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혁명이 시작됐다

세계적으로 더 안전하고 저렴한 제품을 생산하고 일상생활의 일부로 통합하기 위한 법·관습·기술 개혁 진행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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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 카우어는 지난해 생리에 관한 금기에 도전하기 위해 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지만 두 번이나 삭제됐다. 인스타그램은 나중에 ‘우연히’ 내려졌다고 주장하며 사과했다.

명백한 사실에서부터 시작하자. 인류 역사상 모든 여성이 생리를 하거나 했다. 달마다 자궁 내막이 떨어져나가면서 질을 통해 피가 흘러나온다. 이런 과정은 먹고 마시고 잠자는 행위처럼 자연스럽다. 생리가 없다면 인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름답기까지 하다. 하지만 거의 모두가 공개석상에서 이 문제를 쉬쉬한다.

소녀는 생리를 시작하면서 수십 년에 걸친 침묵과 불안의 여정을 시작한다. 생리는 고통스럽다. 요통과 경련을 유발할 뿐 아니라 불쾌감이 먹구름처럼 마음을 덮는다. 이 같은 고통은 30~40년 동안 매달 계속된다. 하지만 생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설사만큼이나 드물게 거론된다. 여성들은 ‘그때’가 됐음을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패드나 탐폰을 소매 속에 감추고 화장실로 향한다. 광고에선 몸에 달라붙는 흰색 진바지 차림의 여성이 뛰노는 동안 연한 청색 액체들이 보송보송한 흰색 생리대 위로 부드럽게 쏟아져 내리는 장면으로 이 피투성이의 과정을 미화한다.

여권운동의 선구자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1978년 ‘미즈’ 잡지에 실린 한 풍자에서 많은 여성이 품고 있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만일 마법처럼 여자는 생리를 중단하고 대신 남자가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답은 뻔하다. 생리가 남들이 선망하고 자랑할 만한 남성적인 행사가 된다. 남자들은 얼마나 오래 많이 하는지 자랑할 것이다.” 스타이넘은 전쟁터, 정계, 종교계 지도부 그리고 메디컬 스쿨 등 거의 모든 곳에서 ‘멘스(men-struation)’가 남성의 위상을 정당화하는 세상을 그렸다.

4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른 지금도 스타이넘의 풍자는 우리 가슴에 아프게 와닿는다. ‘생리 형평성(menstrual equity)’에 거의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미국의 거의 모든 주에서 성인 기저귀, 비아그라, 로게인(발모제), 포테이토칩은 세금을 면제해 주면서 탐폰과 생리대에는 세금을 매긴다. 남자들은 어떤 화장실에서든 화장지, 비누, 페이퍼 타월과 시트 커버까지 신상관리에 필요한 온갖 용품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는 다르다. 거의 모든 학교에서 여학생은 마치 월경이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라기보다 질병인 양 양호실까지 찾아가 생리대나 탐폰을 요청해야 한다. 대다수 공적·사적인 장소에서 차라리 거친 화장지 뭉치가 낫겠다 싶은 저급한 생리대 자판기라도 설치됐으면 운이 좋은 편이다. 동전이 없다고? 요즘엔 주차장에서도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지만 여자 화장실에서 그런 기술이 적용된 탐폰 자판기를 본 적이 있는가? 교도소 수감자와 노숙 여성의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하다.

탐폰을 구할 수 있다 해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제조사에 성분 표기를 의무화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 여성이 질 속에 탐폰을 착용하는 시간이 평생 10만 시간을 웃돈다. ‘생리 위생 기술의 역사(Under Wraps: A History of Menstrual Hygiene Technology)’를 저술한 퍼듀대학 역사가 샤라 보스트랄은 “탐폰에 화학 제초제 잔류물이 들어 있을 수도 있다”며 “탐폰과 관련해선 그런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부당하다 싶으면 개도국 여성은 어떤지 보자. 금기, 빈곤, 부적절한 위생 시설, 부족한 건강 교육, 그리고 침묵의 문화가 소녀와 여성의 기본권조차 보장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한다. 깨끗하고 값싼 생리용품, 신상관리에 필요한 안전하고 사적인 공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유니세프(UNICEF)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적절한 생리관리 시설이 없는 환경에서 생활하는 소녀와 여성이 세계적으로 최소 5억 명을 넘는다. 닐슨 플랜 인디아의 조사에 따르면 인도 농촌 지역에선 여학생 5명 중 1명이 생리를 시작한 뒤 학교를 중퇴한다. 그리고 인도의 생리 연령 소녀와 여성 3억5500만 명 중 생리대를 사용하는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요즘은 사람이 죽기 전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지난 20년 동안 청소년 건강 분야에 종사한 WHO 과학자 벤카트라만 찬드라 물리는 말했다. “생리 문제로 사람이 죽지 않는다고 해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소녀의 자아관과 자신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일에서나 자신감은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다.”

생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외면당하는 인권 문제 중 하나다. 이는 교육·경제·환경 그리고 공중보건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마침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년 사이 생리와 관련된 대중문화적 사건이 상당히 많이 발생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에서 2015년을 ‘생리의 해’로 부를 정도였다. 생리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는다면 양성 평등은 결코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엔 토론을 뛰어넘어 새로운 변화의 출발 신호가 울리며 생리혁명 원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생리의 낙인을 벗겨내고 공공정책이 뒤따르도록 하는 운동이다. 운동가, 발명가, 정치인, 벤처 창업자, 그리고 보통 사람들이 이 같은 움직임을 주도한다. 미국인이 사상 처음으로 여성의 생리를 통해 양성평등·페미니즘·사회변화를 논의하고 있다. 스타이넘의 말마따나 이는 “여성이 세계 인류의 절반으로서 위상을 되찾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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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생리 중 런던 마라톤에 참가한 뮤지션 키란 간디는 패드나 탐폰을 착용하지 않고 달려 결승선을 통과할 때 다리 사이가 붉게 얼룩졌다.

# HappyToBleed(기쁘게피흘리리라)
생리가 원래부터 금기시됐던 건 아니다. 고대와 모계 문화에서 생리는 명예와 권력의 표시이자 여성이 휴식을 취하며 활력을 되찾는 성스러운 시간이었다. 오늘날 생리를 맞아 스파에 가거나 며칠씩 회사를 쉬는 사람은 없다. 생리는 수세기 동안 수치의 감옥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1970년 잠시 침묵이 깨졌던 순간이 있었다. 민주당 국가중점과제위원회의 에드가 버만 위원이 여성은 ‘극심한 호르몬 불균형’ 때문에 공직을 맡을 수 없다고 주장했을 때였다. 여성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당에 탄원했던 팻시 밍크 연방 하원의원(하와이)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버만 위원은 “생리 중인 여성 대통령이 피그만 침공(미국의 쿠바 카스트로 정권 전복 시도) 결정을 내리거나, 은행 총재가 극심한 호르몬 이상 속에서 융자 결정을 하는” 상황을 상상해보라고 사람들에게 요구했다. 밍크 의원이 그의 “역겨운 연기”를 비웃으며 물러나게 하면서 여성의 생리에 반짝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그 뒤 어떤 정책 변화도 없이 46년이 흘렀다.

지난 1월 유튜브의 인기 스타 잉그리드 닐슨(27)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인터뷰에서 40개 주에서 탐폰과 생리대가 사치품으로 과세되는 이유를 물었다. 아마 오바마 대통령은 여성 생리 문제를 논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인지도 모른다. 그는 뜻밖의 질문에 놀란 듯했다. 그는 “주 정부에서 왜 이런 품목을 사치품으로 과세하는지 솔직히 전혀 모르겠다”며 “당시 남자들이 세법을 제정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닐슨의 인터뷰는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다. 미국 문화와 정치에서 가장 쉬쉬하는 이슈로 꼽히는 생리에 대한 그녀의 솔직한 접근방식도 큰 화제를 모았다. “매일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인데 대통령이 모르고 있었다니! 사람들이 그냥 덮어버리려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오늘날까지 정부와 사회에서 여성의 몸을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를 잘 말해준다.”

지난 1년 사이 꾸준히 일어난 대중문화적인 사건들이 생리 평등(일명 생리 페미니즘, 화장실 평등 또는 스타이넘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냥 ‘삶’)을 주류 대열에 올려놓았다. 뮤지션 키란 간디는 지난해 런던 마라톤에서 생리대나 탐폰을 하지 않고 달렸다. 결승선을 통과할 때 다리 사이가 붉고 커다랗게 얼룩져 있었다. 예술가 루피 카우어가 바지의 엉덩이 부분과 시트에 검붉은 얼룩이 묻은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뒤 두 차례나 ‘우연히’ 삭제된 일도 있었다. 코미디 센트럴 방송의 콤비 키건-마이클 키와 조던 필은 남자들에게 생리에 관한 교육을 했다. “인류의 절반이 한 달에 한 번씩 고통받는다고 하는데 나머지 절반은 소 닭 보듯 하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분명 그 방송을 못 본 듯하다. 그는 폭스뉴스의 공화당 후보 토론 진행자 메긴 켈리가 던진 난처한 질문에 볼멘소리를 하면서 “그녀의 몸 어디선가 피가 흘러나온다”고 말해 트위터에서 #PeriodsAreNotAnInsult(생리는 모욕이 아니다)라는 해시태그(트윗 메시지 주제분류어)를 낳았다. 의식고취 해시태크 캠페인(#노숙자생리, #기쁘게피흘리리라, #탐폰을무료로), 청원 사이트 Change.org의 탐폰세 폐지 서명운동, 아루시 두아(20)가 페이스북에 ‘생리중’ 버튼을 도입해 생리를 터부시하는 인도 풍습과의 싸움을 지원해 달라고 마크 저커버그에게 요청한 일까지 생리에 조명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널리 확산되면서 영화배우 우피 골드버그는 생리통을 완화하는 의료용 마리화나 제품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의 극단적인 낙태 금지 법안에 항의하는 데도 여성이 자신의 생리를 이용한다. 생리의 상세한 진행상황을 매일 그에게 전화·이메일·트윗으로 알린다. 영화배우 제니퍼 로렌스는 레드카펫에서 흔히 받는 “어떤 브랜드 옷을 입고 있나요(Who are you wearing)?”라는 질문에 생리 이야기로 답했다. 그녀는 2016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빨간색 컷아웃(일부 신체 노출) 드레스를 선택한 이유를 하퍼스 바자 잡지에 밝혔다. 시상식 때 생리 중이어서 “앞부분이 헐렁한 옷을 원했다”는 설명이었다. “몸에 정말 딱 달라붙는 드레스도 있는데 나는 자궁에 힘 주고 있을 생각은 없다(I’m not going to suck in my ute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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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방지 내의 ‘싱크스’의 초기 광고는 부적절하다고 퇴짜를 맞은 데다 ‘생리’란 단어가 터부시되는 공중파 방송에는 소개되지도 못했다.

걱정까지 빨아들인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는 지난해 탐폰·생리대 그리고 위생 팬티 라이너(생리용 위생 패드)에 31억 달러를 썼다. 그리고 글로벌 위생 생리제품 시장 규모는 300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이 분야에서 일어난 의미 있는 혁신은 3가지에 불과했다. 19세기 후반 처음 시판되고 1969년 접착식으로 개량된 일회용 위생 패드, 1930년대의 탐폰, 그리고 1980년대 인기를 모은 생리컵(menstrual cups, 생리혈을 받는 실리콘 컵)이다. 닐슨은 “여기서 여성의 몸을 보는 관점이 잘 드러난다”며 “이렇게 중요한 문제가 어떻게 40~50년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생리대와 탐폰이 나오기 전에는 부드러운 거즈나 플란넬을 접어 속옷에 핀으로 부착했다. 그 뒤 1920년대 코텍스 위생 생리대가 등장하면서 일대 변화가 일어났다. 하지만 표면상의 개선에 지나지 않았다. “(생리대가) 이리저리 움직이고 마찰로 살갗이 벗겨진다는 불평이 있었다”고 보스트랄 교수는 말했다. “패드가 커서 탄력 벨트가 필요했다. 착용하려면 서커스를 해야 했다.”

1931년 얼 클리블랜드 하스라는 덴버의 한 의사가 현대적인 탐폰과 삽입용 골판지 어플리케이터를 발명했다(피임용 질격막의 발명자이기도 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여성이 육체노동에 뛰어들면서 착용감 좋고 섬세하고 품질 좋은 제품의 필요성이 커졌다. 1937~1943년 탐폰 판매가 5배 증가했으며, 1940년대 초에는 여성의 25%가 일상적으로 탐폰을 사용했다.

여성 생리용품이 미국의 주류 문화에 점차 뿌리내렸다. 여성들은 생리대보다 탐폰을 더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을 해방시켜주는 발명이라고 탐폰을 찬양했다. 매사추세츠주립대학(보스턴) 생리주기연구학회 회장인 크리스 보벨 교수(여성학·양성학과)는 “아무도 제품의 안전성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말 그대로 그냥 삽입하면 되는 간편한 제품이 나온 데 고마워할 뿐이었다”고 말했다. 비주류 예술계 사람들만이 탐폰 에티켓의 한계를 확장하려 애썼다. 페미니스트 미술가 주디 시카고의 1971년작 ‘빨간 깃발’은 작가가 질에서 피투성이 탐폰을 꺼내는 모습의 흐릿한 클로즈업 장면을 포착했다(많은 사람이 피투성이의 페니스라고 가정했다. 생리를 터부시하는 문화를 꼬집으려는 작가의 의도였다).

1975년 프록터&갬블(P&G)은 릴라이라는 티백 형태의 초강력 흡수성 탐폰을 시판하기 시작했다(광고문구가 ‘걱정까지 흡수한다’였다). 합성소재 제품이며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CMC)가 주요 성분이었다. 흡수력을 크게 강화해 이론상 생리 기간 내내 탐폰의 효능이 지속되게 하는 화합물이었다. 보스트랄 교수는 “내가 만나본 많은 사람들은 ‘탐폰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며 “기막히게 좋은 새 디자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릴라이 탐폰을 빼내기가 고통스러웠다는 반응도 있었다. “액체를 너무 많이 흡수해 꺼낼 때 질내 피부가 벗겨졌다.”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 플라스틱 어플리케이터 끝의 날카로운 부분에 때로는 피부가 베이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치명적이었다. 탐폰의 CMC와 폴리에스터로 인해 여성의 질이 매우 건조해지면서 독소를 생성하는 박테리아 황색포도상구균이 번식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 됐다. 1980년 890건의 독성쇼크증후군(TSS)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신고됐다. 그중 91%가 생리와 관련됐고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미국 여성 중 약 70%가 탐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릴라이의 시장 점유율은 25%였지만 그로 인한 TSS 환자는 75%에 달했다. 플레이텍스와 탐팩스 등 다른 초강력 흡수성 탐폰 브랜드도 연루됐지만 1980년 9월 리콜된 제품은 릴라이뿐이었다. 모든 탐폰 제조업체가 TSS 소송에 걸렸지만 P&G를 겨냥한 고소가 1100건을 넘었다. 1982년 FDA는 제조사들에 탐폰 사용과 TSS의 연관성을 소비자에게 경고하도록 했다. 1983년 6월까지 CDC가 확인한 TSS 사례는 약 2204건에 달했다. 하지만 1989년에 가서야 FDA는 제조사들에 탐폰 흡수도를 표준화하고 케이스에 경고문을 삽입하도록 했다.

1980년대와 90년대 탐폰의 안전도가 향상되고 TSS 발병 사례는 급감했다. 하지만 CDC에 따르면 1987~1996년 생리와 관련해 여전히 636명의 TSS 환자가 발생했으며 그중 36명이 사망했다. 탐폰에 CMC의 사용은 중단됐지만 1995년 빌리지 보이스 잡지는 새로운 폭탄을 터뜨렸다. ‘면역체계에 독이 되고’ 태아의 선천성 결함을 유발하는 발암물질 다이옥신이 일부 탐폰 제품에서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기사는 FDA가 이 같은 관련성을 폭로하는 메모를 깔고 앉아 탐폰 관련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운동가들의 노력으로 탐폰 업계가 일부 표백 관행을 개선해 다이옥신 위험을 크게 낮추는 작은 개가를 올렸지만 그래도 문제는 남아 있다. FDA는 기업들에 탐폰과 생리대의 성분 공개를 의무화하지 않는다. 우리가 의류 생산지는 알지만 여성의 질 안에 삽입하는 제품 관련 정보는 거의 없다는 의미다. 여성이 평생 사용하는 탐폰은 대략 1만2000개에 달한다. 그것도 적게 잡은 숫자라고 탐폰의 합성소재와 TSS의 연관성을 처음 밝힌 뉴욕대학 의학대학원 미생물학과 필립 티어노 교수는 말했다. “FDA는 다이옥신이 미량이라고 하지만 탐폰을 사용하는 수십 년 동안 누적된다.” 톱밥으로 만드는 비스코스 레이온은 아직도 탐폰에 사용된다. 티어노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알고 보면 그래도 나쁜 성분 중 가장 나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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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은 생리대가 왜 사치품으로 과세되는지를 묻자 “이유를 모르겠다”며 “남자들이 세법을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보벨 교수는 “우리 몸에서 가장 흡수력이 뛰어난 부분에 한 번에 며칠씩 40년 간 착용하는 탐폰의 안전성을 말해주는 확실하고 믿을 만한 데이터가 없다”며 “생리를 둘러싼 침묵에서 기인한 증상”이라고 말했다.

1997년 뉴욕 주 캐롤린 멀로니 하원의원은 탐폰안전조사법을 발의했다(지금은 1998년 TSS로 사망한 여성의 이름을 따 로빈 대니얼슨 여성위생제품안전법으로 불린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생리위생제품과 관련된 건강위험을 조사할 뿐 아니라 FDA가 탐폰·생리대와 기타 생리 필수품의 성분 리스트를 공개하도록 하려는 취지다. 그 뒤로 멀로니 의원은 그 법안을 8회나 재발의했지만 현재 에너지·상거래 보건 소위원회에서 잠자고 있다. “특히 여성 건강과 관련된 법안은 통과시키기가 대단히 어렵다. 많은 의원들이 탐폰의 안전 문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멀로니 의원은 말했다. “언젠가 이 법안이 통과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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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일부 농가에선 아직도 여자가 생리할 때 헛간으로 내쫓는 ‘차우파디’라는 고대 전통을 따른다

한편 롤라와 콘셔스 피리어드(Conscious Period) 같은 신생 벤처가 대기업엔 없는 투명성을 제공한다. 탐폰은 면·레이온·합성섬유의 혼합 제품이다. 하지만 롤라 탐폰은 100% 천연 면제품이다. 알렉스 프리드먼과 함께 롤라를 공동 창업한 조대나 키어는 “확실한 최신 데이터가 없을 때는 우리가 아는 성분을 몸에 착용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창업 이후 롤라는 420만 달러의 자본을 조달하고 수만 명을 고객으로 끌어모았다. 18개 들이 탐폰 한 박스에 10달러다(2박스는 18달러). 약함·보통·강함의 흡수 강도 중 고객이 원하는 수량에 따라 맞춤 공급할 수 있다.

콘셔스 피리어드는 100% 유기농·저자극성·생체분해성 면 탐폰을 판매한다. 공동창업자 마고 랭에 따르면 면은 세상에서 세 번째로 농약을 많이 쓰는 작물이다. 하지만 콘셔스 피리어드 탐폰의 유기농 면에는 화학물질·염료·합성물질이 들어 있지 않다. 20개 들이 박스 당 8.50달러이며 한 박스가 팔릴 때마다 유기농 패드 한 박스를 여성 노숙자에게 제공한다(패드형이 더 싸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에 따르면 패드가 교체하기 더 쉽고 오래 사용할 수 있고 몸에 덜 해롭다).

“모든 여성이 TSS에 취약하지는 않지만 어느 탐폰에나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라면 합성물질 없는 100% 면을 구입하겠다”고 티어노 교수는 말한다. “100% 면은 유기농이든 아니든 위험성이 가장 낮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은 장비를 모두 개조해야 하기 때문에 100% 면으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

삽입형을 원치 않을 경우 캐나다 밴쿠버의 루나패즈가 판매하는 생리대, 생리용 팬티라이너뿐 아니라 생리·임신·요실금 용 내의와 생리컵도 있다. 닐슨은 “요즘엔 유기농에 100% 면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가 많다”고 말했다.

미국 전역에서 각종 식품·도구·필수품을 면세로 판매한다. 캘리포니아 주에선 팝타르트(간편식 과자), 인디애나 주의 BBQ 브랜드 해바라기 씨, 루이지애나 주의 마디 그라 구슬 목걸이, 메인 주의 성경, 미시시피 주의 관 등이다. 그러나 이들과 기타 35개 주에서 생리용품엔 4~10%의 세금을 매긴다. “미국 경제에선 셔츠보다 블라우스 세탁 비용이 더 비싸고, 남자가 구입하는 제품은 필수품이고 여자가 구입하면 사치품으로 간주된다. 탐폰세는 그런 시스템의 일부”라고 스타이넘은 말한다.

탐폰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10개 주 중 5개 주에선 소비세가 없고(알래스카·델라웨어·몬태나·뉴햄프셔·오리건), 나머지 5개주엔 면세 생리용품이 따로 있다(메릴랜드·매사추세츠·미네소타·뉴저지·펜실베이니아). 올해 시카고는 생리용품에 대한 소비세를 폐지했다. 뉴욕 주에선 지난 4월 초 하원에 이어 상원도 탐폰세 폐지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법안의 사소한 이견이 해소되면 주지사 서명 단계로 넘어간다.

뉴저지 주에선 최근 의료용 마리화나 적용 증상 리스트에 생리통을 추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캐나다는 지난해 생리용품에 부과하는 전국 물품·서비스세를 폐지했다. 대표적으로 영국과 프랑스도 탐폰세를 내리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칼럼니스트이자 여권운동 블로그 페미니스팅의 개설자 제시카 발렌티가 2014년 쓴 ‘무료 탐폰을 위한 변론’은 탐폰세를 비판한 초기의 칼럼으로 유명하다. 발렌티는 “여성 위생용품은 만인에게 항상 무료로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겁한 보수파들이 반격했다. 여성에게 탐폰을 무료 제공하면 그 다음엔 자동차와 식품을 공짜로 나눠줘야 하나? 자궁 문제에 정부가 끼어들기를 원하는가? 절도(여자애들이 탐폰을 모두 훔쳐갈 것이다!), 공공시설 훼손(여자 애들이 패드를 사방에 붙일 것이다!), 세수 감소를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모두 핑계에 불과하다”고 뉴욕시의 모든 공립학교 화장실, 노숙자 시설, 교도소에 무료 탐폰과 생리대를 비치하는 법안을 발의한 줄리사 페레라스 코플랜드 뉴욕시 의원은 말했다. “관공서 화장실에는 어딜 가든 화장지가 있다. 없으면 아마 황당할 것이다 … 나는 아직 ‘이 모든 (무료 배포되는) 콘돔 예산이 얼마냐?’는 질문을 들어보지 못했다.”

지난 1월 캘리포니아 주의 크리스티나 가르시아와 링링 창 의원은 여성 생리용품을 소비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그 주의 여성들은 모두 2000만 달러를 돌려받는다. 캘리포니아 주 예산의 0.01%에 불과한 액수라고 가르시아 의원은 말했다. ‘미스 생리’라고 놀림받으면서도 양당의 남녀를 포함해 30명을 법안 발의자로 끌어들인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 법안을 발의했을 때 진보적인 동료 의원들도 나를 외면했다. 피에 관해 이야기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불편해 하고 역겨워 해서 큰 소리로 말할 수도 없다.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손을 잡아야 했다.”

올해 그레이스 멩 연방 하원의원(뉴욕주)은 연방긴급사태관리청을 설득해 노숙자 보호시설에서 연방 보조기금으로 여성 위생용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오하이오 주 컬럼버스의 엘리자베스 브라운 의원은 수영장과 레크리에이션 센터에 생리용품 배포를 추진한다. 그 밖에 미시건·버지니아·위스컨신도 탐폰세 폐지 법안을 발의했다. 유타 주에선 전원 남성으로 이뤄진 위원회에서 위생세제법안이 8대3으로 부결됐다. 테네시 주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퇴짜를 맞았다.

“탐폰세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여자가 아니거나 가난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뉴욕대학 로스쿨 브레넌 사법센터 부회장으로 생리 형평성에 관한 대표적 저술가인 제니퍼 와이스 울프는 말했다. 그녀는 미국의 탐폰세 폐지를 위한 정책 캠페인의 설계자다. 지난해 저서 ‘법적 개혁, 미국 사회운동이 주는 교훈’에서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사회변화를 이루려면 동영상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썼다. “여론 광장과 법정에서 승리해야 한다.” 탐폰세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다. 올해 들어 14개 주에서 탐폰세 법안을 발의해 12개 주에서 그런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와이스 울프 부회장은 “40개 주에서 14개 주니까 3분의 1이고 또한 빠르게 진척된다”며 “미국에서 그렇게 대담하고 공개적으로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 이슈가 있다면 말해보라”고 큰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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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적절히 관리하는 데 필요한 필수적인 정보를 접하지 못한다

첨단 생리 방지 내의 ‘싱크스’
미키 아그라왈은 “나는 남자용 쇼트 팬츠를 입고 있다!”며 벌떡 일어나 바지를 내리고 세련된 검정 내의를 드러냈다. 우리는 맨해튼 중심가 사회혁신센터에 있는 아그라왈의 작은 사무실에 있다. 벽에 자몽 사진이 걸려 있고 우리 머리 위의 격자 선반에는 형형색색의 내의가 매달려 있다. 캘빈 클라인 속옷 신상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첨단 생리 방지 내의 싱크스(Thinx)다. 아그라왈이 쌍둥이 자매 라다, 그리고 친구 안토니아 세인트 던바와 함께 개발한 제품이다.

싱크스 내의는 생리혈을 흡수하기 때문에 생리대나 탐폰이 필요 없다(양이 많은 날에는 추가적인 보호막을 사용하면 된다). 아그라왈에 따르면 특허 내의 싱크스는 항균성·습기흡수·누출방지 기능을 갖춰 건조한 느낌을 주지 않으며 최대 탐폰 2개 분량의 생리혈을 흡수할 수 있다. 착용감은 높이고 탐폰의 사용과 오염은 줄였다는 의미다. “매년 매립지에 버려지는 탐폰 어플리케이터, 생리대, 생리용품이 모두 2000만 개를 웃돈다”고 그녀는 말한다. 싱크스는 6가지 스타일이 있으며 한 벌 당 24~38달러다. 세탁·재사용 가능하고 착용해본 기자들에 따르면 효과가 있다. 싱크스는 우간다 여성에게 재사용 가능 생리대의 생산과 판매 교육을 실시하는 아프리패즈에 매출 중 일부를 기부한다. 아그라왈은 또한 ‘싱크스 글로벌 걸스 클럽’도 출범 중이다. 보조금을 받아 생리용품을 무료 배포하고 건강교육·자기방어·창업 교육을 실시하려는 취지다.

아그라왈은 2010년 남아공에서 12세 소녀를 만났을 때 그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왜 학교에 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소녀의 답변이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아이는 ‘수치의 주간(week of shame)’이라고 말했다.” 소녀는 생리할 때는 등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뭇잎, 진흙, 비닐봉지, 낡은 매트리스와 천 조각을 사용해 봤지만 모두 효과가 없어서 “결국 등교를 포기했죠.” 아그라왈이 소녀가 한 말을 돌이켰다. “선진국이나 개도국 모두 생리 문제가 있는데 왜 혁신 기술이 나오지 않나? 왜 아무도 그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가?”

싱크스를 비롯해 ‘디어 케이트’ 등 비슷한 마인드를 가진 신생 벤처들이 반 세기 만에 처음으로 생리용품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점잖은 척하는 문화가 그들의 발목을 잡는다. 싱크스는 자몽과 떨어지는 달걀 노른자의 예술적 이미지와 함께 내의와 탱크톱 차림의 모델들이 조심스러운 포즈를 취한 광고를 뉴욕시 지하철에 제출했다. 광고대행사 아웃프런트 미디어는 이미지가 ‘부적절하다’고 평했다. 광고는 결국 지하도 벽면에 걸렸지만 뉴욕시 택시 TV와 엘리베이터 내 TV에는 퇴짜를 맞았다고 아그라왈은 말한다. 그녀는 “우린 모닝 토크쇼에 나갈 수 없다”며 “그들은 ‘생리’란 말을 입에 올리고 싶어 하지 않으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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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는 폭스뉴스의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 진행자 메긴 켈리가 던진 난처한 질문에 볼멘소리를 하면서 “그녀의 몸 어디선가 피가 흘러나온다”고 말해 트위터에서 #PeriodsAreNotAnInsult(생리는 모욕이 아니다)는 해시태그를 낳았다.

‘비 걸(Be Girl)’의 기능성 생리대와 내의
콜롬비아 태생의 다이애나 시에라는 생리의 진보를 위한 독자적인 투쟁을 벌인다. 그녀는 개도국 소녀와 여성을 위한 내의를 개발하고 있다. 파나소닉에서 산업 디자인 일을 하던 그녀는 2년 전 회사를 그만뒀다. 얼굴 미용 스티머와 마사지기에 둘러싸여 일하는 동안 “이런 제품을 살 수 있는 10%만을 위해 디자인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나머지 90%도 좋은 제품을 누릴 자격이 있는데 그만한 소득이 없어 생산성 있는 시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2014년 기능성 생리대와 내의를 개발하는 디자인 업체 ‘비 걸(Be Girl)’을 창업했다. 유엔 인턴십으로 우간다 농촌 주민에게 미술과 공예로 돈 버는 법을 가르치면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11세와 12세 소녀들이 찾아와 문을 두드리며 같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한 교사가 아이들이 생리 중이라 등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깜짝 놀란 시에라는 우산 천과 모기장 소재를 이용해 위생 패드를 급조했다. “나는 개도국 출신이라 임기응변에 능하다”고 그녀는 말했다. 시에라의 부모는 농민이었지만 ‘불우 환경’ 학생 대상의 장학금 혜택 덕분에 대학에 진학해 뉴욕시에서 인턴십 일자리를 얻었다. 그 뒤 스마트 디자인, 나이키, LG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12년 동안 근무했다.

시에라는 우간다의 소녀들이 천 조각을 생리대로 쓴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천이나 기타 깨끗한 소재로 채울 수 있는 누출 방지 포켓이 달린 내의를 개발했다. 지난해 이후 비걸은 우간다·르완다·탄자니아·말라위와 기타 10개국에 재사용 가능한 내의 1만5000벌 이상을 공급했다. 비걸 내의는 빅토리아 시크릿 제품만큼이나 밝고 산뜻하다. 한 벌 팔릴 때마다 또 한 벌을 어려운 환경의 소녀에게 기부한다. “소득이 적다고 기대나 포부도 낮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그녀는 말했다. “나는 생리 건강 분야의 나이키가 되고 싶다. 소녀에게 단순히 팬티나 생리대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 몸의 주인이 돼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식을 주는 것이다.”

시에라는 제품 예비조사의 설문 결과를 살펴보던 중 탄자니아 음볼라의 한 소녀가 작성한 더럽혀진 종이를 발견했다. “생리대의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드는가”를 묻는 질문에 소녀는 “누군가가 자신을 아껴준다는 것을 알게 돼 너무 기쁘다”고 썼다고 시에라는 돌이켰다. “그 누군가가 아주 아름다운 물건을 만들어줘 내가 여자라는 데 자부심을 느꼈다.” 그것이 시에라의 회사명 ‘비걸’의 탄생 배경이다. “바다 건너 먼 대륙의 소녀가 생리대 같은 단순한 물건에 존엄성과 자긍심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달리고, 자신감을 갖고 걷고, 착용감 좋고, 깨끗할 수 있는 것.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확신, 그것이 디자이너로서 원하는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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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의 여학생들이 생리대용 주머니가 달린 ‘비걸’의 기능성 생리대를 살펴보고 있다.

인도의 멸균 생리대 만드는 기계
유기농과 100% 천연 면 소재 탐폰이 선진국만의 특권이 돼선 안 되지만 현실은 그렇다. 그리고 탐폰세 폐지 투쟁이 가치는 있지만 탐폰이 공급되지 않는 지역이나 생리를 꺼리는 문화에선 아무 의미도 없다. 많은 나라에서 생리는 저주나 마찬가지다. 소녀와 여성은 생리 중엔 요리할 수 없고, 급수원에 손을 대거나 예배당이나 공공장소를 돌아다니지 못한다. 아프리카에선 10명의 소녀 중 1명이 생리 때는 학교에 가지 않는다. 인도의 소녀 중 70%는 초경 때까지 생리를 모른다. 동아프리카의 소녀 5명 중 4명은 생리대와 관련한 건강 교육을 받지 못한다. 네팔의 일부 농가에선 아직도 생리 중인 여성을 헛간으로 내쫓는 차우파디라는 고대 전통을 따른다.

WHO의 찬드라 물리는 “대다수 소녀는 생리가 시작될 때까지 그게 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반복적으로 듣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학교에서 생리를 하기 시작했다. 옷이 더럽혀졌다. 반 친구들이 키득거렸다. 나는 무슨 일인지 영문을 몰랐다. 팬티가 축축하게 느껴졌다. 선생님이 교무실에서 기다리게 했다. 내 내장이 썩어 들어가는구나 생각했다. 엄마가 와서 내 몸을 타월로 감싼 뒤 집으로 데려가 욕조에 밀어 넣으며 말했다. ‘너는 이제 숙녀다. 밖에 나가서 남자애들과 놀지 말아라.’”
이 같은 시스템 상의 문제는 첨단 내의로 해결되지 않는다. “우간다·케냐·인도에서 이 같은 문제를 다루는 단체에서 현장 체험을 한 적이 있다”고 보벨 교수는 말했다. “그들은 특효약이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것이 후원자들이 선호하는 가시적인 해법이다. 생리를 숨기고 수치스럽게 여기는 문화에 대한 개혁시도는 없다.”

제품이 매력적인 해법이라 해도 앞날이 순탄치 않다. 10년 동안 글로벌 생리문제를 연구해 온 컬럼비아대학 메일맨 공중보건대학원 사회의학과 마니 솜머 부교수는 “저비용의 지속가능한 인프라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금기를 깨고 소녀들을 교육시키고 인프라를 개선해 공격이나 창피를 당하거나 위생을 걱정할 필요 없는 안전하고 사적인 장소를 마련할 수 있다면 큰 발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멘스 맨(Menstrual Man)’으로 알려진 한 남자는 이 문제를 조금씩 공략해 들어간다. 아루나찰람 무루가난탐은 인도 남부에서 가난한 베틀 공인의 아들로 자랐다. 1998년 결혼 직후 아내가 더러운 천을 생리대로 쓴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내가 가족 먹을 우유도 없는데 생리대를 어떻게 살 수 있냐는 말에 대책을 마련해야겠다고 작정했다.

그는 생리대 소재와 모델을 갖고 몇 년 간 실험을 했다. 자신의 제품을 착용해 보도록 아내를 설득하고 그 뒤엔 현지 의과대생들에게도 부탁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그래서 무루가난탐은 직접 생리대를 착용했다. 고무 자루를 동물 피로 채워 튜브를 부착한 뒤 한쪽 끝을 자신의 속옷 속으로 집어넣었다. 그 뒤 생리대를 착용하고 5일을 지냈다. “지저분하고 기분 나쁜 날들, 그 축축함. 상상하기 힘든 경험이었다.” 그가 2012년 이야기쇼 테드엑스 방갈로르 강연에서 말했다.

6년간의 연구 끝에 멸균 생리대를 만드는 기계를 개발했다. 하지만 그동안 이웃사람들은 그를 정신 나간 사람 취급하고 아내도 그를 떠났다(지금은 다시 결합했다). 인도에 2500대, 그 외 17개국에 기계를 수백 대 공급했다. 그의 생리대 소매가는 개 당 3센트, 기계는 대 당 2500달러다. 모두 시가보다 싸다. 무루가난탐은 2014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혔다. 여성들이 그 기계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의 말마따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을 향한” 사업이다.

인도 구자라트의 과학자 스와티 베데카르는 2010년 무루가난탐의 기계를 한 대 구입했다. 사막 지역사회를 방문했다가 소녀들이 돌 위나 모래를 채운 단지 위에 앉아 생리혈을 흘려 보내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녀는 소녀들을 돕고 싶었지만 기계를 사용한 여성들은 발로 움직이는 페달 때문에 허리가 아프다고 불평했다. 베데카르는 기계를 개조해 그 과정을 단순화했다. 생리대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날개를 달아 착용감을 개선했다. 하지만 또 다른 장벽이 있었다. 인도의 대다수 도시와 마을에는 폐기물 처리 규정이 없어 다 쓴 위생제품을 종이나 비닐로 싸서 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경우가 많다. 떠돌이 개들이 종종 쓰레기 속을 파헤치고 남성 일부는 여성이 생리대를 흑마술에 이용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베데카르의 남편 시암은 다쓴 생리대를 전기 없이 신속히 소각할 수 있는 화분 모양의 점토 소각로를 발명했다.

요즘 베데카르는 40개 여성 그룹을 조직해 그 개량 기계로 월 5만 개의 생리대를 만들어 사키라는 이름으로 판매한다(사키는 힌디어로 ‘친구’를 뜻한다). 베데카르는 2014년 화제를 모은 루게릭병 환자 돕기 모금 캠페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위생 버킷 챌린지를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한 양동이의 사키 생리용품 구입을 권유해 소녀들을 도우려는 취지의 캠페인이다. 지난해 자신의 비영리단체 비찰리야 재단과 공동으로 6000명의 소녀에게 1년치 생리용품을 제공했다.

인도에서의 혁신은 상당부분 소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재나아프리카 재단(ZanaAfrica Foundation)은 매년 케냐의 소녀 1만 명에게 생리대와 성(性)·생식 건강 교육을 제공한다. 케냐는 2004년 세계 최초로 생리용품에 대한 소비세를 폐지했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재나아프리카 재단의 지나 라이스 윌친스 대표는 “매년 케냐의 사춘기 소녀 100만 명이 생리로 인해 최대 6주씩 결석한다”며 “학교를 중퇴하는 비율이 사춘기를 시작하는 남학생의 2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재단의 사회적 기업 재나아프리카그룹은 생리용품을 생산해 동아프리카의 소녀와 여성에 제공한다. 이 조직이 지난 3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4년간 26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소녀들에게 성·생식 건강 교육과 함께 생리대 제공의 효과를 검토하는 획기적인 연구 지원 자금이다.

라이스 윌친스 대표는 “케냐의 모든 소녀가 중등학교를 마친다면 그녀의 평생에 걸쳐 케냐의 국내총생산(GDP)이 46%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곤·학대·아동결혼·임신 등 아주 많은 장벽이 있다. 생리가 장벽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는 조용히 작은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 애비게일 존스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