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시대의 두 얼굴

사물인터넷 확산에 가속도 붙고 일상생활이 편리해지겠지만 사이버 범죄 급증할 듯
5G의 보급으로 네트워크 연결이 강화되면 편리하지만 사이버 범죄 또한 봇물 터진 듯 쏟아져나올 것이다 / 사진:ALY SONG-REUTERS/YONHAP

한때 공상과학처럼 여겨지던 일이 곧 현실화한다. 의사들이 수천 마일 밖에서 원격조종 로봇으로 수술을 한다. 자율주행차들이 도로를 막힘 없이 질주한다. 무인기·기상위성·토양센서가 서로 소통하며 작물 수확을 극대화한다.

5세대 무선기술 즉 5G가 약속하는 미래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초당 10GB의 비디오와 문서를 내려받는다. 기존 4G 네트워크보다 100배 빠르다. 다량의 데이터를 거의 즉시 전송하는 능력은 우리의 삶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5G는 새로운 보안 리스크도 수반한다. 초연결성은 사이버 범죄자와 적성국에 우리의 기기와 네트워크에 대한 해킹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 우리의 재산 나아가 생명을 위태롭게 할 것이다. 규제당국·기업·소비자 모두 서둘러 방어벽 구축을 시작해야 한다.

고화질(HD) 영화를 수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5G 스마트폰이 시중에 나와 있다. 5년 이내에 5G 가입자가 세계 인구의 40%에 달할 것이다. 5G가 보급되면 자동온도조절기·피트니스모니터·냉장고·알람시계·자판기·전구 심지어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개 목줄 등과 같은 일반적인 기기들로 이뤄지는 ‘사물인터넷’ 확산에 가속도가 붙게 된다.

이처럼 네트워크 연결이 강화되면 우리의 일과가 더 효율적이고 편리해진다. 그러나 사이버 범죄 또한 봇물 터진 듯 쏟아져나올 것이다. 모든 전자기기가 5G를 지원할 수 있게 될 때 범죄자들이 누리게 될 기회를 상상해보라. 가족이 외출하는 시점을 ‘학습’하는 스마트 온도조절장치를 도둑들이 해킹해 언제 집이 비는지 알아낼 수 있다. 사기꾼들이 스마트워치에 침투해 민감한 건강정보를 훔쳐낼 수 있다. 범죄자들이 5G 연결 보안 카메라를 해킹해 아이들 방을 들여다볼 수 있다.

4G 단말기는 이미 범죄자들에게 뚫렸다. 2016년 악명 높은 ‘미라이’ 봇넷의 인터넷 연결 단말기 30만 대를 장악하고 대규모의 서비스거부 공격을 가해 미국 동부해안 대부분 지역의 인터넷 연결을 차단했다. 올해에는 21세 남성이 휴대전화를 해킹해 최소 40명 이상으로부터 750만 달러어치의 암호화폐를 훔쳐낸 죄를 인정했다.

바로 이런 범죄자들이 이번에는 5G 원격조종 수술 로봇, 배달 무인기, 자율주행차의 조종기능을 장악한다고 상상해보라. 북한·중국·러시아는 미국 인프라를 와해시킬 목적으로 고도의 사이버 범죄 조직을 구축했다. 불법행위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현명한 정부 규제가 그런 불법행위를 저지할 수 있다. 지금까지 미국의 일부 의원이 5G 보안 전략의 개발을 대통령에게 촉구하는 법안을 도입했다. 그러나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5G 연결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아침 산행 코스가 표시된 인스타그램 포스트를 공유할 경우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도 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따라서 예컨대 전적으로 5G 보급에 초점을 맞춘 독립적인 규제기구를 설립해야 한다. 그 규제기구는 첨단 보안 조치를 새로 개발할 뿐 아니라 잠재적인 미래 위협을 예상하고 대응할 전문가와 자원을 보유해야 한다. 다가오는 통신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감안할 때 기존의 구시대적인 규칙과 기구들을 동원하는 땜질 처방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규제당국은 또한 모든 ‘사물인터넷’ 기기에 5G 보안장치와 암호화 데이터 전송 기능의 내장을 의무화해야 한다. 민간기업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사이버보안 위협을 외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보안 기능이 거의 또는 전혀 내장되지 않은 대중적인 4G 홈 라우터와 보안 카메라가 많아 멀웨어(악성코드)의 손쉬운 표적이 된다. 한편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5G에 맞춰 네트워크 인프라를 재편할 때 무선 네트워크와 컴퓨터 칩으로부터 핵심망에 이르기까지 전체 데이터 체인에 견고하고 쉽게 업데이트할 수 있는 보안 기능을 내장하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도 몇 가지 간단한 예방조치를 취함으로써 직접 방어벽을 강화할 수 있다. 예컨대 5G 연결 기기의 초기설정 패스워드를 변경해야 한다. 가정용 기기의 공장 설정은 아마추어 해커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기 주인이 정기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새 펌웨어는 통상적으로 업그레이드된 보안 기능을 포함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휴대전화와 기타 단말기에 뜨는 업데이트 메시지를 무시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무해한 듯해 보이는 데이터 공유라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큰 변화가 생긴다. 5G 연결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아침 산행 코스가 표시된 인스타그램 포스트를 공유할 경우 뜻하지 않게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도 있다. 5G는 이동통신의 발명만큼이나 획기적이고 비약적인 발전을 상징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발전 속도만큼 보안 위험에 대처할 준비가 거의 되지 않았다. 소비자·기업·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버박 D. 베헤슈티

※ [필자는 뉴욕공과대학 엔지니어링·컴퓨팅학 칼리지 교수 겸 학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