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암표 거래는 조직적인 범죄 행위”

영국 포크록 그룹 ‘멈포드 & 선즈’의 벤 러빗, 차세대 뮤지션 위한 라이브 음악 공연장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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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빗은 콘서트 암표 거래를 불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국 포크록 그룹 멈포드 & 선즈의 벤 러빗은 콘서트 암표 거래를 불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터무니없이 비싼 값에 암표를 산 팬들의 높은 기대 수준에 맞는 공연을 보여주려다 보니 뮤지션들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난 9월 멈포드 & 선즈의 매니저 애덤 터드호프는 지난 4월 이 그룹의 미국 순회공연 암표 매출이 300만 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터드호프는 “우리는 팬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지불하기를 바라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 수입 중 밴드나 기획사에 돌아가는 돈은 한 푼도 없다”고 말했다.

콘서트 기획사 ‘라이브 네이션’은 미국 공연예술 분야의 암표 수입이 연간 약 80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러빗은 뉴스위크에 “암표 거래는 조직적인 대규모 범죄 행위”라고 말했다. “그것은 공연 환경에 변화를 준다. 콘서트 티켓에 돈을 너무 많이 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뮤지션이 원래 계획했던 공연보다 더 많은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뮤지션으로서는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러빗은 지난 10월 20일 런던에 라이브 음악 공연장 ‘오미어러(Omeara)’를 개관했다. 그가 이런 공간을 만들게 된 데는 콘서트 암표 문화에 관한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이 공연장은 콘서트 기획사를 겸한 러비트의 독립 음반사 ‘커뮤니언(Communion)’의 활동을 뒷받침할 것이다. “차세대 뮤지션들이 팬들의 인정을 받을 때까지 살아남으려면 사람들이 그들의 공연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러빗은 말했다. “아델의 콘서트를 보려고 여유 돈을 모조리 저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럴 수 없다.” (올해 초 아델의 영국 순회 공연 티켓 액면가는 85파운드였지만 암표 가격은 최고 2만4000파운드에 달했다.)

현재로선 각종 음악 행사의 엄청나게 비싼 암표 거래를 막을 법이 없다. 하지만 축구 관람권은 암표 거래가 불법이다. 러빗은 뮤지션과 팬들을 보호하기 위해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다. “축구와 음악 공연은 매우 흡사한데(축구 경기장은 무대, 축구선수는 뮤지션, 관객은 응원단으로 볼 수 있다) 법이 그렇게 다르다는 게 이상하다. 음악 공연에도 축구와 똑같은 법을 적용할 수 있다. 티켓을 더 비싼 값에 되팔려고 사들이는 행위는 금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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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공연하는 멈포드 & 선즈.

러빗의 새 공연장 오미어러는 문을 닫는 음악 공연장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최근 런던의 풍조를 뒤집을 듯하다. 지난해 보도에 따르면 그 이전 10년 동안 런던의 음악 공연장 40%가 문을 닫았다. 러빗은 이런 공연장들이 신인 뮤지션들에게 라이브 공연으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멈포드 & 선즈도 초창기에 그런 식으로 경력을 쌓았다.

“이 무대에는 주로 신인 뮤지션의 공연을 올릴 것”이라고 러빗은 말했다. “여기에 간간이 기성 뮤지션의 공연이 곁들여진다면 금상첨화다. 이런 작은 공연장은 뮤지션이나 관객 모두에게 예전의 풋풋했던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이 무대는 작은 밴드들이 팬층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미어러는 지난 10월 20일 크리시 하인드가 이끄는 록밴드 프리텐더스의 라이브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이 공연장은 또 런던 시장 사디크 칸의 지지를 받았다. “런던 시청이 이 프로젝트를 지지한다는 소식은 큰 도움이 됐다”고 러빗은 알려줬다. “시 당국은 우리를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에게 든든한 힘이 됐다.”

뉴스위크가 러빗을 만났을 때는 멈포드 & 선즈가 지난해 앨범 ‘Wilder Mind’를 주제로 한 세계 순회공연을 마치고 막 돌아왔을 때였다. 마지막 공연은 우리가 만나기 며칠 전인 10월 9일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열렸다. 러빗과 그의 밴드 멤버들(리더 마커스 멈포드와 테드 드웨인, 윈스턴 마샬)은 지난해 5월 정규 앨범을 발표한 후 6월에는 세네갈 출신 가수 바바 말과 협업으로 5트랙짜리 EP 앨범 ‘Johannesburg’를 발표했다.

러빗은 밴드가 당분간 휴지기에 들어갈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렇진 않다”고 답했다. “다만 음악을 작곡할 시간을 갖고 싶다. 몇 개월 동안은 스튜디오에서 노래를 만들면서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멤버들 간의 의견을 조율할 생각이다.” ‘Wilder Mind’는 2012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Babel’의 후속 음반이지만 그만큼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영국과 미국의 각종 앨범 차트에서 1위로 출발하긴 했지만 미국 발매 첫 주 판매가 24만9000장(‘Babel’은 60만 장)에 머물렀다.

이런 매출 급감은 두 앨범이 발표된 2012~2015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의 급증에 기인하는 듯하다. 음악 애호가들이 애플 뮤직, 스포티파이 등 고급 스트리밍 서비스 쪽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많은 뮤지션의 앨범과 디지털 앨범 판매가 감소했다.

러빗은 이런 경향이 밴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우린 상관없다…사람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우리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스트리밍은 음악을 접하는 훌륭한 방식이며 사람들의 음악 기호를 넓혀주는 계기가 된다. 우리가 자랄 때는 한 달에 앨범 1~2장밖에 살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앨범만 집중적으로 들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음악에 마음의 문을 열 기회가 적었다. 그런 의미에서 스트리밍은 음악을 접하는 매우 좋은 방식이다.”

러빗은 자신과 밴드 멤버들은 앨범 판매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음반 판매에 연연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우리 음악을 사고 싶어 하느냐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 왔다. 우리는 지난여름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밴드 역사상 가장 큰 공연을 했다. 과거 어느 때보다 팬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 투파옐 아메드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