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해성 플랫폼이 세계 무역 바꾼다

알리바바·징동·텐센트·바이두·라쿠텐·존디어·몬산토가 향후 글로벌 플랫폼 톱10의 가장 유력한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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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거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비즈니스 플랫폼 와해를 주도하는 선구자다.

최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비즈니스 플랫폼이 지나치게 남용된 나머지 이제 무엇이 플랫폼인지 너무 헷갈린다고 불평하는 기사를 읽고 깜짝 놀랐다. 물론 혼동도 있지만 그건 주로 미국과 유럽 사람들이 세계경제를 보는 방식 때문이다(플랫폼이란 상품이나 서비스, 기술을 하나의 기반으로 삼아 생태계 내 다른 참여자들이 보완적인 상품이나 서비스, 기술을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플랫폼을 토대로 다양한 비즈니스가 만들어지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업과 소비자의 생태계가 형성된다).

흔히 우리는 세계경제를 볼 때 연속성을 찾는다. 그러나 근거 없는 희망이 우리의 시야를 가린다. 물론 세계 권력 균형의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리라고 생각하면 위안이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변화가 아주 급작스럽게 닥칠 것이다.

앞으로 4년 안에 세계 무역과 거래의 형태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불연속성이 현실이다. 명백한 불연속성에 근거해 미래를 보면 플랫폼이 그리 헷갈리지 않는다. 플랫폼은 다가오는 세계 무역과 거래의 와해를 일으킬 원인이자 수단임이 분명하다.

내가 발간한 책 ‘플랫폼 와해의 물결(Platform Disruption Wave)’에서 설명했듯이 플랫폼은 얼마 전부터 은밀하게 세계의 무역과 거래를 개조해왔다. 서방의 관점으로 돌아가 보면 미국과 유럽의 각국 정부는 그런 변화를 거의 알아채지 못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무역 협상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을 중심축으로 삼는다. 너무도 1970년대 식 발상이다. 더구나 중국을 배제한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정이라는 사실이 더 한심하다.

무역 입지로 공급사슬을 지배하는 중국은 앞으로 훨씬 많은 것을 압도할 것이다. 그런 중국을 제외한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정은 공허할 뿐이다. 또 TPP와 TTIP가 무역의 현실을 왜곡하는 동안 중국이 손 놓고 기다릴 리 없다. 중국은 플랫폼 기반의 무역과 거래를 전통적인 무역 메커니즘의 대안으로 추진하려고 자국의 소비력을 이용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은 항저우 같은 자유무역지대에서의 국경간 B2C(일반 소비자 대상) 전자상거래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광대역 인터넷에 1820억 달러, 인터넷 물류 지원에 64억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은 플랫폼 와해를 밀어붙이기로 작심했다. 중국의 4대 인터넷 기업(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징동)은 전부 그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들은 세계 무역만이 아니라 국내 거래 경로도 개발하고 있다.

무역을 다자간 협정 대신 플랫폼 위주로 바꾸면 중국은 다른 무역 관련 서비스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 금융·물류·클라우드 컴퓨팅·결제 분야가 대표적이다.

정책이 그 다음의 전쟁터다. 정책이 비즈니스를 어디로 몰고가느냐가 큰 문제다. 앞으로 5년 안에 새로운 전자상거래 거대기업들의 파도가 밀어닥친다. 그들은 지적재산 프로그램을 활용해 소비자와 직거래로 3∼4조 달러를 주무를 것이다.

그들의 의도는 상품(곡물이나 트렉터 등)을 농민이 임대하는 지적재산으로 바꾸는 것이다. 농업기업 몬산토의 글로벌 종자 임대 프로그램(렌터카처럼 농민이 종자를 빌려 사용하고 난 뒤 돌려주는 개념으로 몬산토는 종자를 판매하는 게 아니라 일정한 기간 임대할 뿐, 종자 안에 주입된 유전 정보의 영원한 소유주라고 주장한다)과 농기계 제조사 존 디어의 농·산업 제품이 그 예다. 그들은 플랫폼이 진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미래의 잠재력을 잘 보여준다. 제3자의 자산(예를 들면 플랫폼이 소유하는 농지)을 새로운 방식으로 차입하는 것을 말한다.

그 대열에서 누가 최고에 오를까? 차세대 비즈니스 플랫폼의 톱10은 어떤 기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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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전의 항구 물류 창고. 중국인 온라인 쇼핑객들이 구매한 외국 상품이 매일 쏟아져 들어온다.

알리바바·징동·텐센트·바이두·라쿠텐·존디어·몬산토가 톱10 글로벌 플랫폼 리스트에 들만한 가장 유력한 후보다. 존디어와 몬산토는 나머지 전자상거래 업체들과 어울리지 않지만 그들과 관련된 비즈니스 생태계가 급속히 변하고 있으며 이 두 회사가 선구자 역할을 한다.

아마존·샤오미·잉단·도이체포스트DHL·월마트·이베이도 후보군에 든다. 도이체포스트DHL은 물류 부문을 활용하기 위해 이미 전자상거래 플랫폼 쪽으로 가고 있다. 월마트는 국제 전자상거래로 진출하기 위해 충원에 바쁘다.

중국건설은행·HDFC·SAP·에릭손·히다치·현대자동차도 후보에 든다. 그들 모두 급진적으로 바뀐 미래를 인식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미래에서 중요한 것은 기존의 기업들이 생각하는 바와 아주 다르다.

구글도 후보에 오를지 모른다. 페이스북도 후보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플랫폼은 광고와 너무 깊이 얽혀 글로벌 거래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애플은 4년 뒤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 시장은 자신의 고유 영역 밖으로 개척해 나가는 기업들이 규정한다. 애플은 그런 기업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그 공간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거래가 플랫폼에 의해 재규정되는 과정을 본다. 부를 창출하는 활동 자체가 변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 헤이든 쇼네시

[ 필자는 저술가 겸 칼럼니스트이며 경제지 포브스의 전문 기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