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 커질 때 주가는?

소득불평등 커질수록 고점 향해 … ‘약세장은 부를 재분배하는 자연의 방식’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레이 댈리오가 얼마 전 기고문에서 미국 자본주의의 개혁을 촉구했다. 댈리오는 미국의 빈부격차가 ‘1930년대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자본주의가 소득을 공평하게 분배하기보다 ‘갈수록 가진 자의 자산을 늘리고 못 가진 자의 소득을 줄이는 악순환을 낳아 미국에 실존적 위협을 제기하며 국가 비상사태에 근접한다’고 썼다.

댈리오의 메시지 중 일부는 또 다른 슈퍼 리치 자본주의자 존 J. 래스컵이 쓴 기고문과 섬뜩하게 비슷한 울림을 준다. 래스컵은 ‘모두가 부자가 돼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적절하고 편안한 방식으로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기에 충분한 소득을 올리는 사람은 부자다. 누구나 그 정도의 소득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 부가 그렇게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놀랍게도 래스컵의 기사는 90년 전인 1929년 여성지 ‘레이디스 홈 저널’ 7월 31일자에 실린 것이다. 동세대의 소득격차를 조정하는 방법에 관한 두 사람의 아이디어는 더 없이 달랐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모두 빈부격차에 경종을 울린다는 점이다. 그리고 역사를 통틀어 그런 경고는 바로 그 문제의 빈부격차를 낳은 호황의 종언을 예고했다. 단적인 예로 래스컵의 기고문이 발표된 1929년 당시까지 주가가 사상 최고를 기록한 뒤 대공황으로 알려진 자산가치 폭락의 시기가 이어졌다.

아래 차트는 미국뿐 아니라 대서양 건너 영국에서도 빈부격차가 얼마나 극심해졌는지를 보여준다. 각 나라의 주가지수를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올해 평균적인 미국 국민이 스탠더드&푸어스(S&P) 한 주를 매입하려면 123시간을 일해야 한다. 영국에선 FTSE 전종목지수(All-Share Index) 한 주를 매입하려면 305시간의 노동이 필요하다.

차트는 또한 빈부격차가 확대될수록 그런 부의 도구(주식시장 즉 주가)가 얼마나 유의미한 고점에 이르는지를 보여준다. 한 주를 매입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비슷하게 극에 달했던 두 차례를 살펴보자. 첫 번째는 1999~2000년이었다. 그해 두 척도 모두 피크를 이뤘다. 평균적인 영국인이 FTSE 전종목 지수 한 주를 매수하는 데 407시간, 미국인 근로자가 S&P 500 한 주를 매수하는 데 108시간의 노동이 필요했다.

그 시기에는 또한 댈리오 류의 자본주의 비판도 물결쳤다. ‘새로운 불평등 정치’(뉴욕타임스 9월 22일자), ‘세계화가 빈부격차 확대한다’(뉴욕타임스 7월 13일자), 그리고 ‘세계가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지속할 가치도 없는 기괴한 불평등을 향해 나아간다’고 경고하는 1999년의 유엔 보고서 같은 글이 쏟아져 나왔다. 1999년 11월 우리는 호황 사이클이 막바지에 달한 강력한 신호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의 확대되는 간극’을 지목하며 이렇게 썼다. ‘약세장은 부를 재분배하는 자연의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커다란 대세 변화에선 사람들이 가만히 앉아 기다리지 못하고 시장에 뛰어들어 변화를 거드는 듯하다.’

두 달 뒤 닷컴 거품이 꺼지면서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가 40% 주저앉았다. 2년에 걸친 침체장이 시작됐다.

지수 한 주당 근로시간이 극단적으로 길어진 두 번째는 2006~2007년 주가가 고점에 근접한 시기였다. 이번에도 확대되는 빈부격차가 ‘깊은 골’을 이루고 소셜미디어가 반자본주의 비판을 위한 연단 역할을 하면서 주류 언론은 미국 기업계의 실패를 지적했다.

‘빈부격차가 50% 이상 벌어졌다’(8월 29일 CNN 머니)

‘가진 자와 못가진 자: 미국의 소득 불평등’(2월 5일 NPR 라디오)

‘부자와 빈자, 그들 사이의 넓어지는 골’(이코노미스트 6월 15일자)

연말에 이르자 시장예측업체 엘리엇 웨이브 인터내셔널은 2006년 12월호 금융시장예측에서 약세장 경보를 울리며 이렇게 썼다. ‘지난번 빈부격차 경보의 타이밍은 더 중요한 요점을 뒷받침한다. 큰 고점에 이를 때 빈부격차 경보가 울리는 경향을 띤다는 것이다.’ 두 달 뒤 KBW 뱅크 지수가 꼭지를 찍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붕괴를 예고했다. 주가가 2007년 10월 대공황 이후 최대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2009년 2월의 최저점에서 미국과 영국의 지수 한 주 당 근로시간은 각각 184시간과 39시간으로 줄었다.

오늘날 1% 부자와 나머지 사람들 간의 확대되는 격차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다시 비등한다. 다음의 2019년 기사 제목들이 그 증거다.

‘대공황 이전까지도 미국의 1%가 소유한 부가 이렇게 많지는 않았다’(마켓워치 2월 24일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빈부격차가 훨씬 심각하다’(포브스 2월 29일자)

‘2030년까지 1% 부자가 전체 자산 중 3분의 2를 소유할 전망’(가디언 신문 4월 7일자)

그러나 댈리오가 설파했듯이 “거의 모든 일은 역사를 통해 반복된다. 이런 패턴을 관측·사고함으로써 현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더 잘 이해하고 시공을 초월한 보편적인 원칙을 깨달아 더 잘 대처할 수 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댈리오는 현재 진행 중인 호황·불황 패턴의 일부이자 관측자다. 나는 운동장이 가차없이 평평해지면서 빈부격차에 대한 우려도 사라지리라고 확신한다.

– 머리 건

※ [필자는 세계의 모든 주요 자유거래 시장에 관한 엘리엇 웨이브 인터내셔널 소속 애널리스트 25명의 견해를 매달 요약해 발표하는 ‘글로벌 시장 전망’의 리서치 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