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키즈 웨어러블 시장

위치 확인부터 건강 체크까지 한국 제품이 해외에서도 인기… 밴드·워치뿐만 아니라 가방·옷·신발에 부착하기도

1
쿠키즈워치 준2

서울의 한 동네에서 있었던 일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한 주부 김민숙(가명) 씨가 미아 방지용 키즈 웨어러블 제품인 리니어블(Lineable)을 샀다. 동네에서 친한 사람들에게 리니어블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도록 부탁했다. 어느 날 김씨는 리니어블을 착용한 아이가 멀리 떨어지면 스마트폰에 울리는 경고음을 듣지 못했다. 조금 후에 놀이터에 있어야 할 아이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 김씨는 자신이 설치한 리니어블 앱에서 ‘아이를 찾는다’는 버튼을 눌렀다. 리니어블 앱을 설치한 동네 사람들에게 메시지가 전파됐다. 이 메시지를 본 동네 사람이 리니어블 앱을 구동해 아이가 있는 위치를 함께 찾았다. 김씨는 이 사연을 리니어블에 이메일을 보내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 리니어블 문석민 대표는 “이런 사연이 자주 들어온다”며 “1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의 제품으로 아이를 보호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2014년 11월 미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디고고에 첫선을 보인 후 리니어블 제품은 16개 국에서 15만여 개가 팔렸다. 한국에서 10만 개가 팔려, 키즈 웨어러블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문 대표는 “해외에서 키즈 웨어러블 제품을 이야기할 때 리니어블이 항상 회자된다”고 자랑했다.
키즈 웨어러블 시장은 리니어블처럼 밴드·목걸이 형태와 손목시계 형태의 키즈폰 시장으로 나뉜다. 리니어블 같은 스타트업은 밴드나 목걸이 제품에 치중한다. 키즈폰 시장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같은 한국의 3대 통신사가 모두 뛰어들었다.

2

키즈 웨어러블 시장에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모두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성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키즈 웨어러블 시장의 잠재 고객 수는 420만 명(만 4세~12세) 정도다. 저출산 시대에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아이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시장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 아이를 위해 엄마·아빠·할아버지·할머니·외할아버지·외할머니가 투자하는 ‘식스 포킷(Six Pocket)’ 현상은 이제 미혼의 삼촌과 이모까지 가세해 ‘에잇 포킷(Eight Pocket)’이 됐다. 아이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모든 가족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리니어블을 포함해 스칸디파파·마이로미·뽀로로스마트밴드 등은 미아 방지용 기능에 집중하는 키즈 웨어러블 제품이다.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아이가 멀어지면 부모가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을 통해 경고음이나 메시지를 보내게 된다. 밴드나 목거리 형태에서 가방이나 옷, 신발 등 부착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리니어블의 경우 프로스펙스와 협업해 센서가 부착된 신발을 내놓았다.
아이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는 키즈 웨어러블 제품도 속속 등장한다. 한국에서는 영아 건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올비가 대표적이고 해외에서는 립밴드·울렛 등이 있다.

키즈 웨어러블 도표

키즈폰은 한국의 위력을 보여주는 키즈 웨어러블 제품이다. 키즈폰 시장의 강자는 2014년 7월부터 SK텔레콤이 선보인 쿠키즈워치 준 시리즈다. 지난 4월까지 32만 명의 부모가 키즈폰을 아이에게 선물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의 타깃은 초등학교 저학년생”이라면서 “통계청 자료를 보면 만 6세에서 8세 아이가 140만 명이니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쿠키즈워치를 제작하는 인포마크 관계자는 “키즈폰 시장은 성장기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LG유플러스가 선보인 쥬니버토키도 출시 1개월 만에 1만 대가 팔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자료에 따르면 웨어러블 디바이스 무선통신 가입자는 지난 2월 현재 42만9198명이다. 갤럭시 기어 S2나 LG워치 어베인이 포함된 수치다. 통화가 가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서 성인용 웨어러블 디바이스보다 키즈폰의 위력이 더 센 것이다. 퀄컴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를 이끄는 판카즈 케디아 대표는 외신 인터뷰에서 키즈폰을 이야기하면서 쿠키즈워치를 예로 들었을 정도다.
대형 통신사가 키즈폰 시장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어 신규 고객을 찾기 위해서”라고 분석한다. 키즈폰은 부모와의 통화가 기본이다. 키즈폰을 착용한 아이들은 생애 처음으로 전화번호를 받는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키즈폰을 사용하는 아이들이 미래의 고객인 셈이다. 한국에서 위력을 떨치는 키즈폰은 이제 해외 진출을 노린다. 인포마크는 한국에서 얻은 준 시리즈의 인기를 기반으로 독일·인도네시아·터키 등에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 최 영 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