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셸비 역은 내게 큰 선물”

최근 시즌 5가 방영된 BBC 드라마 시리즈 ‘피키 블라인더스’의 주인공 킬리언 머피 인터뷰
사진:ILLUSTRATION BY BRITT SPENCER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일랜드 배우 킬리언 머피는 BBC 드라마 시리즈 ‘피키 블라인더스’에서 자신이 연기한 수수께끼 같은 주인공 토미 셸비를 이렇게 말했다. 2013년 방영을 시작해 영국영화아카데미상(BAFTA)을 수상한 이 드라마는 셸비 가문이 이끄는 범죄 조직에 관한 이야기로 토미 셸비는 이 조직의 리더다. 1900년대 초 영국 버밍햄에서 모자챙에 면도날을 꿰매 쓰고 다니다가 무기로 사용했다고 알려진 범죄조직 피키 블라인더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머피는 ‘인셉션’(2010), ‘28일 후’(2002), ‘다크 나이트’(2008)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도 출연했지만 범죄조직의 두목인 셸비 역이야말로 자신에게 주어진 진정한 ‘선물’이라고 여긴다. ‘피키 블라인더스’ 시즌 5는 정치색이 더 짙어졌다고 머피는 말했다. 오스왈드 모슬리 경(샘 클래핀이 연기한다)이 이끄는 반유대적인 영국 파시스트 연합을 중심으로 파시즘 세력이 득세하던 시기를 묘사했다. 머피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 드라마의 크리에이터 스티븐 나이트가 오늘날의 정치 풍토를 거장다운 방식으로 풍자했다고 칭찬했다. “나이트는 역사의 프리즘을 통해 오늘날의 세계 정치 상황을 교묘하게 꼬집는다. 매우 영리하고 우아한 방식이다.”

셸비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기분은?

매우 만족스럽지만 몸과 마음이 몹시 지친다. 셸비는 냉혹하면서도 복잡하고 모순투성이인 인물로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다. 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는 맡고 싶지 않다. 셸비의 성격 중 어느 면도 나 자신과 일치하지 않지만 그래서 도전해볼 만하다. 다섯 시즌 동안 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던 건 내게 큰 선물이다.

시즌 5에는 정치적인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나?

오스왈드 모슬리를 중심으로 한 영국 파시스트 세력의 부상을 많이 다뤘다. 온라인에서 그의 연설을 찾아 들을 수 있다. 그는 ‘영국을 다시 위대하게’나 ‘가짜 뉴스’ 같은 어구를 자주 사용한다. 포퓰리즘의 전술을 보여주는 듯하다.

셸비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다. 그의 정신상태를 설명한다면?

그는 매우 나약한 사람이다. 이번 시즌엔 범죄조직에 흔히 닥치는 위협은 등장하지 않으며 셸비는 이데올로기와 싸운다. 또 다른 큰 위협은 그 자신이다. 그동안 숨겨왔던 문제들이 표면으로 떠오른다. 그 문제들은 엄청나게 증폭돼 셸비를 짓누른다.

셸비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그는 엄청난 공포를 목격한 후 세상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난 그가 살기를 기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에겐 매일이 보너스다.

– 마리아 벌태지오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