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철의 ‘USB 커넥터’

영국의 스타트업 CBAS, 팔·다리 절단한 장애인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보철 연결 이식장치 개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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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휴이지(왼쪽)와 올리버 아미티지는 박사 과정에 있으면서 스타트업 케임브리지 바이오-오그멘테이션 시스템스(CBAS)를 창업했다.

지난해 영국에서 스타트업 케임브리지 바이오-오그멘테이션 시스템스(CBAS)를 설립한 올리버 아미티지(26)와 에밀 휴이지(27)는 기발한 이식장치를 개발했다. 그들은 그 장치가 팔이나 다리를 절단한 장애인의 삶을 영원히 바꿔 놓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의족이나 의수를 신체의 부드러운 조직에 연결해주는 그 장치는 보철의 ‘USB 커넥터’로 불린다. 연결을 표준화하는 어댑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수술로 절단된 부위에 남아 있는 뼈에 영구히 통합되는 장치다.

아미티지는 “연결만 하면 작동하는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의 커넥터를 통해 어떤 보철도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철과 신체 사이의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다. 여기엔 표준 신경 연결도 포함된다. 보철을 조종할 수 있는 신경 데이터 채널을 제공한다.”

특히 장애인의 신경계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발명이다. 그들은 임상 전 테스트에 들어간 그 이식장치가 ‘심신을 쇠약하게 만드는’ 기존의 소켓 연결 시스템을 대체해 출혈과 불편한 절단 부위의 고통을 잊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팔·다리를 절단한 장애인에게 걷거나 손을 흔들거나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능력을 제공하는 과학도 흥미진진하지만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를 통해 그 기술을 보급하겠다는 아미티지와 휴이지의 원대한 야망도 그 못지않게 놀랍다.

아미티지는 “삶의 질을 높여 누군가의 인생을 더 낫게 해주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새로운 기술이 폭넓게 채택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애인은 연구 중인 이식장치가 있다면 영국에서 호주까지 기꺼이 날아간다. 감염 위험이 높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이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영국 케임브리지 토박이인 아미티지와 호주 애버딘 출신인 휴이지는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생체공학을 전공한 실험실 파트너였다. 지금 그들은 한 집에 산다. 아미티지는 박사 과정을 마쳐가고 휴이지는 케임브리지와 런던을 오가며 투자자를 유치한다.

스타트업 CBAS는 지난해 5월 설립됐지만 아미티지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전부가 이번 발명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이지는 그의 열정을 두고 “아미티지는 태어나면서부터 사람의 뇌에 마이크로칩을 이식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티지는 “첨단 생체공학 보철을 신체와 통합하는 방법을 10년 이상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17세 때는 ‘장치를 그냥 몸에 집어 넣으면 저절로 자리 잡아 괜찮아질 거야’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인체의 물질 상호작용에 관해 박사 논문을 쓰고 있다. 예전보다 내 아이디어는 크게 발전했고 세련됐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보철과 신체의 통합이라는 목표는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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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와 자연스럽게 통합되는 보철은 장애인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그는 2011년 영국 왕립물리학학회 행사에서 냅킨에 이식장치를 처음 스케치했다고 돌이켰다. 그렇다면 그는 휴이지를 동업자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설득했을까?

휴이지는 이렇게 말했다. “아미티지가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우리에게 이식장치를 설명했을 때 그가 그 문제에 그토록 흥미를 갖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공학 측면에서 유일하게 관심을 가진 것은 기술을 이용해 신체가 자연스럽게 더 잘 움직일 수 있도록 고장났거나 없는 부분의 대체라고 설득력 있게 말했다.”

아미티지는 “기술적인 면에선 이 장치를 생각해낸 게 맞다”고 말했다. “우리가 서로 논의해서 만든 건 아니다. 하지만 난 ‘박사 과정을 마치면 해보겠다’고 했고 휴이지는 ‘그냥 지금 시작하면 안돼?’라고 재촉했다. 그때 박사 과정을 마치려면 15개월이나 남았었지만 ‘에라, 모르겠다, 한번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운 좋게도 CBAS는 창업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매스챌린지로부터 5만 파운드(약 8400만원)의 현금을 지원받았다. 런던 서쪽 와핑에 위치한 매스챌린지는 아미티지와 휴이지가 보철 연결 이식장치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기고 목표를 세우고 멘토와 상담하고 세계 각지로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그들은 미국 시장을 뚫고 싶어 해 특히 미국 쪽 인맥이 중요했다.

창업한 지 거의 1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2018년을 이식장치 시판 목표 연도로 잡았다. 가격은 3000∼5000파운드(약 500만∼840만원), 수명은 20년 이상이다. 사실 그들과 팔·다리 장애인들에겐 한시가 급하다. 휴이지는 “지금의 보철은 여러 면에서 구조적으로 잘못됐다”고 말했다. “연구 중인 이식장치를 시도해본 장애인들은 잃어버린 팔·다리를 다시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치를 이식 받은 많은 사람이 환각지(절단된 팔·다리가 아직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느끼는 증상) 고통을 잊는다. 팔·다리가 실제로 있는 느낌을 갖기 때문이다. 그들은 기존의 보철이 너무 싫어 사용하길 꺼린다. 소켓을 착용하면 마치 조개껍데기 속에서 걷는 느낌이라고 한다. 신체와 자연스럽게 통합되는 보철이 사람을 얼마나 달라지게 하는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소켓으로 연결되는 기존 보철은 너무도 심신을 아주 쇠약하게 만든다.”

팔·다리를 절단한 사람이 전 세계에 1000만 명이 넘고 매년 100만 명 이상이 팔·다리를 잃는다. 안전하고 편안하며 가격도 너무 비싸지 않은 CBAS의 이식장치는 팔·다리를 절단하는 수술대 위에서 잃어버린 자유를 되찾아 준다. 그런 장치를 이식하면 장애인은 몇 가지 조작과 클릭만으로 적절한 보철을 연결해 아침에 산책하고 저녁엔 파티에 참석할 수 있다. 아미티지는 “활동에 제약이 없으면 사람들은 진짜 멋진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 루이스 딘 아이비타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