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와 액션 게임이 만났을 때

‘레고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특유의 유머로 재해석된 스타워즈의 새로운 이야기 선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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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등장하는 미니 피겨 캐스트.

레고 게임을 하면 비디오게임 판매점에서 잠시 일할 때가 생각난다. 그때 나는 손님들에게 형편없는 기기들을 권하면서 아이들이 어머니에게 최신 액션 게임을 사달라고 조르는 것을 보며 무척 따분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내게 “어떤 게임이 우리 아이에게 좋을지 추천해주실 수 있어요?”라고 살짝 묻는 부모가 늘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레고 게임을 추천했다. 당시 내가 레고 게임으로 유명한 영국 게임 개발업체 트래블레스 테일스(TT)에서 일했던 건 결코 아니다. 하지만 아주 단순한 줄거리,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비주얼 스타일, 색다른 유머의 조합인 레고 게임에는 언제나 진실된 듯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지금까지 다른 레고 게임의 성공담도 많았지만 2000년대 중반 출시된 ‘레고 스타워즈’ 시리즈는 TT의 명성을 굳히면서 레고 프랜차이즈를 진정한 비디오게임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최근 출시된 ‘레고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Lego Star Wars: The Force Awakens)’는 광선검과 포스 파워까지 재도입해 TT의 유산(현재는 자회사 TT 퓨전이 맡고 있다)인 레고 스타워즈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으면서도 아주 신선한 느낌을 준다.

‘스타워즈’ 열성팬에게 이 게임은 ‘깨어난 포스’ 영화의 완벽한 파생상품이다. 영화의 세부적인 요소 하나하나가 게임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영화의 귀염둥이 드로이드 캐릭터 BB-8의 태도와 그가 전속력으로 달릴 때 내는 디지털 감탄사. 액션에 맞춰 완벽하게 흘러나왔다 사라지는 존 윌리엄스의 주제곡. 게임에서도 그대로 사용되는 몇 가지 영화 대사 샘플. 스타워즈 팬들에겐 ‘아주 먼 옛날의 은하계 저편’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게임만을 위해 새로 녹음된 대사도 있다. ‘깨어난 포스’ 영화의 주연을 맡았던 존 보예가(핀), 데이지 리들리(레이), 해리슨 포드(한 솔로), 캐리 피셔(레아 공주) 등이 전부 게임에 다시 등장한다. 플레이어들은 영화 속 모든 캐릭터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유머는 어떨까? 대부분은 아이들에게 맞춰 누그러뜨렸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핀의 헬멧에 묻은 건 피였지만 게임에선 피 대신 과일 주스가 사용됐다. 그러나 스톰트루퍼들이 셀카를 찍는 등 풍자적인 유머도 군데군데 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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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광선검과 포스 파워까지 재도입해 원작 영화를 생생하게 살렸다.

레고 스타워즈의 이전 게임들은 3부작 전체에서 각 레벨의 게임을 따올 수 있었지만 ‘깨어난 포스’에선 동명의 영화만을 바탕으로 하기에 다소 제한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줄거리를 예상 밖으로 비트는 몇 가지 장치로 흥미를 잃지 않게 해준다.

레고 게임은 원래 단조롭기로 유명하지만 ‘깨어난 포스’는 그 틀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중 하나가 ‘블래스터 배틀’이다. 치열한 전투에서 캐릭터는 부근의 물체 뒤로 몸을 피할 수 있다. 또 은폐 장소에서 갑자기 튀어나가 우주총으로 적과 싸우고 우주선 추격전도 펼칠 수 있다. 특히 밀레니엄 팔콘 등의 비행정을 조정하며 경기장만이 아니라 우주 공중전도 경험할 수 있다. 레고 게임에선 이런 기능이 전부 첫 시도다. 물론 게임의 우주전쟁이 스타워즈 팬들이 바라는 스케일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최고다.

플레이어들이 다수의 빌딩 옵션 중에서 선택해 게임을 진행하는 ‘멀티 빌드(다중 제작 시스템)’ 기능도 이전 게임들보다 향상됐다. 그러나 ‘깨어난 포스’에선 조정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내가 시험하면서 조정 스틱이 젖혀지는 방향을 감지하지 못하는 오류가 발견됐다. 작은 피겨인 한 솔로가 플랫폼과 스위치 사이를 오가며 제대로 건물을 짓지 못하는 것을 보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그 외에 게임의 진전을 막는 짜증스런 오류도 발견됐다. 나는 게임하는 동안 그런 경우를 두 번 겪었다. 그런 오류가 생기면 각 챕터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이 게임은 레고만이 제공하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새로운 면모를 장대한 액션과 함께 제공한다. 플레이어들은 영화 속 캐릭터을 포함해 다양한 잊지 못할 영화 속 순간들을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다.

평점……………………………………★★★★☆
몇 가지 성가신 기술적 오류가 발견됐고, 영화 시리즈 전체를 이 게임에 적용하면 더 적합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이 게임은 전염성 강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프랜차이즈 레고 게임 개념은 원래 신선도가 떨어지지만 ‘스타워즈’ 열성팬에겐 호화판 액션이 충분히 제공되며 게임 곳곳에서 나오는 은근한 유머에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재미있게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여, 포스가 함께하기를! 이 게임은 너희들을 위한 것이니라.

– 올리버 크래그 아이비타임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