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고인 물을 없애라”

지카 바이러스 막는 최상의 방어선은 모기 통제…소독 등 공공교육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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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페루 리마의 공동묘지에서 모기 박멸을 위한 살충제 소독이 시작됐다(왼쪽). 지난 2월 1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주민에게 지카 바이러스 퇴치 운동에 관해 이야기하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가운데).

1967년 범미주위생처(PASB) 명예처장이었던 프레드 소퍼는 경악했다.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를 퇴치하려는 수십 년 동안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갔다. 이집트숲모기가 중남미 전역으로 다시 퍼져 나가면서 황열, 출혈열 등 치명적인 질병이 유행할 위험이 커졌다. 당시 소퍼는 브라질 보건장관에게 우려를 표명한 서한을 보내면서 이집트숲모기 완전 박멸을 전담할 새 기구의 설립을 촉구했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결국 실패했다. 이집트숲모기가 완전 박멸 직전까지 간 지 약 50년 뒤인 지금 미국 남부와 중남미, 카리브해 지역 대부분에서 그 모기가 여전히 번성한다. 이집트숲모기는 최근의 새로운 바이러스 창궐로 다시 주목 받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반 세기 동안 일어난 일은 모기 같은 매개체의 통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여실히 보여주는 동시에 끈질긴 모기 종을 박멸하려는 공중보건 관리와 정부, 국제기구에 중요한 교훈을 준다.
퇴역한 미 해군 곤충학자로 현재 미국 모기통제협회 대변인으로 일하는 조셉 M 콘론은 “위생관리 개혁의 고삐를 약간이라도 늦추면 이집트숲모기는 곧바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일단 모기가 퇴치되면 사람들은 ‘주민에게 용기에 남은 물을 반드시 버리도록 교육하는데 왜 그처럼 많은 돈을 들여야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집트숲모기 통제의 경우 위생 개혁이란 집안에서 모기가 산란할 수 있는 고인 물을 없애야 한다는 뜻이다. 공중보건 관리와 모기 통제 전문가들은 그것이 이집트숲모기를 박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로선 모기 통제가 지카 바이러스를 막는 ‘최상의 직접적인 방어선’이라고 믿는다. 지카 바이러스를 막는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콘론 대변인은 “집안에 고인 물을 없애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이집트숲모기 통제 프로그램은 반드시 공공교육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전단지 배포 등 공공 메시지 전달 운동을 통해 무해해 보이는 화분부터 타이어까지 가정의 모든 곳에 고일 수 있는 물을 내다버리도록 교육해야 한다. “소극적으로 대충 해선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단계는 산란을 막아 모기를 초기에 제거할 뿐 성체 모기를 표적으로 하진 않는다. 성체 모기를 제거하려면 살충제를 사용하는 소독이 필요하다. 하지만 콘론 대변인은 “이집트숲모기를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위생 관리”라고 말했다.
이집트숲모기 박멸 노력은 20세기 상반기에 시작됐다. 당시 세균학자 월터 리드는 그 모기가 황열을 옮긴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황열은 세계 전역에서 여러 치명적인 유행을 일으킨 감염병이었다.
1934년 브라질은 동북부의 여러 도시에서 이집트숲모기를 박멸한 뒤 그 운동을 국가 전체로 확대했다. 1942년 브라질은 공공교육과 소독을 통해 이집트숲모기를 완전 박멸했다고 발표했다. 5년 뒤 범미주위생기구(PASO)의 후원으로 중남미 국가 대표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륙 차원에서 이집트숲모기의 박멸 계획을 세웠다.
15년 뒤인 1962년 중·남미 18개국과 카리브해의 여러 섬이 이집트숲모기 박멸을 발표했다. 살충제 DDT, 효과적인 조직, 장비와 살충제를 구입하고 인력을 훈련하는데 필요한 재정지원 덕분이었다. 브라질의 경우 1931∼58년 주민 교육과 소독을 위한 가구 방문이 6억1700만 건을 기록했다. ·
그러나 사태가 역전되는 데는 그보다 세월이 훨씬 적게 걸렸다. 모기 박멸이 성공하면서 이집트숲모기와 그들이 옮기는 질병이 정치적 중요성을 잃었다. 그에 따라 관심이 줄어들면서 재정지원도 사라졌다.
모기 매개 질병이 다시 창궐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인디애나-퍼듀대학(인디애나폴리스 캠퍼스)의 환경보건학 부교수 막스 야코보 모레노-마드리냔은 1978년 모국 콜롬비아의 뎅기열 유행을 돌이켰다. 콜롬비아에선 뎅기열이 너무 흔해 대중문화의 일부가 됐을 정도였다. ‘당신 애인의 뎅기 바이러스’라는 제목의 노래는 뎅기열 증상을 나열했다. 지금도 뎅기 바이러스는 매년 약 5000만 명을 감염시킨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초기 모기 통제 프로그램의 대대적인 성공과 1962년 후의 급속한 사태 역전은 이집트숲모기 퇴치가 일회성 행사가 돼선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줬다.
피츠버그대학 메디컬 센터(볼티모어)의 보건 전문가 아메시 아달리야는 “감염병 매개체의 통제는 해당 시점에 우리가 하는 행동 만큼만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행동에 신경 쓰지 않으면 모기가 다시 번성할 기회를 찾는다. 모기 한 종이 특정 지역에서 박멸됐다고 해도 무역과 빈번한 여행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세계는 그처럼 좁다.”
지금 세계는 갈수록 늘어나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과 씨름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그 바이러스가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진 않았다). 이제 공중보건 관리들은 ‘인간 대 모기’의 다음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브라질은 최근 군인 25만 명을 동원해 주민에게 고인 물이 담긴 용기를 비우거나 버릴 것을 촉구하는 위생 교육용 전단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20세기 중반 브라질이 첫 모기와의 대결에서 수억 차례의 가구 방문을 통해 위생 교육을 실시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편 콘론 대변인은 일부 미국인 사이에서 살충제 반대 정서가 다소 수그러들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카 바이러스가 불러온 공포 때문이다. 이전의 모기 퇴치 운동은 DDT 사용에 대한 두려움이 널리 확산되는 시점에 진행돼 어려움이 많았다(DDT는 환경과 인체에 대한 유해성으로 미국에서 1972년 금지됐다).
그러나 지난 50년이 주는 교훈이 있다면 모기를 퇴치하려는 초기 노력보다 모기가 박멸된 것으로 생각한 뒤 벌어지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깨달음이다.
– 엘리자베스 휘트먼 아이비타임즈 기자

[박스기사] 체취를 미끼로 모기 잡는다 – 이산화탄소와 사람 몸에서 나는 냄새 섞어 모기 유혹해 제거하는 장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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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는 사람과 동물이 호흡으로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아주 좋아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말라리아 환자는 지난 15년 동안 18% 감소했다. 또 모기 매개 질병에 의한 사망자는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이른 진전은 대부분 모기장과 모기약을 사용해 실내 말라리아 감염을 억제하려는 노력 덕분이다. 그러나 그런 방식이 널리 사용되는 지역에서도 말라리아 발병 건수는 여전히 많다. 실외에서도 모기에 물리기 때문이다. 실외 감염을 줄이는 것이 말라리아만이 아니라 뎅기열과 지카 바이라스 등 다른 모기 매개 질병과의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탄자니아의 이파카라보건연구소가 바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했다. 모기장 같은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수단 대신 연구자들은 사람의 체취를 흉내 냄으로써 모기를 유인해 제거하는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수단을 찾았다. 그들이 개발한 장치는 ‘모기 착륙 박스(MLB)’로 불린다.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는 장치로 사람의 체취와 이산화탄소를 섞어 방출해 모기를 유인한다. 이파카라보건연구소 팀은 당밀을 효모로 발효시켜 이산화탄소를 만든다. 모기는 이산화탄소를 매우 좋아한다. 사람과 동물은 호흡할 때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모기가 맛있는 혈액 식사를 찾았다고 생각하고 그 미끼 장치에 착륙하면 살충제를 흡입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말라리아 저널에 실린 관련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사람이 곁에 있어도 그 장치로 실험 대상 모기의 43∼63%를 속일 수 있었다.
지금까지 MLB는 그물이 쳐진 넓은 공간에서만 테스트했다. 다음 단계는 완전히 개방된 마을에서 그 장치를 시험하고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MLB를 어디에 어느 정도 간격으로 설치할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이파카라보건연구소 팀은 그 장치에서 살충 방식을 바꿔야 할지 모른다. WHO에 따르면 모기는 추천된 살충제 4종 전부에 이미 내성이 생겼다. 연구팀은 모기약 대안으로 모기가 닿으면 감전사하는 소형 전기 장치를 고려 중이다.
모기가 미끼 상자 안에서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을 갖출 가능성도 있다. 하버드 말라리아 이니셔티브의 다이앤 워스 소장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장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물 시스템에 강한 선택 압력을 가하면 생물체가 행동에서든 생물학적 차원에서든 그 압력을 우회하는 방법을 찾게 마련이다.”
말라리아를 비롯한 모기 매개 질병을 퇴치하려면 아무리 완벽한 전술이라도 단독으론 별 효과가 없다. 특히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질병이 더 널리 확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MLB처럼 실외 감염을 차단하는 접근법은 매우 중요하다. 워스 소장은 “단일 접근법은 효과가 떨어지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선 여러 가지 수단을 융합해야 한다.”
– 케이티 오카모토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