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어떻게 늘려야 하나

인터넷·블록체인 같은 신기술 덕분에 입증 가능한 정통성 토대로 암호화폐 ‘찍어내고’ 전송하고 세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방법 등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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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세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면서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기술 중 하나다. 사람들은 언어가 없었다면 인간사회가 어떻게 진화(나아가 존재)할 수 있었을지 궁금해한다. 그러나 돈이 없었다면 우리 인간이 협력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언어를 이용해 정보와 우리가 사는 세상 소식을 공유한다. 그리고 재화와 용역의 형태로 가치를 공유한다. 그 공유방법인 협력과 거래는 훗날 돈으로 개선됐다. 돈은 사용할 사람이 있어야 힘을 발휘하는데도 우리는 돈이 우리 인간에 대해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다는 느낌 속에 살아간다.

75년 전 7월 체결돼 현대적인 통화의 시대를 개막한 역사적인 브레턴우즈 협정을 기념하는 시점에서 세계는 새로운 금융 시대의 문턱에 서 있다. 잠재적으로 금융가보다는 대중이 이끌어가는 시대다. 우리의 통화 시스템이 어떻게 시작했는지, 무엇으로 진화했는지,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지 살펴보기에 적절한 갈림길이다.

그동안 이것만은 틀림없었다. 돈은 집단적인 회계 시스템 역할을 하면서 누가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줬는지 따라서 누가 남들에게서 얼마나 소유권을 넘겨받았는지 추적하도록 돕는다. 바로 그거다. 그것이 돈의 본질적인 기능이다. 하지만 익히 알려졌듯이 돈은 결코 그렇게 단순한 개념이 아니다.

돈이 원래 의도대로 기능하게 하는 요인은 시간·사물 또는 지식의 대가로 그것을 받으려는 많은 사람의 공통된 의지다. 특정 통화에 대한 믿음의 이 같은 네트워크 효과는 우리가 어떤 것을 돈으로 사용하든 가치를 지니기 위한 유일한 실제적인 조건이다.

금의 예를 들어보자. 제조공정에 실제적인 효용성이 있다는 사실은 접어두자. 금은 널리 알려지고 (녹여서) 분할 가능하고 복제하기 어렵고 귀해 본질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금의 가치는 사실상 거의 종교에 가까운 힘에서 비롯된다. 재화·용역과 교환할 수 있으리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다. 국가 통화도 마찬가지다. 나중에 다른 사람이 받아주리라는 믿음에서 통화를 받는다. 그런 믿음이 사라지면 통화도 가치를 잃는다. 전 세계에서 위기가 닥칠 때마다 일어나는 현상이다.

사회 전반에 걸쳐 이런 믿음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우리의 방식은 세월이 흐르면서 극적으로 변해 왔다. 그리고 그와 함께 우리의 돈도 변화했다. 초창기에는 돌·조개껍데기·막대기 그리고 궁극적으로 금속으로 통화의 기능을 수행했다. 계산 단위를 주고받으며 시간의 경과에 따라 더 큰 시스템에 대해 각 개인의 잔고를 유지했다. 우리가 만지고 쥐고 운반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했다. 특정 유형의 조개껍데기는 그것을 이용하는 부족의 인정을 받았다. 금은 고르게 인정받았으며 복제가 어려워 연금술도 결국 그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돈은 우리 관심사의 가치를 나타내는 데 사용하지만 소통 같은 개념을 반영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 사진:GETTY IMAGES BANK

돈은 구매와 판매 행위를 훨씬 더 쉽게 분리할 수 있게 했다. 실물을 다른 사람과 실시간으로 직접 거래하는 대신 우리의 모든 물품을 돈과 바꿔 비슷하거나 반대 수요를 가진 구매자나 판매자를 찾지 않아도 된다. 이는 경제학에서 이른바 ‘욕구의 이중적 일치 문제(Double Coincidence of Wants Problem)’로 알려졌다. 우리는 돈을 이용해 가깝고 먼 사람과 거래하고, 협력·지식·창의성·생산성의 범위를 크게 확대할 수 있다. 이것이 통화 1.0이었다. 그리고 고고학적 증거에 기초할 때 전 세계에서 수 세기 동안 효력을 발휘했다.

다음 시대에선 돈이 정부에서 나왔다. 수 세기 동안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우리가 무엇을 돈으로 이용할지 정의하는 책임을 황제·왕·대통령·의회가 맡아 왔다. 주조된 주화부터 인쇄된 지폐와 디지털 원장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공산주의·독재체제 등 모든 곳의 정부가 어떤 게 돈이고, 얼마나 유통하고, 무엇보다도 누구에게 먼저 공급할지를 결정했다. 그들은 이런 통화로만 세금을 받는다. 따라서 모든 시민이 공통된 정부 통화를 이용한다. 그들은 종종 다른 형태의 통화를 때때로 강제로 사용 금지한다(예를 들면 베네수엘라). 그들은 서로의 통화를 존중하도록 정부 간에 협력협정을 맺는다.

책임자는 통화를 발행하고 인가할 수 있어 한 사회 내의 생산 수단과 자산에 대한 통제력이 커진다. 땅에서 돈이 나왔을 때, 필시 누구라도 찾아내고 캐내거나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 대다수가 그것만 사용하면서 다른 것은 거의 상상할 수 없는 통화 2.0의 시대다.

그리고 이 시대에는 브레턴우즈 통화회의보다 더 중요한 행사는 없었다. 고등학교 역사 시간에 필시 읽었을 법한 소규모 회의다. 1944년 7월 44개국의 약 700개 대표단이 미국 뉴햄프셔주의 그림 같은 브레턴우즈 마을에 모였다. 전후 경제 질서의 앞날을 결정하기 위해서였다. 올해로 그 역사적인 모임의 75주년을 맞는다. 그 회의와 거기서 창설된 제도의 원대한 유산을 회고할 기회를 제공한다.

제2차 세계대전 종식을 1년 가까이 앞두고 미국은 워싱턴의 혼란이나 바르샤바의 유대인 대학살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동맹국들을 소집했다. 세계대전들을 끝낼 목적으로 국가들 간의 전후 경제 협정을 정의하는 경제 프레임워크를 설계하기 위해서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FDR) 미국 대통령은 회의 초반에 참가자들에게 낙관적인 염원을 밝히면서 “각국의 경제적 건강이 가깝고 먼 모든 이웃에게 마땅한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역동적이고 건전하게 확대되는 세계 경제를 통해서만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을 완벽하게 실현할 수 있도록 개별 국가의 생활 수준이 향상될 수 있다.”

브레턴우즈체제의 극적인 전개에서 2명의 핵심 실세는 영국 출신의 지식인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미국 재무부의 현실정치(realpolitik, 권력과 실리에 기반을 둔 정책) 고위 관료 해리 덱스터 화이트였다. 저마다 글로벌 경제부흥을 위한 상충되는 계획을 치열하게 설파했다. 케인스는 방코(Bancor)라는 새로운 초국가적 통화의 창설을 주창하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금뿐 아니라 모든 국가 통화에 대해 고정환율을 갖는 통화다. 케인스는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각국이 비축할 수 있는 방코의 양에 관해 쿼타 시스템을 촉구했다. 그의 프레임워크는 표면상 취약한 경제에 숨을 불어넣으면서 빈국과 부국 간에 더 확실히 균형을 잡으려는 의도였다. 방코는 미국 달러에의 의존을 줄이고 런던의 재건 후 영국의 글로벌 리더십 입지를 계속 유지하려는 시도였다고 말할 수도 있다.

벤 스타일 박사의 저서 ‘브레턴우즈의 전쟁(The Battle of Bretton Woods)’에 따르면 화이트는 방코 구상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대신 미국 달러를 세계의 지배적 통화로 만들기로 작정했다. 21일간의 회의가 끝날 무렵 화이트는 (당시 금을 바탕으로 하는) 미국 달러를 글로벌 준비통화로 즉석에서 지정한 합의서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표준은 지금도 유효하며 물론 금본위제는 폐지됐다.

통화 3.0은 전 세계의 온라인·오프라인 커뮤니티에 현지화된 인센티브 구조를 내장한다. / 사진:GETTY IMAGES BANK

1944년의 브레턴우즈 회의는 미국 달러의 지배체제를 구축하고 핵심적인 글로벌 통화 기구(국제통화기금·세계무역기구·세계은행)를 창설하면서 글로벌 협력의 궤도를 설정했다. 모든 통화 시대와 마찬가지로 여기서 가장 명백한 것은 세계경제를 총괄하는 데는 합의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세계경제 자체가 국내 합의 시스템인 통화를 가진 국가들로 이뤄진다. FDR의 현명한 발언대로 각 경제의 웰빙은 다른 경제체제들과 긴밀하게 연결됐다. 우리는 모두가 의존하고 동의해야 하는 통합적인 시스템에 속해 있다.

브레턴우즈 이후 75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차세대 통화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인터넷과 블록체인 같은 신기술 덕분에 이젠 폭넓은 입증 가능한 정통성을 토대로 디지털 자산 즉 토큰을 ‘찍어내고’ 전송하는 세계적으로 확장 가능한 방식이 등장했다. 모든 통화가 의존하는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힘을 가진 방법이다. 바로 사람에게서 돈이 나오는 통화 3.0이다.

어떤 사람들인가? 비트코인을 창설한 사람들, 이더리움을 개발한 사람들, 페이스북을 개설하고 지금은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를 출범하는 사람들, 오늘날 유통되는 수천 종의 암호화폐 중 어떤 것이든 개발한 사람들이다. 이들 암호화폐 중 다수가 다른 사람의 에너지를 이용하고 그들의 재화와 용역을 받기 위해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처럼 기능한다. 그것이 바로 통화를 돈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그리고 그것을 개발하는 능력이 지금은 사람·기업·단체·커뮤니티에 오픈소스로 무료 공개되고 있다. 전에는 대규모로 가능하지 않았던 방식이다.

물론 이 중에는 받아들여지는 데 필요한 믿음의 네트워크 효과를 끌어내지 못해 그리 오래 가지 못하는 통화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는 살아남을 것이다. 그런 통화가 이미 소수 존재한다. 그리고 앞으로 수년 수십 년 뒤에는 이 간극을 뛰어넘는 새로운 통화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어쩌면 페이스북과 경쟁하는 다른 기업들이 개발한 통화들, 어쩌면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을 넘어 거주자가 급격히 불어나는 도시 지역에서 창설한 통화들, 어쩌면 우리가 아는 사람들, 또는 온라인에서 팔로우(구독)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통화들이다. 통화는 어쨌든 사람들 간의 믿음 체계다. 그리고 갈수록 정교해지는 디지털 네트워크 덕분에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우리를 연결하는 상호작용과 패턴을 창조하고 모니터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모르는 사람들, 국가의 후원을 받지 않는 통화도 믿을 수 있다. 인터넷처럼 우리를 글로벌하게 연결하는 기술을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통화를 소프트웨어처럼 프로그램하고 어떤 기준에 따라서든 디자인할 수 있다. 거래할 때마다 건건이 세금을 납부하도록 프로그램된 통화를 상상해보자.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작은 비율을 자선단체 또는 오염정화에 기부하도록 프로그램된 통화를 상상해보자. 확대되는 인적 네트워크가 사용하며 전통적인 통화가 희소해지더라도 서로의 필요를 더 잘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는 통화를 상상해보자.

이를 비롯한 더 많은 통화 실험이 신흥 토큰화 분야에서 진행 중이며 이런 기술의 탈중앙화 특성으로 인해 중단시키기가 대단히 어렵다. 예술가·미술·지역·비영리단체·스타트업·학교·팀 등등을 위한 토큰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상호 이용가능한 네트워크 모델을 새로 정립하고 전 세계의 온라인·오프라인 커뮤니티에 현지화된 인센티브 구조를 내장한다. 이것이 통화 3.0이다. 그리고 그에 앞서 통화 2.0과 1.0이 그랬듯이 사람 간 협력의 환경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돈의 과학으로 종종 간주되는 경제학의 본질은 사실상 인센티브다. 돈은 우리의 다양한 관심사의 가치를 나타내는 데 사용하지만 상당히 투박한 도구다. 웰빙과 소통 같은 개념을 반영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역시 우리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감정의 문제에 그것을 관련시키기는 여전히 불편하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를 반영하는 경제적 프레임워크는 더 완벽할 것이다. 집에서 하는 중요한 일(사람이 수십 년 뒤 노동인구에 진입하도록 준비하는 육아·가사·교육 등), 환경의 질이 인적자원에 영향을 미친다는 신경과학의 새로운 증거, 확대되는 불평등의 윤리와 비용, 건강하고 건강하지 않은 성장을 구분 짓는 국내총생산(GDP) 이외의 척도, 자연자원의 한계, 우리가 모두 공유하고 의지하는 공기와 바다, 그리고 인간성에 뿌리내린 그리고 거기에 속하는 경제를 이룰 수 있는 다수의 다른 요소를 고려할지 모른다.

어쨌든 인간은 돈을 발명했다. 앞으로는 우리가 돈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돈이 인간을 위해 일하도록 개혁할 수 있을 것이다.

– 갈리아 베나르치

※ [필자는 디지털 자산 간의 탈중앙화된 유동성을 지원하는 프로토콜 방코의 공동설립자다. 방코는 1944년 케인즈가 제안한 동명의 통화 관련 제안서에서 따온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