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많이 먹기 때문에 살찐다

이탈리아 요리사 제나로 콘탈도가 알려주는 카르보나라 요리법과 건강하게 먹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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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때부터 이탈리아 요리를 했다는 콘탈도는 자신이 만드는 파스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얼마 전 이탈리아에 가서 제나로 콘탈도에게 파스타 만드는 법을 배웠다. 콘탈도는 영국의 유명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의 이탈리아 요리 스승이다. 그는 BBC 방송의 요리기행 프로그램 ‘2 그리디 이탈리안스(Two Greedy Italians)’를 동료 요리사 안토니오 칼루치오와 함께 진행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그러니 소위 ‘카르보나라 전쟁’에 관해 물어볼 수 있는 최적임자가 아닐까?

카르보나라 전쟁(혹은 카르보나라 게이트)이란 얼마 전 프랑스 웹사이트 demotivateur.fr에서 소개한 ‘원 팟(one-pot) 카르보나라’ 요리법에 이탈리아인이 분개하면서 시작됐다. 이탈리아인은 이 요리법이 두 가지 측면에서 카르보나라를 모욕했다고 비난했다. 베이컨과 파스타를 한 냄비에 넣어 삶을 뿐 아니라 전통 요리법에선 들어가지 않는 양파와 생크림을 넣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 이 동영상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이탈리아인 사이에선 모욕당한 카르보나라를 위해 5분 동안 묵념하고 이탈리아 총리에게 명예 회복을 위한 행동을 촉구하는 운동이 벌어졌다.

그동안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이탈리아적인 것에 대한 대변인 역할을 해온 콘탈도는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라면 프랑스에 가서 ‘푸아그라(거위 간을 이용한 프랑스 전통 요리) 만드는 법을 보여주겠다’고 말하진 않겠다. 원 팟 카르보나라는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다. 카르보나라를 스튜처럼 요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콘탈도와 함께 이탈리아 남부 푸글리아 지방의 오스투니에 갔다. 오전에 시장에 들렀는데 그곳에서 콘탈도는 콜리플라워를 놓고 상인과 언쟁을 벌였다. 콘탈도가 매대에 놓인 콜리플라워 한 개를 높이 쳐들고 요리법을 설명하던 도중에 화가 난 상인이 그것을 홱 낚아챘다. 그 상인은 콜리플라워를 사라며 종이 봉지에 담아 콘탈도에게 내밀었다. 콘탈도는 상인에게 몇 유로를 주고는 콜리플라워를 남겨둔 채 그 자리를 떠났다.

그 다음 우리는 석회암 건물이 즐비한 거리에서 젤라토(이탈리아식 아스크림)를 먹었다. 콘탈도에게 이탈리아인이 원 팟 카르보나라에 대해 왜 그렇게 거센 반응을 보이는지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누군가 내 집에 와서 ‘거실에 놓인 가구가 마음에 안 든다’ ‘당신 자녀의 옷 입는 스타일이 못마땅하다’는 말을 했다고 생각해 보라. ‘당신이 누군데 내 자식 키우는 일에 왈가왈부하느냐?’고 반박하는 게 자연스런 일 아닌가? 그런 이치다.” 콘탈도는 원 팟 카르보나라 개념이 너무도 끔찍해 입에 담기조차 싫은 듯했다. “신경 쓰고 싶지도 않다. 프랑스인이 그걸 원한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원 팟 스튜든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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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탈도(왼쪽)는 “식사의 균형을 맞추면 평생 파스타를 먹어도 괜찮다”고 말한다.

아말피 해변에서 온 콘탈도의 조카가 우리 테이블로 걸어왔다. 콘탈도는 조카와 이탈리아어로 몇 마디 주고받더니 내게 이렇게 말했다. “조카에게 프랑스인이 카르보나라를 만든다고 말했더니 ‘할 테면 하라죠!’라고 답하네요.” 그렇게 해도 좋다는 의미가 아닌 게 분명했다.

그 프랑스 웹사이트는 이탈리아인의 격한 반응에 문제의 동영상을 삭제하고 대신 카르보나라 전통 요리법을 올렸다. 난 무슨 대답이 돌아올지 뻔히 알면서 콘탈도에게 그게 바람직한 행동인지 물었다. “물론이다. 제대로 된 프랑스인 요리사라면 애초에 그런 걸 시도할 생각조차 안 한다. 가수 마돈나가 ‘이탈리아인이 더 잘해요(Italians do it better)!’라고 쓰인 T셔츠를 입은 걸 봤나?”

콘탈도는 “이 문제를 누가 끄집어냈지?”라는 말로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난 카르보나라 전쟁에서 탄수화물 전쟁으로 화제를 돌렸다. 탄수화물을 기피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는데 여전히 파스타를 고집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콘탈도는 파스타 예찬론을 펼쳤다. “파스타는 몸에 아주 좋다. 파스타가 주는 에너지는 천천히 소모된다. 게다가 비싸지 않고 요리하기도 쉬우며 아주 맛있다. 난 요리사로 일하면서 평생 파스타를 먹었지만 과체중이 아니다.”

콘탈도의 부인 리즈(남편의 요리법을 글로 옮긴다)도 우리 여행에 함께했다. 그녀에게 파스타를 그렇게 많이 먹는 데도 날씬한(그녀의 다리는 스키니진이 잘 어울릴 만큼 날씬했다) 비결을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많이 걷는다. 하지만 원래 날씬한 몸매를 타고 났다. 대학에 다닐 때는 친구들이 나를 휘펫(경주용의 날씬한 개)이라고 불렀다. 카르보나라에 더블 크림(유분이 많은 걸쭉한 크림)을 넣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잘못된 생각이다. 크림이 아니라 달걀이 들어간다.”

콘탈도는 파스타가 건강에 해롭다는 일각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했다. “파스타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 80g 정도의 파스타는 매일 먹어도 좋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200g의 파스타에 200g의 소스를 얹어 먹는다! 그렇게 많은 양을 먹으니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거다.”

음식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콘탈도에게 밀가루에 관해 물었다. “밀가루가 몸에 맞지 않는다면 먹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밀가루는 나쁘다’는 말 때문에 밀가루를 끊을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의 말이 아니라 그 음식을 먹었을 때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주의를 기울여라.”

난 요리 솜씨가 별로다. 하지만 일요일 오후 런던으로 돌아오자마자 바질 화분을 사놓고 요리할 꿈에 부풀었다. “식사의 균형을 맞추면 평생 파스타를 먹어도 괜찮다”는 콘탈도의 말을 입증하는 산 증거(날씬한 그의 부인 리즈)를 봤기 때문이다. 혹시 아나? 나도 리즈처럼 날씬한 허벅지를 갖게 될지.

– 서맨사 레아 아이비타임즈 기자

[박스기사] 제나로 콘탈도의 카르보나라 요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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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로 콘탈도의 카르보나라.

무엇보다 재료가 좋아야 한다. 신선한 달걀과 파머산 치즈나 페코리노 치즈, 질 좋은 소금과 후추를 준비한다. 소금과 후추의 맛이 카르보나라의 맛을 좌우한다.

어떤 지방에서는 구안찰레(돼지 볼살로 만든 가공육)를 넣지만 일반적으로 판체타(돼지 뱃살로 만든 가공육)를 쓴다. 기름은 보통 올리브유를 쓰지만 밀로 만든 버터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 밀 버터를 쓰면 맛이 기막히다.

판체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프라이팬에 볶은 다음 거기에 삶은 스파게티를 넣는다. 프라이팬을 불에서 내린 다음 달걀 노른자와 치즈를 넣고 스파게티와 잘 섞이도록 저어준다. 오래 젓지 않아도 크림을 넣은 것처럼 걸쭉해진다. 카르보나라에는 크림이 들어가지 않는다. 달걀 노른자와 치즈가 그런 효과를 낸다.

● 재료
 큰 달걀 노른자 3개
 파머산 치즈 40g+완성된 카르보나라 위에 얹을 양 조금 더
 방금 간 후추
 판체타 150g
 스파게티 200g
 마늘 1쪽
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 요리법
 달걀 노른자와 곱게 간 파머산 치즈를 보울에 넣고 후추를 뿌린 뒤 포크로 휘저어 섞어 놓는다. 판체타의 딱딱한 껍질은 잘라서 한쪽에 두고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 커다란 냄비에 물과 소금을 넣고 끓인 뒤 스파게티를 넣어 ‘알덴테(al dente, 씹으면 이에 달라붙을 정도로 쫄깃거리는 상태)’로 익힌다. 다른 쪽 불 위에 중간 크기의 프라이팬을 올리고 팬에 판체타 껍질을 골고루 문지른다(이렇게 하면 기막힌 맛이 난다. 아니면 식용유 1큰술을 사용한다).

 마늘을 손바닥으로 으깨 팬에 넣고 기름에 마늘 맛이 배어들도록 잠깐 놔둔다. 거기에 판체타를 넣고 바삭바삭하게 익을 때까지 4분 정도 볶는다. 팬에서 마늘을 건져서 버린다.

 스파게티를 건져낸 다음 삶은 물을 조금 남겨둔다. 스파게티를 팬에 넣고 재료의 맛이 잘 스며들도록 저은 다음 팬을 불에서 내린다. 거기에 스파게티 삶은 물을 조금 넣고 후추를 뿌린 다음 달걀 노른자와 치즈 섞은 것을 넣고 젓는다. 열기가 남아 있는 팬에서 달걀이 부드럽게 익도록 잘 섞으면서 필요하면 스파게티 삶은 물을 더 넣어 윤기 나게 한다. 완성된 카르보나라 위에 파머산 치즈 간 것과 후추를 조금 더 뿌린다.

팁: 덩어리로 된 판체타를 구할 수 없을 땐 얇게 썰어놓은 제품을 사용한다. 이 요리법에는 스파게티를 쓰는 게 원칙이지만 부카티니나 리가토니 등의 파스타를 써도 좋은 맛을 낼 수 있다.

제나로 콘탈도의 요리법을 더 알고 싶다면 JamieOliver.com을 참조하라.

[ 필자의 푸글리아 여행은 ‘베르톨리 위드 버터’의 협찬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