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식 분쟁이 핵전쟁되기 전에 막아라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세계평화 지키려면 미국과 아시아 주요 국가들, 안보 프레임워크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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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아시아 전략이 세계적인 대규모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조기 경보다.

미사일 발사의 영향으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3월 중순 일본·한국·중국을 순방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에서 우선 순위 과제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브 배넌 같은 ‘측근 실세’ 보좌관들의 1순위 관심사는 경제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들은 아시아에 집중된 미국 무역적자가 미국의 경제력을 잠식하고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의 주요국가들과 경제 관계를 재설정하겠다고 주장한다.

그런 목표에 어떤 장점이 있든 간에 그것은 미국의 아시아 전략 토대로서 심각한 결함을 지닌 듯하다. 국가안보회의,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 실무자, 그리고 베이징대학 객원 연구원으로서의 경험으로 볼 때 오늘날 아시아는 경제의 상호 의존도가 세계의 다른 어느 지역보다 높다. 또한 지역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과제들도 안고 있다. 여기에는 한반도의 대결 국면 외에도 동중국해·남중국해의 분쟁 심화 문제도 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아시아 우방들과 중국을 한자리로 불러모아 다자간 외교를 통해 이런 문제들을 관리하는 메커니즘이 없다. 따라서 지역안보 문제가 무력충돌로 발전할 위험성이 커진다. 그런 분쟁은 세계평화와 안정을 크게 훼손하기 때문에 워싱턴과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반드시 효과적인 안보 프레임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의 전략은 이 같은 필요성을 도외시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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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에서 우선 순위는 북핵이 아니라 경제 문제다.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아시아의 지역안보 메커니즘 부재에서 야기되는 위험을 부각시킨다.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가 위험하다는 우려를 항상 안고 살아간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그 우방들로부터 체제를 지키려면 핵·미사일 역량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의 억지력 확보 노력은 한반도의 재래식 분쟁이 핵전쟁으로 확대될 위험을 고조시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의 충돌 방지를 시급한 현안으로 보지 않는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선 ‘급진 이슬람’과 불법이민이 미국인을 위협하는 당면 과제로 강조된다. 이 같은 프레임에서 아시아 지역 전쟁은 직접적인 위험성이 떨어지는 문제로 간주되는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지역에서 자신의 진짜 목표를 달성하는 유용한 지렛대로 북핵 개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시험은 트럼프가 후보 시절의 캠페인 공약보다 더 생색을 내며 한·일 양국에 미국의 안전 ‘보장’을 약속하는 기회를 준다. 이미 직접 그리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통해 그렇게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초 북한의 탄두를 요격할 수 있다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부대를 남한에 처음 배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조치를 활용해 한·일 양국의 대미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려는 듯하다. 또한 환율 조정과 양국간 무역불균형 시정을 유도하고자 한다. 또한 경제적으로 주요 파트너이면서도 우방은 아닌 중국과는 미국의 군사력과 기타 강압적인 수단을 지렛대 삼아 무역과 통화 측면의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그런 의도에서 미국의 지역 내 군사력을 확대해 중국에 압박을 가하려 한다. 북한의 무기 실험이 바로 그런 기회를 제공한다. 이미 중국 정부는 사드의 아시아 배치가 궁극적으로 중국의 방어·억지 역량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지역안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

미국의 역대 행정부들도 잘 알고 있었듯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는 예방적 군사 대안은 없다. 북한을 공격하면 북한의 재래 무기 공격으로 남한이 파괴된다.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떠넘기는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력 과시에 중국 정부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남한에는 미군 3만 명이 주둔해 있다. 그런 환경에서 미국 우방인 남한과 사실상 국경을 접하게 되는 상황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미군 병력 수만 명이 국경에 배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미국이 아무리 원하더라도 북한이 붕괴될 지경까지는 평양을 압박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원한다면 3월 중순 중국이 내놓은 방안을 추진할 성싶다. “한편으로는 한반도의 비핵화, 또 한편으로는 평화 메커니즘”을 모색하는 투 트랙 외교다. 초기에는 ‘중단의 교환(suspension for suspension)’을 수반하게 된다. 북한은 무기 실험, 한-미 양국은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방식이다.

그 뒤 관계 당사국들이 더 포괄적인 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 미국과 그 우방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한다. 북한과 중국은 비핵화에 덧붙여 지역 ‘평화 메커니즘’과 북-미 평화협약을 모색하는 구도다.

그러나 투 트랙 방식에선 미국이 아시아 안보에 협력적인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목표 달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시아가 안정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군사력을 지렛대 삼아 우방들 또는 중국으로부터 경제적인 양보를 얻어내겠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전략에서 큰 변화가 없다면 북한은 그들의 전략적 억지력 개발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반도의 재래식 분쟁이 핵전쟁으로 급속히 확대될 위험이 계속 커지게 된다.

중국은 미국의 정책이 도발적이라고 여기지만 조심스럽게 반응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월 중 중-미 정상회담을 원한다. 중국 당국자·분석가들도 시 주석이 올가을의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까지 중-미 관계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당대회는 시 주석의 중국 최고 지도자 연임을 승인할 전망이다. 시 주석은 여전히 미국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글로벌 질서에서 중국 국익의 안정적인 관리자로 비치기를 원한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대 아시아 경제 관계 재협상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듯하다. 특히 그것이 미국 우방들의 희생으로 그치는 한에는 말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에서 더 확고하고 궁극적으로 공격적인 군사적 입지를 계속 강화한다고 판단되면 중국 정부도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 지역 우방들에 대한 자신들의 경제·정치적 연줄을 지렛대 삼아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을 억제하고 저해하려 할 것이다. 한국에선 최근 탄핵당한 박근혜 대통령의 자리에 필시 대북 대화와 더 다자간 지역안보 접근방식을 지지하는 더 진보적인 인물이 들어설 듯하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미국의 사드 배치를 억제하고 궁극적으로 무효화하기에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된다.

전반적으로 트럼프의 아시아 전략으로 중·미 양국이 협력해 지역안정을 이룰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보다는 거의 분명 양국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

– 플린트 L. 레버렛

[ 필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국제문제·아시아학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