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식 육회에 관한 오해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가공과 조리 과정에서 높아지는 적색육의 발암 위험성 줄여 더 안전하다

1

튀김, 구이, 로스트, 그릴, 훈제, 피클, 찜, 수비드(진공저온 조리법). 소고기는 어떻게 요리해도 맛있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더 맛있는 소고기 요리는 스테이크 타르타르다. 날 소고기를 다져서 양념과 향신료를 넣고 버무린 뒤 날 달걀을 얹어서 먹는 요리다. 구운 바게트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소고기의 이상적인 요리법이다.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날 소고기를 먹는 사람은 흔치 않으니 그런 측면에서 난 별종이다. 식품 안전성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요즘 레스토랑에서 익히지 않은 고기를 먹는 것은 식품 공급망에 도사리고 있는 온갖 박테리아를 소화관 속으로 밀어 넣는 짓이나 다름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그 위험성 때문에 더 맛있기도 하다. 모험 없는 식도락은 비탈 없는 산과 같다. ‘프렌치 런드리’(미국 캘리포니아주 욘트빌에 있는 프랑스 레스토랑)에 가서 310달러를 내고 채식주의자용 특별 메뉴를 먹으면서 완벽한 요리의 기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에 비해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위험이 따르지만 그만큼 보상도 더 크다고 생각한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다른 많은 소고기 요리에 비해 더 안전할 수도 있다. 적색육은 가공과정이나 조리과정(예를 들면 지나치게 태우는 경우)에서 발암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모순 한 가지는 이 오래된 요리가 고급 재료를 중시하는 요즘 요리 트렌드에 잘 맞는다는 점이다.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식중독의 위험성 때문에 질 좋은 소고기를 써야 한다. 게다가 요즘은 구석기 다이어트가 유행인데 불에 익히지 않은 소고기보다 더 구석기 시대에 가까운 요리가 또 있을까? 제대로 만든 스테이크 타르타르의 맛있는 소금기는 언제나 나를 사색에 빠지게 만든다. 육류의 최고 진미로 거듭나기 위해 목숨을 희생한 소에게 소름 끼치도록 고마움을 느낀다.
타르타르의 기원에 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고대 중앙아시아의 진미였다는 설은 출처가 불분명하다. 가장 신빙성 있는 쪽은 비교적 최근에 프랑스에서 개발됐다는 설이다. 이 설에 따르면 원래 주재료로 말고기가 종종 쓰였다고 한다. 실제로 몇 년 전 대담한 프랑스계 캐나다인 요리사 위그 뒤푸르는 뉴욕에 있는 자신의 레스토랑 ‘퀸스’에서 말고기 타르타르를 내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심한 반발이 예상돼 계획을 취소했다.
최근 어느날 저녁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있는 레스토랑 ‘디스트릭트’에 갔었다. 레스토랑 평론가 루크 차이는 2012년 이곳의 스테이크 타르타르 ‘이스트 베이 익스프레스’를 ‘오클랜드에서 가장 맛있다’고 평했다. 요리사 밥 시나는 몬태나주의 존경받는 목장주 데릭 캠프로부터 소고기를 공급받는다고 말했다. 시나는 “타바스코나 싸구려 머스타드처럼 맛이 강한 소스나 그 밖에 타르타르의 맛을 해칠 만한 어떤 소스도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가 만든 스테이크 타르타르는 프랑스 전통에 캘리포니아 북부의 감성을 결합시켰다. 현지에서 나는 올리브유와 프랑스산 머스타드, 피노 누아르 와인 농축액을 쓴다.
주문한 스테이크 타르타르가 나왔다. 완벽한 정육면체 형태의 타르타르 옆에 약간의 소금과 후추, 머스타드가 놓였고 오이 피클과 그뤼에르 치즈를 얹어 구운 토스트가 곁들여졌다. 그날 동행했던 친구와 나는 두려운 마음에 포크를 들고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 친구는 타르타르에서 익힌 고기 맛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념이 아주 잘 됐기 때문이다. 버터 맛과 향긋한 냄새도 났다. 질긴 스테이크보다 입에 닿는 느낌이 훨씬 더 좋았다. 난 토스트와 함께 접시에 남아 있던 타르타르의 마지막 조각까지 다 먹었다.
– 알렉산더 나자리안 뉴스위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