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구글이 우리를 검색한다’

‘감시 자본주의’의 IT 대기업이 이용자 정보 수집 능력을 개인적·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한다면 민주주의에 큰 재앙 될 수 있어
위치 추적을 다른 온라인 행동 데이터와 결합해 이용자의 생활에서 가장 사적인 정보의 조각 퍼즐을 짜 맞출 수 있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데이터는 종종 21세기의 석유로 불린다. IT 기업이 이용자에 관해 더 많이 알수록 그들이 구입할 만한 상품과 서비스 쪽으로 더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기업들이 이용자에 관해 더 많이 알수록 시장에서 경쟁력이 향상된다. 맞춤 설계된 자본주의가 구글·페이스북·아마존과 기타 세계 최고 부자 기업들을 만들었다. 이런 이윤 동기가 빅테크(다양한 산업 분야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신기술)를 경쟁 치열한 대량의 정보수집 분야로 바꿔놓았다. 데이터가 양질이면서 포괄적일수록 이익이 더 커진다.

나는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시민 자유를 침해할 막대한 잠재력을 지닌 일종의 스파이 머신이라고 본다. 나를 비롯한 다른 학자들의 연구가 말해주듯 해외에선 빅테크를 압제 정권의 권력 강화에 사용하고 있다. 현재로선 그것이 미국 민주주의를 직접 위협하지 않지만 대체로 빅테크를 규제하지 않는 상태가 유지되는 한 앞으로 남용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 걱정스럽다.

요즘 뉴스에는 데이터 남용 사례가 넘쳐난다. 지난 4월 NBC 뉴스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어떻게 친구들을 밀어주고 경쟁자들을 물리쳤는지 파헤친 스토리를 내보냈다. 페이스북의 프라이버시 관련 PR 악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데이터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어낼리티카는 페이스북 앱을 이용해 8700만 명 이상의 데이터 프로필을 수집한 뒤 대선 중 맞춤형 정치광고를 유포하는 데 이용했다.

데이터 수집에 열을 올리는 기업은 페이스북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엔 스냅챗 직원들이 이용자 동의 없이 앱의 데이터를 이용해 위치 정보, 사진, 이메일 주소를 입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쇼샤나 주보프 전 하버드대학 경영학 교수의 신저는 그녀가 말하는 이른바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 관행을 속속들이 파헤친다. 그녀는 ‘전에는 우리가 구글을 검색했지만 지금은 구글이 우리를 검색한다’고 썼다.

이런 관행은 어떤 이의 음악 취향이나 사람들의 아마존 구매품목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람들의 정신질환 치료나 금연을 도우려 개발된 앱들이 빅테크 기업들에 데이터를 판매한다. 이들 이용자는 사회적 낙인 또는 맞춤형 광고의 잠재적인 표적이 돼 건강이 좋아지기는커녕 더 악화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는 앱과 스마트폰에서 수집한 개인 데이터로 이용자에 관해 무엇을 알아낼 수 있는지 폭로기사를 실었다. 연구팀은 위치 추적을 다른 온라인 행동 데이터와 결합해 이용자의 생활에서 가장 사적인 정보의 상세한 조각 퍼즐을 짜 맞출 수 있었다. 자녀가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누가 다이어트에 금기인 음식을 몰래 먹는지 등이다. 통상적으로 비밀로 분류하는 원자력발전소 직원의 근무 구역도 알아낼 수 있었다.

이런 정보 노출 때문에 빅테크가 수집하는 데이터는 국가안보 문제를 제기한다. 한 공개자료 연구원은 피트니스 앱 스트라바(Strava)의 데이터로 미군 장병들이 달리기를 기록하는 동안 전 세계 미군 기지의 지도를 작성했다. 우리의 디지털 기기들은 우리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는지 기업들에 끊임없이 알려준다. 그것이 우리에게 항상 좋은 일은 아니다.

빅테크는 거의 규제 받지 않는 경제 분야다. 기존 규제는 급속히 혁신이 진행되는 IT 분야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몇몇 시나리오에선 독재자들이 빅테크로 반유토피아적인 디지털 현실을 연출한다. 전 세계의 독재정권은 이미 신흥기술로 인권을 침해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은 인공지능, 생체인식 데이터, 온라인 활동을 통합해 반체제 인사와 소수민족 사회 구성원들을 추적하고 감시한 뒤 재교육 캠프로 보낸다.

나는 러시아가 이런 플랫폼을 이용해 어떻게 민주주의를 위협했는지에 관한 연구를 통해 빅테크 역량이 초래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익숙하다. 플랫폼의 성공은 정보를 널리 퍼뜨리는 데 달렸기 때문에 가장 분열적인 콘텐트 일부는 가장 성공적인 콘텐트가 될 수도 있다. 러시아는 미국 정치의 가장 인화성 강한 분야와 관련해 거짓 정보를 충분히 퍼트리면 시스템에 혼란을 심어놓을 수 있다고 믿는다. 빅테크는 그런 캠페인의 완벽한 출발점이다.

러시아가 소셜미디어 공격에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면 정밀하게 유도된 정보공격을 가할 수 있다. 감시 자본주의가 수년간 축적한 포괄적인 프로필이 악의적인 주체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슈가 아니라 개인을 대상으로 가짜 뉴스가 유포되면서 이용자가 생각을 바꿀 만한 요소에 어필하게 된다.

독점적인 IT 기업이 이용자 감시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개인적 또는 정치적 목적으로 그 데이터를 활용하기로 작정하면 민주주의에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인은 2016년 미국 대선 기간에 영향력을 이용한 공격이 어떤지 경험했다.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지 않는 한 미국 대선에 대한 영향력 공격은 앞으로 갈수록 더 거세질 것이다.

이런 프라이버시 딜레마에 대한 표면적인 솔루션은 사람들이 온라인 활동에서 이 회사들을 멀리하는 것이다. 예컨대 덕덕고(DuckDuckGo)는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고 완전한 프라이버시를 약속하는 대안적인 검색 엔진이다. 신형 브라우저 브레이브(Brave)는 광고주에게서 받은 데이터 판매 수입을 이용자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일상적인 인터넷 이용자에게 이런 제품은 구글보다 유용성이 한참 떨어진다. 구글을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것만 해도 그렇게 쉽지 않다. 문제가 되는 기업은 다양하지만 모두 자신들의 시장에 대해 독점에 가까운 지배력을 갖고 있다.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을 독점한다. 페이스북은 친구·사회운동과의 상호작용을, 구글은 웹브라우징을 지배한다. 그에 따라 개인들은 하나의 선택에 직면한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세상과의 교류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꾸거나 아니면 계속 빅테크 스파이 머신의 표적으로 남는 것이다.

당장은 감독과 규제가 급격하고 반성장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빅테크가 지닌 최악의 잠재력이 실현되기 전에 그에 대한 견제는 필요하다고 본다.

– 체이스 존슨

※ [필자는 미국 보이시주립대학 공공정책대학원 프랭크 처치 연구소의 연구원이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