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처럼 빈티지 시계에 투자하세요

영국 런던의 ‘워치스 클럽’, 웹사이트 새단장하고 매장에 개인 쇼핑실도 문 열어

1
런던의 ‘워치 클럽’ 매장 전경. 지난 20년 동안 워치 클럽의 발전은 빈티지 시계 업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최근 ‘워치 클럽’의 웹사이트가 새단장을 마치고 2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정말 오래 기다렸다. 워치 클럽은 영국 런던의 고급 상점가 로열 아케이드에 있는 작지만 멋진 빈티지 시계점이다. 올해로 창업 20주년을 맞았다.

중고 시계점이 온라인 웹사이트를 다시 열었다는 소식이 그렇게 대단한 뉴스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난 이날이 오기를 꽤 오랫동안 기다렸다. 난 워치 클럽뿐 아니라 그 상점의 주인 대니 피지고니와 저스틴 쿨라피스를 좋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난 시계 애호가다. 그래서 지난 24개월 동안 안달이 났었다. 볼 만한 물건이 들어왔는지 물어볼 때마다 웹사이트를 다시 열 때까지 기다리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워치 클럽은 창업 20주년을 맞아 웹사이트를 재개했을 뿐 아니라 매장 내에 개인 쇼핑실을 열었다. 전에 갤러리로 쓰던 멋진 방으로 천장부터 바닥까지 난 유리창으로 알버말 거리가 내다보인다. 원래 영국의 스타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공간을 이탈리아 밀라노의 디자인 스튜디오 디모레가 새롭게 장식했다(디모레는 밀라노의 에르메스 매장과 로마의 팔라조 펜디 아파트를 디자인했다).

내가 처음 빈티지 손목시계를 수집하기 시작했을 때와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내가 열 살 남짓 됐던 당시 오래된 시계는 ‘중고’로 불렸다. 난 그 시계들이 과거를 증언하는 것 같아서 좋았고 그에 관한 글을 30년 동안 써 왔다. 오래된 시계와 관련된 내 첫 번째 기사는 ‘중고 롤렉스 데이토나 모델은 값이 빠른 속도로 치솟아 새 모델의 가격을 앞지를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돌이켜 생각하면 그건 ‘언젠가 휴대전화 이용 건수가 공중전화 이용 건수를 앞지를지도 모른다’는 말처럼 뻔한 예측이었던 듯하다.

지난 20년 동안 워치 클럽의 발전은 빈티지 시계 업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원래 이 상점의 이름은 ‘로열 아케이드 워치스’였으며 로열 아케이드 내의 점포 한 칸만 사용했다. 대형 괘종시계가 인상적이었던 그 매장에서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에 나오는 오래된 가게처럼 음산한 위엄이 감돌았다. 학교 교장실이나 지방 변호사의 사무실 같은 느낌도 들었다.

22
빈티지 롤렉스 폴 뉴먼 데이토나.

그러다가 한 10년쯤 전에 옆 가게를 사들여 벽을 트고 매장을 확장하면서 이름을 워치 클럽으로 바꿨다. 그리고 짙은 색 목재와 이동식 유리 진열장으로 내부를 새로 꾸미고 벽에 앤디 워홀과 뱅크시의 판화를 걸었다. 본드거리에 있는 명품 숍을 축소해 놓은 듯한 분위기였다. 실제로 이 상점의 최고급 빈티지 시계는 가격이 명품과 맞먹는다.

피지고니와 쿨라피스가 전에 아트 갤러리가 있던 자리에 개인 쇼핑실을 연 건 우연이 아니다. 요즘 빈티지 시계는 웬만한 미술작품 못지 않게 가격대가 높다. “빈티지 시계 업계는 미술 시장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피지고니는 말했다. “경매업체들이 유명한 미술 작품을 팔고 주요 고객을 관리하는 법을 보고 배워야 한다.”

시계 경매는 빈티지 손목시계의 인기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징표다. 경매에서 수백만 달러에 팔리는 시계도 상당수다. 대형 경매사들은 시계 전문 부서를 따로 운영한다. 시계 전문가이자 경매인인 오렐 백스는 빈티지 시계의 위상과 가격을 올리는 데 큰 공헌을 한 인물로 인정 받는다. 그는 시계를 마치 조각 작품이나 패션 모델처럼 찍은 사진에 상세하고 품위 있는 설명을 곁들인 호화 카탈로그를 제작했다.

“백스는 시계를 아름답게 보이도록 만든 카탈로그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시장을 넓혀 시계 업계에 변화를 몰고 왔다”고 피지고니는 말했다. “그는 미술 투자자 몇몇을 설득해 시계에 투자하게 만들었다.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이도록 상품을 특별한 방식으로 제시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나 또한 가게에 뻣뻣하게 서서 100만 파운드짜리 시계를 팔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난 고객이 편안한 의자에 앉아 코냑을 마시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시계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워치 클럽은 백스가 카탈로그에 도입했던 방식을 웹사이트에 이용했다. “수집가들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호화로운 이미지로 그들을 유혹하는 방식”이라고 피지고니는 말했다.

피지고니는 전문 수집가뿐 아니라 쉽게 옮길 수 있는 작은 상품에 투자하려는 일반 고객도 관심을 보인다고 말한다. 그는 개업 초창기에 ‘롤렉스 데이토나 폴 뉴먼 6263’을 1만 파운드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한 기억이 있는데 지금 그 상품의 가격은 25만 파운드를 웃돈다.

그것도 데이토나 모델 중엔 값이 싼 편이다. 수집가들 사이에 ‘오이스터 소토’로 불리는 검정색 문자판의 6263은 1백만 달러를 웃돈다. 피지고니와 쿨라피스는 지난 2년 동안 약 100개의 데이토나를 사들였다. 그중 일부는 새 웹사이트에 올리고 나머지는 미리 요청해 시간 약속을 잡거나 상점 측에서 초청하는 고객에게만 보여줄 예정이다. 어쨌든 엄청난 가격대를 생각하면 내가 초청 받을 일은 없을 것 같다. 30년 전에 중고 데이토나를 사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 니컬러스 포크스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