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의 킬러를 잡아라

전 세계 400만 명이 실내 공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한다. 하지만 신세대 보급형 센서가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1

눈에 보이지 않는 킬러가 스토락스 고등학교에 침입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교외의 스토락스 고교 건물 옥상에 휴대전화 기지국을 설치할 때는 아무도 어떤 문제가 있으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뒤 디젤 발전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가스가 건물의 환기시스템으로 빨려 들어가 학교 전체로 퍼졌다. 디젤 배기가스는 미세먼지, 그리고 벤젠과 비소 같은 화학물질을 함유한다. 장기적으로 폐암 위험을 높이고 단기적으론 호흡장애를 유발하고 머리를 멍하게 만든다. 그러나 스토락스 고교 학생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조 크라이코비치 교사와 ‘스펙’이 있었다.

크라이코비치 교사는 새로 개발된 센서 스펙을 수업 프로젝트로 과학실에 설치했었다. 스펙은 천식 같은 호흡장애를 일으키고 악화시키는 공기 중 미세 오염물질을 측정한다. 크라이코비치 교사는 수업 중 실내 공기질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미세먼지 농도가 한두 시간마다 급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것은 발전기의 하루 스케줄과 맞아떨어졌다. 휴대전화 기지국 배터리에 동력을 공급하기 위해 발전기를 돌릴 때마다 미세먼지 오염이 증가했다고 인근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로봇공학을 연구하는 스펙 센서 개발자 일라 누르바크슈는 말한다. 크라이코비치 교사는 이 놀라운 데이터를 분석한 뒤 학교 당국에 문제를 제기했고 타워는 철거됐다.

그러나 스토락스 고교는 미국에 있는 수많은 학교 중 하나일 뿐이다. 현재로선 건물 옥상의 디젤 발전기, 거리 한 블럭 아래 고가도로의 차량 또는 일년 내내 보이지 않는 킬러 물질을 사람들의 얼굴에 뿜어대는 기타 오염원에서 배출되는 물질이 얼마나 많은 학교, 가정과 사무실로 스며드는지 알 도리가 없다.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가 우리의 생명을 좌우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550만~70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일찍 사망한다. HIV(에이즈 바이러스), 교통사고, 당뇨병을 합친 것보다 사망자가 더 많다. 이 중 과반수(약 400만 명)는 실내 공기오염 탓이다. 일차적으로 개도국의 문제지만 선진국에서도 피해가 발생한다. 예컨대 유럽에선 공기오염이 평균 기대수명을 1년 가까이 단축시킨다. 세계적으로 도시 거주자 중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오염한도를 초과하는 공기를 마시는 비율이 80%를 넘는다.

미세먼지가 주범이다. 가장 치명적인 원인은 연소와 요리 같은 가사활동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다. 머리카락 굵기의 약 30분의 1인 2.5미크론(μ)보다 더 작은 미세먼지라는 의미에서 PM2.5로도 불린다. 이런 미세먼지가 허파 깊숙이 들어가 기도에 달라붙고 심장을 약화시켜 제대로 뛰지 못하게 한다. 많은 연구에서 초미세먼지가 심장마비, 부정맥, 뇌졸중, 만성 폐쇄성 폐질환, 천식 증상 악화, 호흡기 질환 위험 증가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약 80만 명이 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한다. 세계적으로 13번째 사망원인이다. 특히 실내의 다른 오염물질들도 큰 문제를 유발한다. 토양에서 자연 발생하는 라돈 가스는 미국 내 폐암의 둘째 사망원인이다. 일산화탄소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인체에 무수한 영향을 미친다.

실내 공기오염은 언론·대중 그리고 과학연구 예산 배정 당국자들에게 거의 철저히 외면당한다. 보통 미국인이 하루 중 약 90%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지만 연구 후원금은 실외 공기 연구의 약 100분의 1에 불과하다. 덴마크 테크니컬대학의 얀 순델 연구원은 “실외 공기는 정치적으로 뜨거운 토픽”이지만 공중보건에 미치는 영향은 실내 공기보다 적다며 “실내 공기로 인해 사람들이 병에 걸리고 목숨도 잃는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미국 전역의 고층건물 옥상에 미세먼지를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하지만 각각 약 10만 달러의 비용이 들며 이동성이 떨어진다. 이 프로그램을 학교·가정·사무실로 확대하는 데 필요한 행정절차를 모두 뛰어넘는다 해도 그것을 실행할 만한 방법이 없다.

그러나 스펙은 150달러에 불과하고 자명종 시계 만한 크기다. 이는 대기질을 측정하는 신세대 장비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중 상당수가 200달러 이하의 가격에 미세먼지, VOCs,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와 기타 가스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이들 기기 중 다수는 아직 100% 정확하지 않다(그리고 분명 연방정부의 모니터만큼 정밀하지 않다). 하지만 공기 질의 개선에 일조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일이다.

공기 질은 빌딩 건설업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 한 두 세대의 건축에서 특히 문제가 불거졌다. 하버드대학의 환경보건 연구원 조셉 앨런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건물들이 갈수록 더 밀폐 구조로 지어졌다. 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밀폐되는 만큼 환기에 신경 쓰지 않아 보편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이산화탄소와 각종 오염물질이 축적되면서 ‘새집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을 유발한 것이다. 1980년대 설계와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건물에서 생기는 보편적인 병증을 가리켜 만들어진 신조어다. 1984년 WHO의 한 위원회는 “전 세계 신축·리모델링 건물의 최대 30%가 실내 공기질과 관련된 민원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 뒤로 기준이 높아지고 요즘 일부 건축가들은 공기를 염두에 두고 건물을 설계한다고 앨런 연구원은 말한다.

1
실내 공기 중 오염물질 감지 센서를 내장한 신축 건물이 갈수록 늘어난다.

건축회사 쿡폭스가 대표적인 예다. 뉴욕시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타워로도 불리는 원 브라이언트 파크를 설계한 회사다. 건물은 미국 그린빌딩위원회의 친환경 건축물 평가 인증 프로그램(LEED)의 입주자 건강 평가에서 미국 최초로 최고 등급을 받았다. 쿡폭스의 브랜든 스페키터 파트너에 따르면 특수 필터로 미세먼지의 95% 이상을 걸러내며 입주자들이 사무실이나 업무구역 내의 공기 흐름과 환기를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쿡폭스가 맨해튼에서 설계 중인 주거용 건물은 실내외 미세먼지 모니터를 갖춰 입주자에게 창문을 열어도 안전한지 알려준다.

이처럼 실내 공기 중 오염물질 감지 센서를 내장한 신축 건물이 갈수록 늘어난다. 건물에 이산화탄소 모니터가 일반화됐다고 스페키터 파트너는 말한다. 업무용 건물에선 이산화탄소 농도가 너무 높아질 때 자동으로 가동되는 환기 시스템까지 함께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VOCs 감지장치 등 더 이색적인 센서를 실험하기도 한다. 기계·전자공학 프로젝트 관련 컨설팅을 하는 레어 엔지니어링 밸런타인 레어 파트너의 말이다. 레어 파트너가 현재 작업 중인 건물에는 VOCs 센서가 통합돼 언제 외부 공기를 유입시킬지, 새 화학필터로 공기를 정화할지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부가 가능은 아직 일반화되지 않았다. 주로 입주자들이 건강에 얼마나 유익한지 잘 모르고, 안다 해도 거기에 돈을 쓰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레어 파트너는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회사 애클리마는 구글의 21개 건물에서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등을 측정하는 공기질 센서 시스템을 구축해 ‘하루 5억 건의 데이터’를 처리해 언론의 화제가 됐다. 5억 건은 불과 2~3년 전만 해도 전혀 불가능했을 어마어마한 정보 양이라고 애클리마의 대비더 허즐 CEO는 말했다. 그에 따르면 애클리마의 본사 건물에선 센서를 이용해 환기를 최적화하고 회의실 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너무 높아지면 회의를 짧게 한다.

허즐 CEO는 이 같은 방대한 양의 공기질 데이터가 장차 건축과 설계의 지침 역할을 하리라고 본다. 2050년경 예상되는 인프라의 70%가 아직 갖춰지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그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 대기오염이 특히 극심한 인도와 중국은 2050년이 되면 도시 인구가 7억 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나라에서 많은 사람이 도시로 이주하면 자동차와 발전소의 증가가 불가피하고 그에 따라 배기가스 배출이 많아져 공기가 더 오염된다. 하지만 그런 결과를 피할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라고 허즐 CEO는 말한다. 도시에 새로 들어서는 수백만 개의 건축물을 설계할 때 최신 데이터를 염두에 두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그는 믿는다.

3
실내 공기 질은 업무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진은 공기필터를 세척하는 모습.

구식 건물의 공기여과와 환기의 개선도 똑같이 글로벌 공중보건에 중요하다. 그리고 앨런 연구원은 “신축 건물만 깨끗하다”는 생각은 편견이라고 말한다. 일리노이대학 폴 프랜시스코 박사 연구팀은 곧 발표 예정인 조사 보고서에서 시카고 지역 저소득층 81개 가구 구성원을 대상으로 연방 기준에 부합하는 환기 시스템 설치 전후의 건강 상태를 살폈다. 조사 결과 환기 시스템 설치 6개월 뒤 그 주택에 거주하는 아동의 두통과 호흡기 장애가 줄었으며, 성인도 ‘심리적 스트레스’가 전보다 크게 낮아졌다.

빈민과 어려운 환경의 주민에겐 실내 공기질이 더 심각한 문제다. WHO에 따르면 고소득 국가의 인구 10만 이상 도시 중 56%가 WHO의 공기질 가이드라인에 미달했다. 중저 소득 국가에선 그 비율이 98%로 뛴다. 그 문제는 동남아에서 특히 심각하다고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의 대기질 연구원 커크 스미스는 말한다. 스미스 연구팀은 이른바 UCB(UC 버클리) 먼지·온도 센서라는 기기를 개발해 인도의 대기오염을 도표로 나타냈다. 스미스 연구팀은 이 기기를 이용해 가정의 요리용 화로에서 나오는 연기와 미세먼지가 인도 대기오염 중 4분의 1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만연하고 극심하기로 악명 높은 인도의 자동차 배기가스보다도 많다. 땔감과 기타 고체연료를 이용한 실내 요리로 인해 매년 수백만 건의 폐질환과 사망 사고가 발생한다. 스미스 연구원은 인도에서 이 같은 오염이 초래한 고통의 측정을 도왔다. 그는 그 데이터가 문제 해소를 위한 시스템 개혁의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벌써 많은 지역에서 땔감 쓰는 화로를 천연가스 같은 더 오염 적은 소재로 대체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가 사망 원인이라는 인식을 고취시키는 데 필요한 기술이 향상되면서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최근 스미스 연구팀은 UCB 먼지·온도 센서 플러스라는 신형 모니터를 개발했다. 가격은 수백 달러 선(원래 모델의 약 절반 가격)이며 올해 중반쯤 시판 예정이다. 플러스 모델은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때로는 인도 마을에서 공기 입방리터 당 5만 마이크로그램(μg)을 초과하는 고도의 미세먼지 오염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미국 도시의 약 1000배,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안전하다고 간주하는 선보다 약 3만 배 높은 수준이다. 스미스의 모델은 더 높은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미국의 도시처럼 비교적 공기가 깨끗한 곳에선 유용성이 떨어진다. 그런 면에서 더 낮은 농도의 미세먼지를 상당히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신형 센서도 시중에 나와 있다. 스펙과 다일로스 모니터가 대표적이다.

펜실베이니아 주 남서부에서 실내 공기오염에 대한 인식제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연구원들은 두 가지 모니터와 함께 이산화탄소·일산화탄소·라돈 센서를 이용한다. ‘실내공간의 실외 오염물질 감축(ROCIS)’으로 알려진 이 프로젝트는 자선단체 하인즈 기금의 재정지원으로 약 2년 전 창설됐다. 린다 위깅턴 프로젝트 팀장에 따르면 주민들의 가정에 3주 동안 모니터를 들여놓고 어떤 활동이 오염 농도를 높이는지 보여준다. 예컨대 요리할 때는 렌지대 위의 환기 후드를 돌리고, 가능하면 뒷쪽 버너를 사용하고(이산화탄소 같은 가스와 미세먼지를 후드가 빨아들일 수 있다), 냄비 뚜껑을 덮어두는 게 필수적이라고 위깅턴 팀장은 말한다. 이 같은 요령만 지켜도 요리할 때 생기는 오염물질 농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카펫과 커튼을 치워도 실내의 미세먼지 양을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품목들에 그런 오염물질이 잔뜩 달라붙어 있기 때문이다. HEPA 필터가 없는 진공 청소기를 이용해도 미세먼지 오염이 증가한다.

실내에서 들이마시는 미세먼지 양을 과소평가하는 사람이 많다고 위깅턴 팀장은 덧붙였다. 이 같은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더 많은 오염에 노출되고 나아가 수명이 단축되기도 한다. WHO 지적대로 절대적으로 안전한 미세먼지 농도는 없다.

그러나 공기오염을 막을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의 환경보건학자 라이언 앨런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공기 필터를 집에 몇 주 만 설치해도 염증과 혈관 기능 등 여러 가지 건강 척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2011년 그의 연구팀이 실시한 조사에서 필터를 사용한 사람들은 염증을 유발하는 C 반응성 단백질 농도가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약 30% 낮았다. 몽골에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조사의 1차 결과에선 자택에 공기 필터를 설치한 임부는 설치하지 않은 임부보다 더 큰 아기(대체로 신생아의 건강이 좋다는 지표)를 출산했다고 그는 말한다. 캐나다 주택모기지국이 노바스코셔 주에서 실시한 또 다른 조사에선 팬을 설치해 실내 공기를 환기하고 여과했더니 감염병 수가 75% 감소했다. 그리고 환기 잘 되는 건물의 근무자들은 불안도가 낮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그러나 모든 필터가 똑같이 효과적인 건 아니다. 데이비드 파머와 주디스 피시온이 설립한 프로그레시브 테크놀로지라는 회사는 공기 중의 미세먼지를 모두 제거하는 독점 공기 필터 시스템을 생산했다. 컴퓨터 칩과 트랜지스터 같은 각종 전자부품 생산에 필수적인 ‘클린룸’에 아직도 사용된다. 그들은 회사를 팔아넘긴 뒤 주택과 빌딩의 공기 여과에 똑같은 기술을 적용하는 ‘아메리칸 이노베이티브 리서치’를 설립하기로 했다. 에어컨처럼 생긴 그 기기는 공기 중의 미세먼지를 모두 제거한다고 파머는 말한다. 자동차의 촉매 컨버터(배기가스의 유해성분을 무해화하는 장치)처럼 기능하는 특수 기술을 토대로 한다. 오염물질을 분해해 이산화탄소와 물로 만들고, 극미세 필터를 이용해 남아 있는 찌꺼기는 모두 걸러낸다.
4
땔감과 기타 고체연료를 이용한 실내 요리로 인해 매년 수백만 건의 폐질환과 사망 사고가 발생한다.

공기질은 두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10월 ‘환경보건전망(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발표된 논문에서 공기 질과 인지 기능 간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밝혀졌다. 연구팀은 다양한 직종의 전문직업인 24명을 불러 모아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도록 했다. 공기 질을 조절하고 세밀하게 모니터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모든 참가자가 그 사무실에서 일하는 6일 동안 다양한 수준의 환기 상태, 이산화탄소, 그리고 실내 환경에 보편적인 VOCs에 노출됐다. 그리고 날마다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인지 능력을 측정하는 테스트를 실시했다.

검사 중 하나는 평균적인 업무용 빌딩, 그리고 LEED가 정한 입주자 건강과 에너지 효율 기준에 부합하는 ‘그린’ 빌딩의 공기 질에 어떤 차이가 있느냐였다. 조사 결과, 환기가 잘 되고 이산화탄소와 VOCs 농도가 낮은 그린 환경의 피험자 인지 기능 점수는 재래식 업무용 건물의 참가자들에 비해 61% 높았다. LEED 인증에서 요구하는 기준의 2배로 환기된 공기에 노출됐을 때, 개발자들이 ‘그린 플러스’로 명명한 환경에선 피험자들의 인지 점수가 100% 뛰었다.

테스트는 지적 능력의 다양한 영역을 측정했다. 일부 기능은 공기 질이 개선됐을 때 특히 더 향상됐다. 특정한 목표 달성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적용하는 ‘정보 활용’ 능력 점수는 그린과 그린 플러스 환경에서 각각 172%와 299% 상승했다. 참가자가 계획하고 우선순위와 실행순서를 정하는 ‘전략 능력에선 기존의 공기 질 환경에서보다 그린과 그린 플러스 환경에서 각각 183%와 288% 높아졌다. 논문의 대표 작성자 조셉 앨런은 공기 질이 좋은 환경에선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네타트모 웨더스테이션이라는 150달러짜리 기기를 이용해 각 업무구역(큐비클)의 이산화탄소·온도·소음도·습도를 측정했다. 하지만 그 기기를 미세 조정하는 데는 TSI Q 트랙 7575라는 더 정확한 연구소 수준의 고급 센서를 이용했는데 가격이 대략 4000달러에 달했다.

이것은 이 걸음마 단계의 분야가 안고 있는 주요 문제를 부각시킨다. 대다수 센서가 아주 정확하지는 않으며 뉴스위크가 접촉한 모든 연구원이 보급형 모니터의 한계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렸다. 현재로선 연구논문에 통합되거나 규제당국이 사용할 만큼 정확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센서는 거의 없다. 그리고 몇몇 경우 이들 모니터가 잘못된 빨간불이나 파란불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
5
1950년대 이후 건물들이 갈수록 더 밀폐 구조로 지어졌지만 그만큼 환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보급형 센서들이 전반적으로 과학연구에 쓰일 만큼 정확한 데이터를 내놓지는 못해도 상당수가 흐름을 정확하게 집어낼 수 있다. 따라서 필터 없는 진공청소기를 사용하거나 베이컨을 튀기는 등의 활동으로 언제 문제가 생기는지 판별하거나 주변 환경의 변화(가령 공기를 오염시키는 발전기)를 감지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려면 그들 행동의 직접적인 결과를 데이터로 보여줘야 할 때도 있다. 샌디에이고주립대학의 환경보건학자 닐 클리페이스는 2013년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에 논문을 발표했다. 흡연자의 집 안에 오염 모니터를 설치했더니 피험자 3명 중 2명이 실내 흡연을 중단하기로 약속하거나 몇 주 뒤 흡연 양을 줄였다는 내용이었다. 클리페이스 박사는 “메시지의 효과적인 전달에는 실시간 피드백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데이터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이런 센서들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한편 소비자 수요가 있기 때문에 보급형 기술의 정확성이 앞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조셉 앨런 연구원은 말한다. 그는 연금 펀드들이 신세대 센서를 채택하는 기업을 포함해 그린 인프라를 구축한 기업에 대한 투자를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여러 은행과 펀드들이 “지속 가능성과 건강을 강조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안에 관해 앨런과 동료들에게 상담을 받았으며 센서도 거기에 포함된다. 앨런 연구원은 “이런 펀드들이 투자를 시작할 때 기업, 특히 건설업체의 경영에서 건강의 우선순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이미 그런 움직임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다. 누르바크슈 개발자는 스펙 모니터를 스토락스 고등학교에 기증한 외에도 솔트레이크 시티 교외의 퀘일 할로 초등학교에 회사의 교육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한 대를 보냈다. 퀘일 할로 초등학교는 그 기기를 이용해 아이들을 데리러 온 학부형들이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자동차를 공회전시킬 때 생기는 미세먼지가 오염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 결과 부모들이 자동차 엔진을 끄고 아이들을 기다리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했으며 모니터를 이용한 후속 테스트 결과 공기 질이 향상됐다.

학생들은 “노력하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누르바크슈 개발자는 말했다. 센서들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통해 자신들이 어떤 공기를 마시는지 대략적이지만 사실적으로 감을 잡게 됐으며 무엇보다도 그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게 됐다. 퀘일 할로 초등학교에선 “앞으론 공회전이 없어진다”고 누르바크슈 개발자는 말했다.

– 더글러스 메인 뉴스위크 기자

실내 공기정화 간단수칙
 요리할 때는 렌지대 위의 환기 후드를 돌린다.
 가능하면 뒷쪽 버너를 사용한다(이산화탄소 같은 가스와 미세먼지를 후드가 빨아들일 수 있다).
 냄비 뚜껑을 덮어둔다.
 카펫과 커튼을 치워도 실내의 미세먼지 양을 줄일 수 있다.
 HEPA 필터가 없는 진공 청소기를 이용할 때도 미세먼지 오염이 증가한다.
 팬을 설치해 실내 공기를 환기하고 여과했더니 감염병 수가 7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