 블로그에 올린 일련의 복잡한 수학적 계산이 아무 것도 증명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라이트는 자신이 정체를 밝힌 것은 최근 언론의 추측기사와 빈번한 취재로 측근 직원들의 사생활 침해가 심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BC는 라이트가 “돈이나 명예를 원하는 게 아니라 자기를 내버려둬 주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 이유뿐이 아니라 라이트가 돈이 필요해 신분을 공개하는 편이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바꾸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 조세프 갬프 아이비타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