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 그 실패의 심리학

세계적인 축구 스타 메시나 호날두 모두 큼지막한 골문 안으로 공을 넣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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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는 유로 2016 조별리그 오스트리아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했다.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가 7월 11일 결승전으로 막을 내렸다. 어느 때보다 페널티킥으로 천당과 지옥을 경험한 선수들이 많은 대회였다.

유로 2016처럼 비중이 큰 대회에선 자신의 결정적인 페널티킥 실축으로 팀이 탈락했다고 눈물 흘리며 귀국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대표적으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조별리그 오스트리아전에서 페널티킥을, 이탈리아의 자자는 독일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했다.

11m 전방에서 골키퍼를 피해 텅 빈 골망에 공을 차 넣는 건 간단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경험 많고 뛰어난 선수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골문 밖으로 공을 날려버린다.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 받는 리오넬 메시도 지난 6월 26일 코파 아메리카컵 결승전 승부차기를 실축했다. 그가 속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4대 2로 패했다.

선수들이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어떻게 실축하는지에 관한 우리 조사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바로 그 순간에 실책을 범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유로 2016 같은 대회에서 선수는 페널티킥 마크에 공을 올려놓으며 다짐한다. “왼쪽을 겨냥하되 골대만 맞추지 말자.” 훈련할 때나 덜 중요한 대회에선 항상 어렵지 않게 골 망을 흔든다.

그러나 압박감이 큰 대회에선 다르다.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우레 같은 응원을 보내는 팬들과 전 세계 수억 명의 시청자가 킥을 하기 위해 뒤로 물러서는 선수의 발끝을 지켜본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실축한 공은 골대나 크로스바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왼쪽 골대를 정면으로 때리는 식이다. 처음부터 그것만은 피하자고 다짐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역설적 실책(ironic error)’으로 부른다.

이런 실책은 정확히 왜 일어날까? 두뇌가 몸에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지령을 하달할 때 두 가지 과정에 의존한다. 실행과 모니터링 과정이다.

실행 과정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단계의 확인을 담당한다. 페널티킥의 경우엔 평소처럼 몇 발짝 뒤로 물러선 뒤 공의 어떤 부분을 찰지 생각하고, 앞으로 달려나가, 공 옆에 디딤발을 받친 뒤 겨냥한 곳으로 공을 차 넣는 식이다. 간단하지 않은가?

동시에 모니터링 과정이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 어디서 잘못될 수 있는지 정보를 찾는 레이더 탐색작업과 같다. 페널티킥의 경우 골대를 맞추는 경우다. 일단 그런 위험을 찾아내면 차질 없이 득점하기 위한 정보를 더 열심히 찾아내도록 실행 과정에 통보한다. 두 과정 모두 동일한 시스템의 통제를 받으며 하나의 피드백 순환을 이뤄 같이 돌아간다.

이런 시스템은 실제로 상당히 효과적이며 우리가 의도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마인드 콘트롤 기능을 한다. 훈련장에서 페널티킥을 준비하는 선수가 골문의 아래 왼쪽 코너를 겨냥하고 달려나가 공을 차서 그쪽 구석 옆 그물 안쪽을 출렁이게 하고는 자신의 정확한 킥에 득의의 미소를 짓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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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는 코파 아메리카컵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했다.

그러나 선수가 천당과 지옥의 기로에 서는 유로 2016 같은 대회에선 실행 과정에 요구되는 두뇌공간이 압박감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으로 소진되고 만다. 그럴 경우 실행 과정(‘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다’)과 불안(‘걱정된다’)이 똑같이 제한적인 두뇌 공간을 두고 경쟁을 벌인다. 따라서 선수가 소기의 결과를 의식하도록 하는 실행 과정의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반면 모니터링 과정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대체로 변화가 없다.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기능하기 때문에 인지공간을 전혀 차지하지 않는다. 이는 스트레스 상황에선 모니터링 과정의 지배력이 더 커진다는 의미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무엇이 잘못될 수 있는지 두뇌가 조사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선수의 의식 속에 잘못될 가능성이 슬그머니 자리 잡는다. 이 모든 과정의 역설이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해 왼쪽 골대를 맞추지 않도록 키커를 도와야 할 정신적 과정이 바로 왼쪽 골대를 맞출 확률을 더 높이는 주범이 된다. 그런 실책을 피하려 애쓸수록 오히려 어느 때보다 더 거기에 신경이 집중되는 것이다.

우리의 최근 조사에선 신경이 예민한 선수일수록 이런 역설적 범실을 범하기 쉬웠다. 하지만 태연하거나 ‘쿨’하게 보이려 애쓰면서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수행불안(performance anxiety, 예를 들면 무대공포증)을 위장하는 선수들이 누구보다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냉정하라’거나 ‘불안감을 드러내지 말라’처럼 행동에 제약을 주는 명령이 두뇌를 짓누르기 때문이다.

유로 2016 같은 중요한 대회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하면 역설적 실책에 희생되지 않을 수 있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긴장이완 전략으로 스트레스 하에서의 불안을 조절하는 것이다. 심호흡 같은 호흡조절 또는 ‘점진적 근육 이완’ 기법을 이용할 수 있다. 점진적 근육이완법에선 일단의 근육을 최대한 팽팽하게 긴장시켜 몇 초 동안 그런 상태를 유지한다. 그 뒤 이전 상태로 근육을 서서히 이완시키면 불안이 줄어들게 된다.
또 한 가지 방법은 부정적 명령을 긍정적인 어구로 전환하는 것이다. ‘왼쪽 골대를 맞추지 말자’고 다짐하는 대신 공으로 그물망의 어느 곳을 맞출지 정확한 지점을 지정하는 방법이다.

누구보다 호날두와 메시가 명심해둘 만한 교훈이다.

– 레세프 고르굴루, 팀 우드먼

레세프 고르굴루는 영국 뱅거대학 엘리트 수행 심리학 연구소 스포츠 심리 연구원이며 팀 우드먼은 뱅거대학 스포츠·건강·운동학 대학원 학장 겸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