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암호화폐 왜 위험한가

‘리브라’ 발행 계획은 이용자를 주민으로 하는 자급자족형 경제체제에 저커버그 CEO가 이끄는 가상 국가를 만들겠다는 선언일 수도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중심으로 하는 완전히 새로운 구성으로 기존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려는 구상인 듯하다. / 사진:DADO RUVIC-REUTERS/YONHAP

페이스북이 리브라라는 새 암호화폐의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과 시장을 지배하기 위한 노력에서 새로운 전선을 구축했다. 페이스북은 비자·스포티파이·이베이·페이팔·우버 등 대형 금융·IT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20억 명에 달하는 기존 이용자 기반의 후원 아래 자신들이 추진하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혁신에 협력하도록 국가와 중앙은행에 압력을 넣을 태세를 갖췄다.

소셜미디어 학자와 교육자의 관점에서 볼 때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분명 사회 전반에 미치는 잠재적인 위험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규모로 회사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는 듯하다. 일면 페이스북을 가상 국가로 만들고 싶다는 선언인 셈이다. 이용자가 주민이며 자급자족형 경제체제에 주주들에게 경영 책임을 지지 않는 저커버그 CEO 자신이 이끄는 국가다.

페이스북은 과거 책임감 있게 처신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그들의 프라이버시 관행, 정보의 정확성, 개인 맞춤형 광고에 관한 심각한 사회적 우려(그리고 조사)와 씨름한다. 따라서 과장광고의 이면을 꿰뚫어 볼 필요가 있다. 누가 세상을 바꾸는지, 그것이 인류의 이익을 우선시하는지, 아니면 새로운 엘리트 IT 경영자 계급의 이익만 추구하는지 고려해야 한다. 인류에는 윤리적인 리더십, 그리고 급속한 기술변화의 잠재적인 후유증을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 구조가 세계 전체 사회에 안전하다고 입증될 때까지 금융당국이 페이스북의 암호화폐를 차단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리브라의 실체

IT 기업들은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글로벌 통화에 관심이 많다. 그것을 이용해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기업이 자신들의 플랫폼으로 이용자를 더 많이 끌어들이고 그 새로운 시스템에 합류하고자 하는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한 기존 금융 서비스 산업의 시장을 잠식하고자 한다. 수조 달러 규모에 막대한 수익성을 자랑하지만 아직 독자적인 디지털 통화를 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시장이다.

페이스북 암호화폐 발행의 기술적인 세부정보는 아직 다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들이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와 경쟁을 모색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보다 리브라를 중심으로 하는 완전히 새로운 구성으로 기존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려는 구상인 듯하다. 그들은 암호화폐와 핀테크에 대한 대중적 관심 고조와 자신들의 시장 지배력에 의존해 반대를 극복하려 할지 모른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와해시켰다는 지적이 많았듯이 그처럼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파괴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글로벌 거래의 가속화

세계 각지로 돈을 송금하고 공식 은행계좌가 없는 많은 사람에게 금융 서비스 이용을 허용하는 더 원활하고 빠르고 저비용의 방안은 분명 필요하다. 리브라는 분명 잠재력이 있지만 전 세계에 더 큰 도움을 주는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는 더 나은 개선 방안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현재로선 리브라는 다수의 국가통화에 연결된 전자 화폐의 형태로 설계된다. 이는 리브라가 언젠가는 국가통화로 인정받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페이스북이 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는 ‘비제도권 은행’ 역할을 하면서 말이다.

페이스북이 리브라의 표면상 독립적인 운영기구에 참여하는 자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엄격한 규제를 피하려는 태세를 이미 갖췄다는 점도 문제다. 규제당국은 리브라를 후원하는 새 시스템이 건전한지 주도면밀하게 점검해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 리브라가 국가통화보다 더 보편화할 경우 기존 금융시스템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완전히 새로운 금융법과 규제가 필요할지 모른다. 신상품이 우리 환경에 시스템 전반의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을 때는 최소한 정부가 서서히 조심스럽게 진전시킬 필요가 있다. 구글 CEO도 그것을 인정했다. 내가 보기엔 리브라를 계획대로 2020년 출범시킬 경우 이런 기술과 위험을 제대로 심사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보호

금융규제는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신뢰를 조성하고 사기와 기업 탐욕으로부터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해 왔다. 범죄와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거래를 각국 정부가 예방하고 탐지하도록 돕는 규칙도 있다. 그렇다고 모든 결제와 구매가 온라인 또는 현실생활의 알려진 개체와 연결돼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금과 익명성은 시민의 권리이자 프라이버시와 개인적 자유의 열쇠이기도 하다.

새로운 디지털 금융 서비스, 전자결제 방식과 전자통화가 발전하고 대중화하면서 더 원활한 저비용의 거래 명목이라도 전통적인 금융 안전 시스템을 저해하도록 허용해선 안 된다. 대량 거래만 걱정거리가 아니다. 페이스북은 소액의 자금으로도 정밀한 맞춤 광고를 내보내 어떻게 미국과 세계 각지의 여론과 선거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입증했다.

제품 디자인과 위험 평가

페이스북은 오래전부터 의심스러운 사업 모델과 프라이버시 관행을 지속해 왔다. 대중 그리고 선출직 공무원, 금융 규제당국자, 중앙은행 당국자 등 정부의 국민 대표자들은 페이스북이 추진하는 암호화폐 계획의 모든 측면을 주도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또한 오래전부터 민주주의와 글로벌 사회 전체에 피해를 줄 잠재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정치 광고와 라이브 스트리밍 비디오 같은 제품과 서비스를 출범시킨 전력이 있어 이는 특히 긴급한 문제다.

저커버그 CEO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나쁜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사회를 위해 봉사할 능력이 없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런 시도를 할 생각조차 없을지 모른다. 모든 신호를 볼 때 페이스북의 리브라가 정말로 혁신적인지 아니면 단순히 잠재적으로 해로운 금융 상품에 대한 규제를 피하는 방편에 불과한지 고객과 규제 당국 모두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

민주주의의 수호

페이스북의 금융산업 진출은 민주주의와 전 세계 민주 시민에 대한 위협이다. 역시 소셜미디어에 의존해 효력을 발휘하는 정보전쟁이나 허위정보와 같은 규모의 위협이다. 세계 지도자들은 이것이 비상사태임을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자신들에 맞서 결집하는 가상 세력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서 빨리 머리를 맞대고 IT 기업들의 탐욕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힘을 기르고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페이스북의 미래 암호화폐가 궁극적으로 익명의 현금 아니면 추적 가능한 신용카드 거래에 더 가깝게 기능할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페이스북은 아직 창설되지 않은 익명의 디지털 통화 유형 시스템 다시 말해 비공개 디지털 통화를 발행할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을 보유한다. 익명성에는 자금세탁 같은 불법의 위험이 따르므로 중앙은행의 통화 시스템을 모방하는 현금 유형의 페이스북 암호화폐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이름으로 선택한 리브라에 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리브라는 한때 주화의 주조에 사용됐던 로마 시대 파운드 중량 측정 단위를 가리킨다. 여러모로 볼 때 마크 저커버그 CEO가 구축하는 회사는 기업이라기보다 지금은 독자적인 중앙은행과 통화를 갖춘 로마 제국에 갈수록 더 가까워 보인다. 유일한 문제라면 이 새로운 국가 유형 플랫폼이 통제를 받는 기업이며 민선 지도자를 둔 주권국가보다는 독재 체제에 더 가깝게 운영된다는 점이다. 지금도 페이스북의 영향력은 몇몇 국가와 대등하고 나머지 국가들보다 더 클지 모른다.

그리 멀지 않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그리고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 문화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잠시 발을 멈추고 이런 대규모의 판 갈이 혁신 기술을 철저하게 평가해야 한다. 사회는 페이스북의 악명 높은 ‘신속히 움직여 전통을 타파하는’ 스타일의 암호화폐 발행을 감당할 수 없다.

– 제니퍼 그리기엘

※ [필자는 미국 시러큐스대학 커뮤니케이션(소셜미디어)·잡지·뉴스·디지털저널리즘학 조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