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박물관 개장한다

100여년 만에 오는 9월 24일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개장 테이프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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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소니언 협회의 미국 아프리칸아메리칸 역사문화박물관 건립안이 처음 제안된 때는 한 세기 전이었다. 1915년 흑인 남북전쟁 참전군인들이 기금을 조성해 훗날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 흑인의 업적을 기념하는 박물관 건립 자금으로 내놓았다. 1929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이 결의안 107호에 서명해 건립준비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전혀 진전이 없었다. 1960년대 초부터 국회의원들과 흑인 지도자들이 다시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어 수십 년 동안 건의안을 제출한 끝에 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박물관 건립을 승인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박물관은 오는 9월 24일 문을 연다.

아프리카 건축 모티프를 연상케 하려는 취지로 3단 청동색 면포를 두른 유리 구조물의 외부는 지난해 완공됐다. 지금은 큐레이터들이 수세기에 걸쳐 약 3만4000점에 달하는 소장품을 갤러리에 진열하고 있다. 로니 번치 박물관장은 철두철미한 준비과정이 “군사훈련 계획을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진열되는 대형 소장품으로는 터스케기 에어맨(Tuskegee Airmen)으로 알려진 흑인 파일럿들이 사용한 1944년형 훈련기, 옛날 흑인과 백인의 좌석이 분리됐던 철도 차량, 앙골라로 불리는 루이지애나 주립 교도소의 감시탑(둘 다 박물관 지붕을 얹기 전 크레인으로 건물 안에 들여 놓았다), 19세기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 노예 오두막, 로큰롤의 전설 처크 베리의 빨간색 캐딜락 등이 있다.

번치 관장은 “박물관을 둘러볼 때 조상들의 무게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9층 건물인 박물관에는 노예제 시대부터 현재까지를 아우르는 3개 역사 갤러리가 들어선다. SNS 해시태그 #BlackLivesMatter(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운동, 기증자 오프라 윈프리의 이름을 딴 극장, 음악·연극·영화·TV의 흑인 아이콘을 테마로 한 문화 갤러리, 관람객이 돌아본 후 반추할 수 있는 ‘명상 마당(Contemplative Court)’ 등이 포함된다.

번치 관장은 “시련과 고통에 대한 이해 없이 기념과 저항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맥스 커트너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