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와 사운드의 정의 거부한다”

영국 록 밴드 더 1975의 최신 앨범, 원초적 감정 표출하면서도 자기성찰에서만 나올 수 있는 깊이와 따뜻함 엿보여

더 1975는 새 음반을 낼 때마다 밴드명과 같은 제목의 노래 ‘The 1975’를 1번 트랙에 싣는다. / 사진:NPR.ORG

영국 록 밴드 더 1975는 새 음반을 낼 때마다 밴드명과 같은 제목의 노래 ‘The 1975’를 1번 트랙에 싣는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이들의 최신 앨범 ‘A Brief Inquiry Into Online Relationships’(이하 ‘A Brief Inquiry’)도 예외가 아니다. 이 밴드가 동시대의 다른 그룹과 다른 또 하나의 이유다. 이들은 전자 신시사이저와 가스펠 코러스의 향수를 끊임없이 불러일으킨다.

이번 앨범에 실린 ‘The 1975’는 카니예 웨스트의 초기작이나 본 이베어의 후기작을 연상시키는 신시사이저 사운드로 독특한 분위기를 내면서도 밴드의 특성은 그대로 드러난다. 강력한 FOH(프론트 오브 하우스) 믹싱으로 좀 과장되게 들리는 매티 힐리의 목소리가 오랜 팬들을 미소 짓게 할 듯하다. 친숙하면서도 신선하며 아주 훌륭한 연주다.

‘A Brief Inquiry’ 앨범 전체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밴드 중 하나인 더 1975의 과거 수작들을 능가할 만큼 뛰어난 작품이다. 우울하면서도 진솔한 감정이 느껴지는 이 앨범엔 팬들이 좋아하는 이 밴드 특유의 태평스러운 사운드가 돋보이는 댄스곡도 포함됐다.

‘A Brief Inquiry’는 더 1975의 앨범 중 가장 원초적인 감정을 담은 작품일 뿐 아니라 가장 사려 깊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Be My Mistake’와 ‘Inside Your Mind’ 같은 부드럽고 그윽한 어쿠스틱 사운드는 이 앨범의 감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자기성찰에서만 나올 수 있는 깊이와 따뜻함이 엿보인다. 멤버들의 인간관계나 헤로인 중독 치료를 받기로 한 힐리의 결심 등에서 영향을 받은 듯하다. 이 앨범에서는 춤추고 싶은 곡이 제한돼 있지 않다. 깨진 부분을 말과 솔직한 설명으로 이어 붙이는 접착제처럼 느껴지는 곡들도 그런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팬들은 즐거운 노래뿐 아니라 힐리의 어두운 순간들을 노출시킨 곡들도 편안하게 느끼는 듯하다. 헤로인에 관한 노래 ‘It’s Not Living If It’s Not With You’나 힐리가 결혼할 수 없는 여자친구에게 바치는 옛날 할리우드식의 사랑스러운 찬가 ‘Mine’ 등이 그런 예다.

힐리는 열성적인 팬들을 잃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노래한 ‘I Couldn’t Be More In Love’에서 오랜 팬들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가스펠 코러스를 연상시키면서도 전자 사운드가 살아 움직이는 이 노래에서는 감정을 한껏 분출한다. 더 1975가 지금까지 발표한 노래 중 감정이 가장 많이 표출된 작품이 아닐까 싶다.

‘A Brief Inquiry’는 이 밴드가 정말 못 하는 게 없다는 걸 증명한다. 악기를 중심으로 한 ‘Sincerity Is Scary’부터 전자 사운드가 지배적인 ‘The Man Who Married A Robot / Love Theme’, 에너지가 넘치는 ‘TOOTIMETOOTIMETOOTIME’, 고요하고 만족감이 느껴지는 마지막 곡 ‘I Always Wanna Die (Sometimes)’까지.

더 1975는 장르나 재능, 또는 사운드의 정의를 거부하는 또 하나의 앨범을 창조했다. 이들은 변신에 능하면서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앨범을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팬들은 어떤 개념이나 사운드, 메시지로도 걸작을 만들어내는 이들의 능력을 사랑한다.

– 켈리 와인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