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벌리힐스에 자율주행차 셔틀 서비스를?

미국 최초로 지하철 역과 연결해 버스 대신 도시 각지로 승객을 이동시킨다는 계획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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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벌리힐스 시장과 의회는 미국 최초로 완전 자율주행 셔틀 차량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사진은 베벌리힐스 시가지.

대다수 미국인은 베벌리힐스라는 말을 들으면 유명인사, (그들 뒤를 좇는) 파파라치, 고급차, 유행을 앞서가는 나이트클럽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존 미리슈 시장의 구상대로라면 베벌리힐스 시는 전혀 다른 것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다. 미리슈 시장은 캘리포니아 남부 지방의 부자 도시 베벌리힐스에 미국 최초로 완전 자율주행 셔틀 차량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다시 말해 센서 기술을 이용해 도시 각지로 승객을 이동시키는 자율주행차 서비스다.

미리슈 시장은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 ‘우주가족 젯슨(The Jetsons)’을 즐겨 봤지만 도시의 자율주행 셔틀 시스템을 생각한 것은 최근의 일”이라며 “사람들에게 더 많이 걷고 자전거를 이용하라고 권장하지만 이것도 훌륭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역에서 자율주행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글부터 테슬라, 혼다까지 약 30개 업체가 자율주행차 기술에 투자한다. 어쩌면 자율주행차의 실상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업계가 이제 로비스트 데이비드 스트릭랜드를 내세워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그의 업무는 연방 정부에 압력을 가해 첫걸음을 내디디면서도 큰 기대를 모으는 교통수단에 대한 규제 기준을 정하도록 하는 일이다.

미래학자들은 완전 자율 대중교통 시스템 구상을 환영할지 모르지만 아직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로 미리슈 시장의 계획은 현 시점에선 구상에 지나지 않는다.

미리슈 시장은 베벌리힐스의 도로가 이 같은 기술에 ‘완벽한 시험대’라는 사실을 내세운다(그는 움푹 패인 곳이 거의 없고 긴급구조 대응 시간이 평균 3분을 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프라 구축에 수백만 달러의 예산이 들어갈 수 있다. 지난 4월 결의안이 시 의회를 통과했지만 그에 필요한 자금은 한 푼도 배정하지 않았다. 시 의회 서류에 따르면 이 같은 시스템 구축의 1단계는 “그 프로그램에 대한 보조금 수입 기회, 자율주행차 제조사들과의 잠재적인 제휴의 탐구”가 된다. 다시 말해, 시 당국에는 이 계획의 정확한 실행방안이 없으며 비용을 부담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다.

게다가 미리슈 시장은 어떤 구속력 있는 합의 없이 ‘잠재적인’ 기술 파트너들과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시 의회 서류에선 구글·테슬라·아우디가 아무렇지도 않게 언급된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이런 인프라를 구축하고 프로젝트를 추진할 만한 실질적인 로드맵이 없다. 따라서 시장의 발언에는 할리우드 영화 같은 이미지가 어른거린다. 홍보효과를 얻기에는 좋은 아이디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별로 없다는 의미다.

어찌 됐든 베벌리힐스 시의회는 지난 4월 미리슈 시장의 ‘획기적인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에 따라 “자율주행 차량을 대중교통 수단으로 개발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게 된다.

미리슈 시장에 따르면 첨단 셔틀 서비스 개발 계획은 상당히 초급 기술 수준의 개발사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LA 지하철을 운영하는 LA카운티 메트로교통국은 지난해 베벌리힐스 한복판에 2개의 지하철 역을 설치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그러나 메트로 사업부는 지하철역 근처에 주차장 설치 계획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교통 시스템에서 ‘처음과 마지막 부분’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문제를 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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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에서 자율주행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글, 테슬라, 혼다 등 약 30개 업체가 모두 자율주행차 기술에 투자한다.

하지만 이는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 그냥 사람이 운전하는 시내 버스 수를 늘리면 되지 왜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도입하려는가? 미리슈 시장에 따르면 거기에는 효율성과 안전성의 문제가 있다.

그는 “자율주행차의 알고리즘 처리 속도가 운전자의 반응 시간보다 훨씬 빨라 도로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는 운전 기사들로선 불가능한 온갖 일을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주문에 따라 사람들을 이동시키는 비용효과적인 방법으로 이 시스템을 검토 중이었다.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리슈 시장이 자율주행차 아이디어에 열광하는 이유는 사실상 기차나 버스를 이용하기가 어려워 통근자들이 그것을 이용하려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는 현재의 대중교통 시스템에 비판적이며 베벌리힐스는 그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중교통은 2류 교통수단”이라며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원해서가 아니라 마이카를 장만하거나 운전할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용한다”고 밝혔다.

미리슈의 계획에 모두가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건 아니다. 계획이 발표된 뒤 반대파들로부터 숱한 냉소적인 비난이 빗발쳤다. 그 아이디어가 나온 건 단지 부자 주민이 베벌리힐스를 순회하는 시내 버스의 증차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비아냥이었다.

Treehugger.com의 교통 블로거 로이트 올터는 “구식 지하철이 건설되면 시 당국은 보통 버스나 기타 교통수단으로 뒷받침한다”며 “하지만 베벌리힐스에선 뭔가 번쩍이는 걸 원한다”고 꼬집었다. 올터는 또한 스마트폰으로만 셔틀을 호출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문제를 제기했다. “베벌리힐스니까 빈민과 노인을 포함해 스마트폰 없는 사람이 없을 성싶다”고 비아냥댔다.

그러나 미리슈 시장은 2023년이 되기 전의 어느 시점에 셔틀이 개통될 텐데 그때쯤엔 거의 모두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은 궁극적으로 자동차 운전을 못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교통량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령자·장애인·어린이의 이동수단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걸림돌도 없지 않다. 첫째는 당연히 비용이다. 미리슈 시장은 추정비용은 거론하지 않지만 현재 시 관계자들이 프로그램의 파트너로 나설 ‘여러 IT 기업들’과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변경 가능성은 있지만 시장은 셔틀이 8~12명을 수용하도록 설계되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전체 면적 14.8㎢의 도시에 광섬유 케이블이 깔리고 있어 자율주행차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된 센서로 서로 쉽게 소통할 수 있다. 미리슈 시장은 또한 베벌리힐스를 개인 자율주행차 시험장으로 개방하는 아이디어를 환영하지만 첨단 대중교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한다. “자율주행차의 개인 용도도 환영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대중교통 분야에 그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다.”

베벌리힐스 자율주행차 프로그램의 그레이슨 브럴티 공동의장은 시에는 교통량 감소가 최대의 성과가 되리라고 주장한다. LA 지역 어디서나 그렇듯 베벌리힐스는 항상 교통혼잡에 시달린다. 그러나 브럴티 공동의장은 자율주행차가 특히 인간의 실수를 줄여 도시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내와 함께 외식하러 나가서 술을 한 잔 마실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는 음주운전뿐 아니라 불법 유턴, 적색 신호등 위반 등을 할 수 없다. 그런 안전 특성이 교통흐름의 개선에 도움을 준다.”

이런 기술의 구현에 앞서 캘리포니아 주의 의회와 차량국에서 법과 규정을 제정해 기술발전을 유도해야 한다. 미리슈 시장은 장기전이 되리라고 예상하지만 도시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자율주행차가 1급 교통수단이 된다면 말 그대로 혁명적인 변화다.”

– 에릭 마코위츠 아이비타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