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달리기 돕는 ‘입는 로봇’

마이크로칩 내장된 로봇 쇼츠가 착용자의 고관절 움직임 분석함으로써 각 다리의 전진 언제 도울지 알아낸다
이 입는 로봇을 착용했더니 걸을 때와 달릴 때 각각 7.4㎏과 5.7㎏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 사진:WYSS INSTITUTE

8월 중순 국제 연구팀이 보조의류 분야의 획기적인 기술을 과학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검은색 바이커 쇼츠(사이클 선수 용의 몸에 달라붙는 반바지)다. 하버드대학의 비스 연구소가 “착용형 로봇기술의 새로운 이정표”로 부르는 이 의류는 신체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 양을 줄인다. 이 로봇 쇼츠가 부착된 조끼와 패니 팩(허리에 둘러매는 가방)에 내장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착용자가 걷거나 달릴 때 움직임을 측정해 보조력을 조정한다. 일종의 첨단 레더호젠(무릎까지 오는 독일 전통 가죽바지) 같은 모양새다.

그것이 어떻게 작용할까? 사이언스에 따르면 도르래를 통해 케이블에 연결된 2개의 전기 모터가 허리 벨트와 허벅지를 감은 랩 사이에 장력(tensile force)을 가해 고관절 주위에 외부 확장 모멘트(물체를 회전시키려는 힘의 작용)를 생성한다. 다시 말해 로봇 쇼츠가 착용자 고관절의 움직임을 분석함으로써 각 다리의 전진을 언제 도울지 알아낸다.

연구팀이 이 옷을 착용했더니 ‘에너지 소비량(metabolic cost)’이 걸을 땐 9.3%, 달릴 때는 4% 줄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감소 규모는 걸을 때와 달릴 때 각각 7.4kg과 5.7kg을 줄이는 효과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쇼츠는 지체부자유자나 군인처럼 고강도 활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달리기나 걷기를 돕는 다른 로봇기기는 있지만 두 가지 동작을 다 하는 건 이 쇼츠가 처음이다. 착용자의 고관절에 초점을 맞춘 데서 차이가 생긴다. 고관절은 두 가지 움직임에 다른 방식으로 관여한다.

서울 중앙대학, 네브라스카대학(오마하), 비스 연구소, 그리고 하버드 공과대학(John A. Paulson School of Engineering and Applied Sciences)의 연구원들이 사이언스 기사에 저자로 수록된 14인 연구팀을 구성했다. 하버드 바이오디자인 랩의 설립자인 코너 월시 박사가 이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로봇 쇼츠는 월시 박사의 실험실에서 개발된 일련의 경이적 발명품 중 최신작이다. 최근의 개가로는 침습을 최소화한 심장수술 도구와 미래형 로봇 장갑 등이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하버드대학 엔지니어 데이비드 페리는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쇼츠 착용 경험을 설명했다. “그 시스템을 15분 정도 착용하면 스스로 걷고 있는 듯한 느낌 때문에 정말 도움이 되는 건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전원을 끄면 다리가 갑자기 무겁게 느껴지면서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깨닫게 된다. 공항의 무빙워크 끝에서 인도로 내려설 때와 아주 흡사하다.”

– 제니퍼 도허티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