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거릿 공주를 속속들이 이해했길 바란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 시즌 3~4에 출연한 헬레나 본햄 카터 인터뷰

ILLUSTRAION BY BRITT SPENCER

영국 배우 헬레나 본햄 카터가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 시즌 3~4에 합류했다. 극 중에서 마거릿 공주(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여동생)를 연기하는 카터는 미국인이 왕실 이야기에 매료되는 건 그들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건 그들의 잘못”이라고 그녀는 농담조로 말했다. “국왕을 버리고 떠난 건 그들이다.” 2002년 세상을 떠난 마거릿 공주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유일한 여자 형제로 엇갈린 평가를 받는다. 대중적 인기를 누린 언니 엘리자베스와 대조적으로 따돌림받았던 비극적인 인물로 흔히 그려진다. 카터는 제대로 이해받지 못한 마거릿 공주를 더 정확하고 상세하게 묘사하고자 했다.

“[왕족처럼] 세상의 이목이 쏠리는 인물이 내적으로 나약하면 무척 힘들다”고 카터는 말했다. “내 생각에 마거릿 공주는 매우 나약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용감했다.” 하긴 용감성이라면 카터가 좀 알 만한 분야다. 영화 ‘파이트 클럽’(1999)의 말라 싱어부터 ‘킹스 스피치’(2010)의 엘리자베스 왕비(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마거릿 공주의 어머니)까지 독특한 캐릭터를 과감하게 연기해온 배우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통해] 마거릿 공주에 대해 뭘 알게 됐나? 또 당신이 연기하는 마거릿 공주로부터 시청자가 뭘 얻기를 바라나?

그녀가 비극적인 인생을 살았다는 설이 많다. 하지만 난 그녀가 매우 재미있게 살았다고 생각한다. 언론에서 다루는 그녀의 이야기는 만화 같다. 난 그녀가 처했던 상황의 어려움을 드러내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그녀를 속속들이 이해했기를 바란다.

그동안 많은 왕족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왕실에서 당신 연기에 관해 이야기한 적 있나?

없다. 하지만 왕실에서 내가 누구인지는 안다. 예전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에게 나를 소개하면서 “‘킹스 스피치’라는 영화에 나온 배우”라고 말했다.

마거릿 공주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동성애자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거릿 공주의 친구 대다수가 동성애자였다. 그녀는 그들과 함께 하는 걸 매우 편안하게 여겼던 것 같다. 그들과 생각이 비슷했다. 하지만 가족과는 맞지 않는다고 느꼈던 게 분명하다.

영화 ‘파이트 클럽’이 나온 지 20년이 됐다. 그 작품이 배우로서 당신의 진로에 어떤 영향을 줬나?

개인적으로 그 영화가 내 스타일에 가깝다. 사실 말라 싱어를 연기할 때 입었던 재킷을 아직도 갖고 있다. 영화 속에서 입었던 재킷 중에 지금까지 입는 유일한 옷이다. 오리지널 릭 오웬스 제품이다. 그 영화는 내게 큰 영향을 줬고 지금도 생명력을 잃지 않았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처음 시사회가 열렸을 때 야유를 받았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건 그만큼 좋은 작품이라는 말 아닌가?

– H. 앨런 스콧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