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 페르소나로 치매 예측?

십대 시절 보이는 성격 특성이 치매 걸릴 위험 알려주는 지표 될 수 있다는 증거 발견돼
영화 ‘조찬 클럽’은 1980년대 당시 미국 십대의 행동과 생각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인정받는 영화다. / 사진:UNIVERSAL PICTURES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 운동선수, 무능력자, 공주, 범죄자… 고등학교 시절 자신의 페르소나(외적 인격)가 수십 년 뒤의 건강을 예측할 수 있을까? 억지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미국의 한 연구팀은 십대 시절 겉으로 드러난 성격적 특성이 나중에 치매에 걸릴 위험을 알려주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증거를 발견했다.

미국의학협회지(JAMA) 정신의학에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학창 시절 성숙도와 차분함이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인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나중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낮고, 치매에 걸려도 시기적으로 더 늦게 나타날 수 있다. 한편 충동성을 강하게 드러낸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나중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높거나 더 일찍 걸릴 수 있다.

지금까지 고령자의 특정 성격 표현과 치매 발병 사이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 연구는 많았지만 그 연관성이 청소년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신경병리적인 변화는 증상이 나타나기 오래전에 일어날 수 있다. 또 성격 변화는 치매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치매에 취약한 성격 특성’이 위험 요인인지 나중에 발병할 치매의 조짐인지 확인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런 성격은 신경증(부정적 정서성, 과한 걱정 및 불안과 관련된 특성)이 심하고 성실성이 떨어지는 것 같은 특성을 포함한다.

연구자들은 치매의 가장 초기 단계가 시작되기도 전인 청소년기의 성격을 조사하면 성격과 치매 사이의 연관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뉴욕 로체스터대학 메디컬센터의 벤저민 P. 채프먼이 이끈 팀은 1960년 시점에 고등학생이었던 성인 8만2232명(중위 연령 69.5세)을 대상으로 150개 항목 성격 검사 자료를 바탕으로 10가지 성격 특성을 측정했다. 그다음 그들 중 2011~2013년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을 확인했다. 전체의 3.1%인 2543명이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키와 체중, 소득, 직업, 사회경제적 지위 같은 요인을 감안해도 특정 성격과 치매 위험 사이에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외향성(활력), 성숙도, 평온함의 높은 수준은 낮은 치매 진단율과 상관있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강한 충동성은 높은 치매 진단율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인정하듯이 대상자의 중위 연령이 69.5세라는 사실은 연구 결과의 유효성을 초기 치매에 국한해 70대나 80대 이상에서도 그와 같은 연관성을 적용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연구팀은 “청소년기의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른 외적 성격 표현은 70세에 치매의 독립적인 위험 요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로지 매콜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