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와인 갖춘 도심의 카네기홀’ 같은 클럽

최근 문 닫은 뉴욕의 전설적인 클럽 ‘시티 와이너리’, 내년 초 허드슨 강 유역에 새로 개업해
2013년 뉴욕의 시티 와이너리에서 공연하는프린스와 그의 밴드. / 사진:DANA (DISTORTION) YAVIN 2013

마이클 도프(57)가 뉴욕에 ‘시티 와이너리(City Winery)’ 클럽을 연 이유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지금도 열아홉 살 때만큼 음악을 좋아하지만 뜨뜻미지근한 맥주를 손에 들고 2시간 동안 서 있는 건 달갑지 않은 나이 든 팬들 말이다. 그래서 얼마 전 도프가 로어 맨해튼의 바릭 스트리트에 있는 시티 와이너리의 문을 닫겠다고 발표했을 때 많은 사람이 실망했다.

하지만 도프나 이 클럽의 팬들을 위해 눈물을 흘릴 필요는 없다. 도프는 2008년 이후 사업을 1억 달러 규모로 키워 미국 곳곳에 다수의 클럽을 열었다. 모두 음식과 와인, 팝 음악이 멋지게 어우러지는 곳이다. 게다가 뉴욕의 시티 와이너리는 내년 초 허드슨 강 유역에 새 매장을 연다. 도프는 바릭 스트리트 매장이 문을 닫던 지난 7월 31일 밤 아쉬운 기색이 전혀 없이 “그저 장소만 달라질 뿐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건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도프는 끊임없이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지나간 것에 그다지 연연해 하지 않는다. 밀워키에서 태어난 그는 1986년 뉴욕에 ‘니팅 팩토리(Knitting Factory)’라는 클럽을 열면서 음악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곳에서 그는 음악부터 코미디, 시낭송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지난 7월 문을 닫은 뉴욕 바릭 스트리트의시티 와이너리에서 음식과 와인을 즐기며공연을 감상하는 손님들 / 사진:COURTEY OF CITY WINERY

그러다가 2000년대 초 그곳을 떠난 뒤 2008년 첫 번째 시티 와이너리를 열었다. 와인 제조 시설을 갖춘 이 클럽은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그에 못지않게 훌륭한 음식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와인을 기반으로 한 클럽을 만들고 싶었다”고 도프는 설명했다. “난 2003년 니팅 팩토리를 떠나면서 세계무역센터에 공연예술 센터를 열면 어떨까 생각했다. ‘훌륭한 와인을 갖춘 도심의 카네기홀’ 같은 곳이랄까? 음악과 와인이 어우러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04년 처음 와인 한 통을 만들고 나서 와인을 기반으로 한 클럽 시티 와이너리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음악은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가 좋아하는 다양한 뮤지션들에게 맡겼다. 이를테면 조안 오스본, 존 하이어트, 스티브 얼, 그레이엄 파커, 리처드 톰슨 같은 싱어송라이터다. 사이사이 깜짝 쇼 같은 이벤트도 끼워 넣었다. 프린스의 공연이나 메콘스(영국 출신의 펑크·얼터너티브 컨트리 밴드) 같은 잘 알려지지 않은 밴드의 출연이 그런 예다.

도프는 2008년 뉴욕에 첫 번째 시티 와이너리를 개업한 후 미국 곳곳에 매장을 열었다 / 사진:COURTEY OF CITY WINERY

출연자들도 청중만큼이나 편안한 이 클럽의 분위기를 좋아했다. 2008년 이곳에서 자주 공연했던 오스본은 시티 와이너리의 손님들을 ‘모험심 강하고 경청할 줄 아는 청중’으로 묘사하면서 그곳에서는 히트곡뿐 아니라 새로운 음악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줄곧 도프는 바릭 스트리트 너머로의 진출을 꾀했다. 2012년에는 시카고에, 그다음엔 나파밸리에 시티 와이너리를 열었다. 그 후 내슈빌과 보스턴, 애틀랜타,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매장이 차례로 개업했다. 그리고 곧 뉴욕 허드슨 밸리에 새 매장을 연다.

도프는 음악과 와인의 결합이라는 아이디어가 대다수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해 사업이 꽤 잘 됐다고 말했다. 시티 와이너리 체인은 수익성이 꽤 좋은 편인데 결혼식과 기업 행사는 특히 그렇다. 하지만 일이 잘 안 풀린 경우도 있다. 나파밸리 매장은 4년 전 문을 닫았다. 그 지역에서 유명한 와이너리 투어에 참가해 온종일 와인을 마신 손님들은 밤까지 와인을 마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바릭 스트리트 매장의 경우 도프가 수백만 달러를 들여 리노베이션을 마쳤을 때 건물주가 느닷없이 그 땅을 디즈니에 매각해 충격이 컸다.

하지만 이 클럽은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겼다. 프린스의 공연이 가장 인상 깊었다. 6년 전 도프는 프린스의 밴드 뉴 파워 제너레이션과 4일간의 공연을 계약했다. 팬들은 프린스의 출연을 기대하며 앞다퉈 티켓을 샀다. 도프도 당연히 프린스가 출연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사전 미팅에서 프린스의 에이전트가 도프에게 이 공연에 프린스도 출연하기를 원하느냐고 물었다. 도프는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그 ‘망할 놈의 인간’을 섭외하려고 몇 년을 기다렸는데”라고 대꾸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내년 초에 문을 열 뉴욕의 시티 와이너리 새 매장 상상도. / 사진:COURTEY OF CITY WINERY

며칠 뒤 뉴 파워 제너레이션의 공연을 코앞에 두고 도프는 프린스의 여비서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비서는 도프에게 프린스를 언급하면서 욕을 했다고 들었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도프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비서는 프린스가 그 말을 전해 듣고 화가 나 밴드의 공연을 취소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도프는 몹시 당황했다. 공연 취소로 물거품이 될 음식과 술 매출은 차치하고라도 공연 티켓을 2000장이나 팔았기 때문이다. 프린스의 비서는 다시 연락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다시 도프에게 전화를 걸어 종이에 ‘미안합니다. 당신의 이름은 프린스입니다’라는 문구를 100번 써서 사진을 찍어 보내면 프린스가 밴드의 공연을 허락할지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프린스는 도프를 용서하고 4일 공연 중 이틀을 직접 출연했다. “그 무대는 내가 본 중 가장 멋진 공연이었다”고 도프는 돌이켰다.

도프는 앞으로 150석 규모의 작은 매장을 포함해 매년 클럽 하나를 새로 열 계획이다. 또 오는 10월에는 작가 폴 키건과 함께 자신의 클럽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 ‘오감만족(Indulge Your Senses: Scaling: Scaling Intimacy in a Digital World)’을 펴낼 예정이다.

도프는 클럽의 핵심 고객인 베이비붐 세대가 나이 들어감에 따라 새로운 아티스트와 그 팬들을 끌어들일 방법을 모색 중이다. 그는 밀레니엄 세대가 색다른 콘서트 경험을 갈망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멋진 공연과 편안한 분위기, 맛있는 와인이 어우러지는 자리를 말한다. 도프는 “10년 후면 젊은 밴드와 그 팬들이 우리 클럽을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행크 길먼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